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관광업 타격 1).jpg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 호주 정부가 중국인 여행자 입국 금지를 결정함에 따라 호주 관광업계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빅토리아 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를 방문한 소그룹 단체여행자들. 사진 : Great Ocean Road & Beyond

 

중국여행자 입국 금지로 호주 관광산업 타격, 월 10억 달러

호텔-레스토랑-여행지 사업자들 ‘울상’... 업계, 정부 ‘지원 패키지’ 요청

 

지난해 9월 시작돼 호주 전역으로 확산돼 5개월이 넘게 지속된 산불사태로 엄청난 손실을 입은 호주 관광업계가 이번에는 중국 우한(Wuhan)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인 입국 금지로 또 한 번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중국여행자 입국 금지로 호텔, 레스토랑, 여행지의 관광사업체가 감수해야 할 손실은 매월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업계는 정부에 관광산업 보호를 ‘지원 패키지’를 요청했다.

 

호주 정부는 2월 1일 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오는 모든 외국인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했으며, ‘오직 호주 시민과 거주자, 식구, 법정후견인 또는 배우자들만’ 중국으로부터 호주로 입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귀국하는 사람들도 14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무부는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4단계로 올려 국민들에게 ‘중국으로 여행가지 말 것’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호주 콴타스 항공은 금주 9일부터 3월 29일까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을 오가는 2개 직항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 관광업계에 따르면 연초 시즌은 중국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호주 관련 업체들의 관광 성수기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호주로의 자국민 단체여행을 금지한 데 이어 호주 정부도 중국 여행자 입국 금지를 결정함으로써 가장 수익성 높은 시기의 여행자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연방 관광부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장관은 최근 호주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주 관광산업계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회복력’(incredibly resilient)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여름 시즌의 산불사태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을 금세 회복할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호주 요식업 단체인 ‘Restaurant & Catering Association’의 웨스 램버트(Wes Lambert) 대표는 “관련 업계에 닥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가 매우 필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램버트 대표는 “한 회원사는 ‘한순간 수십 만 달러 규모의 예약이 취소되었다’고 하소연 했다”면서 “우리(협회)는 정부가 산불 피해와 같은 재정적 지원 패키지를 고려해 줄 것을 적극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호주를 방문하는 단기 여행자 8명 중 1명은 중국 관광객이다. 최근의 호주 통계청(ABS)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 12월에서 2019년 11월까지 12개월 동안 호주를 방문한 중국인 여행자는 145만8,500명에 달한다.

 

종합(관광업 타격 2).jpg

이번 여름 시즌, 산불로 손실을 입은 관광업계 지원을 위해 7천600만 달러의 정부 지원 패키지를 밝힌 바 있는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연방 관광부 장관(사진)은 이 지원 계획에 코로나 바이러스 피해를 고려해 지원 범위를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사진 : 유투브

 

호주를 방문하는 해외여행자 수는 매년 큰 변동이 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호주 관광업계가 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입은 연간 120억 달러에 이른다.

이번에 호주 정부가 중국인 여행자 입국 금지를 결정한 것은 바이러스 질병 감염을 막기 위해 미국이 발표한 제한조치를 따른 것이다.

해외여행자 운송사업체를 대변하는 ‘Tourism and Transport Forum’의 마지 오스먼드(Margy Osmond) 대표는 “산불과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인 여행자 입국 금지는 호주 관광산업을 휩쓴 완벽한 폭풍”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숙박업계의 피해 또한 마찬가지이다. 관련 협회인 ‘Tourism Accommodation Australia’의 마이클 존슨(Michael Johnson) 대표는 “각 지방 관광지 호텔의 빈 객실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교대근무 직원이 줄어들었으며, 신규 고용도 없다”면서 “이 같은 업계 영향이 도시 지역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산불로) 긴 시간 혼란을 겪고 있다”며 “(산불에 이어) 이번 일(중국 여행자 입국 금지)로 업계는 최악의 한 해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멜번(Melbourne)을 기반으로 남쪽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를 여행하는 페리 및 버스 투어 여행사 ‘Go West’의 테리 스밋(Terry Smit) 대표는 13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우리 사업체의 경우는 ‘중국 여행자 입국 금지’ 조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중국 단체여행자에 크게 의존하는 (소규모) 여행사들 가운데는 문을 닫아야 하는 곳도 생겨날 것”이라며 관광업계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합(관광업 타격 3).jpg

지난해 9월 시작돼 호주 전역으로 확산돼 5개월이 넘게 지속된 산불사태는 각 지역 경제는 물론 국내 관광업계에도 엄청난 손실을 입히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북부 고스퍼 마운틴(Gospers Mountain, 시드니에서 60km 지점)의 지난해 12월 산불 현장. (인스타그램 / RFS)

 

버밍엄 장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부의 결정이 국내 관광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방 정부는 이번 여름 시즌, 산불로 타격을 입은 국내 관광업계에 7천600만 달러의 재정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버밍엄 장관은 “여기에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예상 피해를 감안해 이 지원 금액을 재조정 할 것”임을 덧붙였다. 지원 규모의 추가 확대를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장관은 “현 상황에서 이번 코라나 바이러스 사태의 향후 방향을 단정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당장 호주 관광업계의 손실 규모를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관광업 타격 1).jpg (File Size:71.4KB/Download:14)
  2. 종합(관광업 타격 2).jpg (File Size:56.8KB/Download:13)
  3. 종합(관광업 타격 3).jpg (File Size:55.6KB/Download:1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277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6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5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4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3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2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1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0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9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8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7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6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5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4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3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2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1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0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9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8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