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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트는 ‘해먹’(hammock)이 아닌 ‘트램폴린’(trampoline)이어야...”

수혜자들, 연방 상원의회 청문회서 ‘삶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 호소

 

호주 연방 정부의 사회복지 혜택 가운데 하나로 실업자에게 지급하는 ‘Newstart Allowance’가 있다. 나이 22~64세 성인 실업자에게 제공하는 수당으로, 1945년 시작된 ‘Unemployment benefits’를 지난 1991년 7월 1일 대체하여 지금까지 유지돼오고 있다.

이 보조금은 신청자가 정부 복지관리 기관인 센터링크(Centrelink)에 신청하고, 정부가 규정한 상호 합의를 기준으로 지불되며, 센터링크는 신청자가 지속적으로 구직을 시도하고 상호 합의된 의무 내용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매 2주마다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자녀가 없는 실업자의 뉴스타트 보조금은 기본 2주에 501달러이며, 파트너 또는 자녀가 있는 경우 1일 기본 62달러를 받는다(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하지만 뉴스타트 보조금은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1987년을 기준으로 파트나 또는 자녀가 있는 경우 하루 기본 60달러에서 2000년 62달러로 오른 이후 현재까지 같은 액수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업자에 대한 보조금이 인상되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와 사회 복지 단체들의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뉴스타트 보조금에 의존하는 이들이 실제로 불안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이 의회 청문회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금요일(11일) 상원의회 청문회에 나온 뉴스타트 보조금 수혜자들은 한결 같은 목소리로 ‘절망적 상태’, ‘끊이지 않는 걱정’,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호소했다고 호주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청문회에서 연방 상원 의원들은 낮은 보조금으로 인해 끼니를 거르고 노숙을 해야 하며 자녀를 위해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뉴스타트 수혜자들의 상황과 증언을 생생한 목소리로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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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실업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사회복지 수당 ‘Newstart’ 보조금이 인상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상원 청문회에서 실제 수혜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당시 노동당 빌 쇼튼 대표의 애들레이드(Adelaide) 행사장 앞에서 보조금 인상을 촉구하는 사람들.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의 삶을 토로한 나이젤(Nigel)씨는 “우리는 사람들의 동정을 바라지 않지만 그들의 공감을 필요로 한다”는 말로 뉴스타트 보조금이 갖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레슬리(Leslie)라는 이름의 50대 여성은 매주 금요일, 센터링크에 출석해 해당 기관과 합의한 사항의 이행 여부를 증명해야 했지만 이날(금) 청문회 출석으로 인해 센터링크에 가지 못하게 됨으로써 해당 주일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청문회 다음날(12일) 한 언론에 토로하기도 했다.

한때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마크(Mark)씨는 지난 5년 사이 두 차례 직장을 잃었으며 뉴스타트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주(week) 280달러로 일주일을 살아야 한다. “센터링크나 뉴스타트 등 복지 시스템에 의존하다 보면 자신의 배경과 과거의 화려한 경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토로한 그는 “(이런 시스템으로부터) 취급받는 방식으로 인해 스스로가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끼게 된다”며 절망적인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뉴스타트 수당 수혜자인 카렌(Karren)씨는 질병을 갖고 있어 ‘부분적으로만 일할 수 있는’ 상태에서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부분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말은 그녀가 정부가 현재 20만 명에게 지급하고 있는 ‘장애인 지원 수당’ 혜택을 받을 수 없음을 뜻한다. 주거지를 구할 수 없게 된 그녀는 결국 홈리스가 되었고, 노숙자를 수용하는 정부 시설로 가야 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한 차례 폭력피해를 경험했고 침대에는 빈대가 들끓었다. 정기적으로 수혈이 필요한 질환을 안고 있는 그녀는 한 차례 수혈에 150달러가 필요하지만 메디케어(Medicare)로 비용을 커버할 수 없는 치료였다. “사람들로부터 뉴스타트는 ‘해먹’(hammock)이 아닌 ‘트램폴린’(trampoline)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그녀는 이 실업자 보조금을 ‘빈곤의 올가미’(poverty trap, 빈곤층이 취업을 한다 해도 그에 따라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결국 생활수준은 변하지 않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나온 실제 뉴스타트 수혜자들의 생생한 증언은 ‘뉴스타트 지급액이 싱글 수혜자의 경우 최소 하루 40달러(기본)는 되어야 한다’는 지적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호주 사회복지협의회(Australian Council of Social Service) 대표 카산드라 골디(Cassandra Goldie) 박사는 뉴스타트 보조금 인상이 경제에도 활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골디 박사는 특히 외딴 내륙 농촌 및 지방 지역사회가 높아진 수당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복지 수당을 인상하는 것이 국가 빈곤율을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빈곤 계층에 음식을 제공하는 사회단체 ‘Foodbank Australia’ 역시 “복지 혜택에 의존하는 이들의 경우 매 끼니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며 뉴스타트 수혜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채널 7 New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뉴스타트 청문회와 관련, 글로벌 컨설팅 사인 KPMG는 파트나 또는 가족이 없는 실업자의 뉴스타트 수당이 현재 주(week) 277.85달러에서 370달러로 인상되어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리슨(Scott Morrison) 연방 정부는 정부의 재정 정책이 현재 적자 예산을 피하기 위해 지출 억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다양한 기관이 제출한 뉴스타트 보조금 인상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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