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Misery Beach 1).jpg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남부 해안의 작은 도시 알바니(Albany) 인근에 있는 미저리 비치(Misery Beach)가 올해 호주정부관광청(Tourism Australia)이 선정한 ‘최고의 해변’에 이름을 올렸다. 하얀 모래와 청록색 바다, 해변 한쪽의 거대한 화강암 암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호주 국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크게 알려지지 않은 비치이다. 사진 : Parks and Wildlife Service WA

 

WA 남부 알바니 지역에 위치, Alexandria Bay(QLD)-The Neck(TAS)와 경합

 

호주는 곤드와나 초대륙(Gondwana supercontinent. 수백만 년 전 지구 남반구에 있었던 대륙. 지금의 아라비아, 남미,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등이 한 대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을 구성하고 있다가 약 5천만 년 전 분리됐다. 남부호주(South Australia), 눌라보 평원(Nullarbor Plain) 인근 해안에 있는 ‘그레이트 오스트레일리안 바이트’(Great Australian Bight. ‘the Bight’라고도 불림)는 호주와 남극이 분리되면서 만들어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호주는 26,000킬로미터의 해안 둘레를 가진 하나의 섬으로 존재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the Bight’처럼 독특한 지형을 보이는 곳도 있지만 멋진 해변도 많아 공식 이름을 갖고 지역민(또한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비치(beach)는 10,685개에 달한다. 만약 호주의 모든 해변을 방문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매일 한 곳씩 찾아간다면 29년 하고도 100일이 걸린다.

이 많은 해변 중에는 매년 전 세계 여행자들이 뽑은 최고의 비치들 가운데 다수가 포함되는가 하면 국내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해변 여행지 리스트에도 매년 새로운 이름이 목록을 차지하곤 한다.

그렇다면 호주정부관광청(Tourism Australia)이 꼽은 올해 호주 최고의 해변은 어디일까.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남부 해안, 인구 3만4천의 도시 알바니(Albany)는 호주 식민지 초기, 지금의 서부호주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백인 정착지였다. 이곳에서 약 20km 거리에는 200미터 길이의 하얀 백사장, 화강암의 곶(headland), 해안 언덕으로는 초목이 무성한 미저리 비치(Misery Beach)가 있다. 알바니 인근의 해변들 가운데 상당히 고립되어 있어 물개와 돌고래가 찾아오기도 하는 이 해변이 호주정부관광청에 의해 ‘2022 Best Beach’에 이름을 올렸다.

타 지역 여행자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이 해변은 올해 최고의 해변 후보에 오른 퀸즐랜드 주 선샤인 코스트의 알렉산드리아 베이(Alexandria Bay, Queensland), 타스마니아의 더 넥(The Neck, Tasmania)보다 앞선 평가를 받았다.

호주정부관광청의 해변 홍보대사(beach ambassador)인 브래드 파머(Brad Farmer)씨는 미저리 비치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멋진 해변”이라고 설명했다.

 

종합(Misery Beach 2).jpg

알바니(Albany) 주변의 해변들과 달리 미저리 비치는 숲지대에 가려져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곳으로, 한적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ABC 방송 화면 캡쳐

   

“일반적으로 해변여행자(beachgoer)들이 선호하는 모든 요소들, 즉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수정처럼 깨끗한 모래와 청록색 바다, 해변을 둘러싼 숲과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어우러진 곳”이라고 소개한 그는 “알바니는 서부호주 주의 남서부 일대 해변을 탐험하기에 아주 적합한 도시”라고 덧붙였다.

 

해변의 이름 뒤에

숨어 있는 피의 역사

 

파머 홍보대사에 따르면 ‘Misery Beach’라는 이름을 얻게 된 사연은 ‘Best Beach’로 선정된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1978년까지 알바니 지역 해변에는 두 곳의 주요 고래잡이 기지(whaling station)가 운영됐었다. 미저리 비치는 그중 하나의 포경 기지 인근에 자리해 있는데, 이 기지에서 고래를 잡을 때 나오는 피가 이곳의 하얀 모래와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곤 했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온 원주민인 메낭(Menang) 부족 장로(elder) 버니스 길레스(Vernice Gilles)씨는 “어린 시절, 이 해변은 고래의 피와 바닷물에 섞인 고래의 지방 때문에 수영을 하기에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레스 장로에 따르면 미저리 비치는 이 지역 원주민들이 오랫 동안 캠핑을 하며 고기를 잡던 곳이었다. 또한 부족의 전사들이 캥거루를 이 해변으로 몰아와 바다에 가둔 뒤 창을 던져 사냥을 하던 중요한 포인트였다.

 

‘최고의 해변’ 목록,

논란의 여지도

 

관광청이 매년 선정하는 호주 최고의 해변 목록에 오른 일부 해변에 대해서는 비치여행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에는 NSW 주 해안에서 내륙으로 270km 거리에 있는 와가와가 지역의의 머럼빗지 강(Murrumbidgee River)의 모래 강변(river beach)이 최고의 비치 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종합(Misery Beach 3).jpg

알바니에는 1978년까지 2곳의 고래잡이 기지(사진)가 운영돼 왔다. 이 때문에 인근 해변은 고래의 피와 지방이 떠다녀 수영을 즐기기에 좋은 여건이 아니었다. 사진 : Albany History Collection

   

파머 홍보대사는 “다수의 호주 유명 해변들이 지나치게 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최고의 해변 목록에 오르는 곳들의 상세한 내역과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그는 “사람들은 독특하고 격이 다른(out-of-the-box) 해변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저리 비치는 호주 국내에서도 그리 이름을 알리지 못했으나 알바니에 거주하는 브래드 모스터트(Brad Mostert)씨는 “오랜 기간 이 해변을 사랑해 왔다”고 말했다.

“깨끗한 모래와 맑은 물, 기타 모든 것이 (최고의 해변을 선정하는) 체크 항목에 포함될 것”이라는 그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을 정도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비치”라고 추켜세웠다.

그의 동료인 캐나다 여행자 캣 위조미르스키(Cat Wyszomirski)씨 또한 모스터트씨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내가 가본 수많은 해변과는 분명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 2022 호주 최고의 해변

1. Misery Beach, WA

2. Horseshoe Bay, NSW

3. The Spit, Queensland

4. Flaherty’s Beach, SA

5. Loch Ard Gorge, Victoria

6. The Neck, Tasmania

7. Blue Pearl Bay, Queensland

8. Depot Beach, NSW

9. Murray Beach, NSW

10. Dundee Beach, NT

11. Dudley Beach, NSW

12. Thompsons Beach, Victoria

13. Coogee Beach, WA

14. Mots Beach, Victoria

15. Alexandria Bay, Queensland

16. Emu Bay, SA

17. Lake Wabby, Queensland

18. Congwong Beach, NSW

19. Jelly Bean Pool, NSW

20. Ethel Beach, Christmas Island

Source : Tourism Australia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Misery Beach 1).jpg (File Size:95.7KB/Download:16)
  2. 종합(Misery Beach 2).jpg (File Size:79.7KB/Download:11)
  3. 종합(Misery Beach 3).jpg (File Size:127.4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277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6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5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4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3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2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1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0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9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8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7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6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5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4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3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2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1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0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9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8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