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Berrima Gaol 1).jpg

지난 2020년 초 문을 닫은 베리마 감옥(Berrima Gaol. 가장 최근 이름은 Berrima Correctional Centre)이 시드니 서부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소유주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Blue Sox Group’의 조 웨비(Joe Wehbe)씨에게 매각됐다. 매각 금액은 700만 달러로 알려졌다. 사진은 베리마 감옥 입구. 사진 : 김지환 / The Korean Herald

 

시드니 서부 부동산 개발업체이자 스포츠 매니지먼트 ‘Blue Sox Developments’에

베리마 지역민들, “지역사회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강하게 반발...

 

시드니 남부, 서던 하일랜드 지역(Southern Highlands region)의 베리마는 오랜 역사 유산을 가진 타운이다. 백인정착 초기, 시드니 남부 지역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 지역 행정 중심지로 형성된 이곳에 들어선 베리마 감옥(Berrima Gaol)은, 바로 옆에 자리한 베리마 법원과 함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이콘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까지 교도소로서 기능하다 문을 닫은 이 부지와 건물이 시드니 서부(Western Sydney)의 부동산 개발회사이자 스포츠 매니지먼트 사 운영자인 조 웨비(Joe Wehbe)씨에게 매각되었다는 소식이다. 지난 5월 19일(목)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따르면, 이 부동산을 손에 넣기 위해 웨비씨가 NSW 주 정부에 지불한 금액은 700만 달러이다.

NSW 주 기획부 앤서니 로버츠(Anthony Roberts) 장관은 매각을 발표하면서 이 부지가 웨비씨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Blue Sox Developments’에 의해 “독특한 호텔 및 엔터테인먼트 구역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츠 장관은 “개발회사의 제안은 베리마 사유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유지하면서 부티크 호텔을 포함해 카페, 레스토랑, 바(bar). 커뮤니티 및 이벤트 공간, 골동품 숍, 서점, 개인 서비스, 미술관, 도서관 및 박물관 등 소규모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지역사회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베리마거주민협의회’(Berrima Residents Association) 및 지역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매각 과정에서 이 부동산이 대규모 접객서비스 시설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 속에 베리마거주민협의회가 ‘매각절차 중단’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어서 NSW 주 정부가 서둘러 매각을 진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부동산(Berrima Gaol 2).jpg

1839년 문을 연 베리마 감옥은 이곳 바로 옆에 있는 베리마 법원(Berrima Couthouse)와 함께 베리마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건축물이기도 하다. 사진 : Commercial Real Estate

   

베리마거주민협의회의 에릭 새비지(Eric Savage) 회장은 “우리는 철저히 홀대받았고 지역사회 이익은 이번 매각 절차에서 배제되었다”고 비난한 뒤 “내년에 치러질 NSW 주 선거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자유-국민 연립 주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올해 이 지역 카운슬(Wingecarribee Shire Council)로부터 ‘윈지캐리비 올해의 인물’(Wingecarribee Citizen of the Year for 2022)로 선정되기도 했던 새비지 회장은 “우리는 이곳을 활기차고 창조적 구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서던 하일랜드 상공회의소의 의견을 기반으로 하여 예술 중심구역으로, 지역 농장 운영자를 위한 마켓으로, 또 80~100석 규모의 극장과 공연장을 만들기 위한 비전을 개발했다”며 “우리가 준비한 계획안은 베리마 타운뿐 아니라 이 지역 원주민의 역사를 모두 존중하여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비지 회장은 “하지만 주 정부가 공지한 ‘관심 표명’ 기간(expressions of interest campaign)에 우리의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이후 입찰 절차에 대해서는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주 정부는 이 부동산 매각을 놓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베리마 지역에서 목축업을 하는 테오 오니스포로(Theo Onisforou)씨도 “1.9헥타르의 감옥 부지에 패딩턴 스타일(Paddington-style. 시드니 동부 패딩턴의 테라스 주택들을 의미)의 저층 타운하우스를 지을 제안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각에 이의를 제기했다”며 “내 제안의 일부로 이 감옥을 지역사회에 주지 않았다면 나는 7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해 내가 구입했을 것”이라며 주 정부의 결정을 질타했다.

베리마 감옥은 백인들에 의해 서던 하일랜드 지역이 개발될 당시인 1830년대, 죄수들이 동원되어 지어졌으며, 1839년 감옥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 수감됐던 죄수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1842년 호주 최초의 연쇄살인마이자 도끼 살인자로 알려진 존 린치(John Lynch)로, 그는 이곳에 수감되었다가 교수형에 처해졌다.

 

부동산(Berrima Gaol 3).jpg

NSW 주에서 가장 가혹한 교도소 중 하나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던 이곳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독일군 포로수용소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2001년에는 여성 범죄자만 수용하면서 ‘Berrima Correctional Centre’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이 부동산은 1.9헥타르의 넓이 이다. 사진 : Commercial Real Estate

   

1887년에는 교도소 실태를 조사한 왕립조사위원회(Royal Commission)으로부터 ‘NSW 주에서 가장 가혹한 징벌이 이루어지는 교도소 증 하나’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곳에 수감된 죄수들은 오랫동안 어두운 독방에 수감되어 있거나 종종 죄수의 입에 재갈을 물리기도 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군 포로를 수감하던 시설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도 베리마 일대에는 당시 독일군 포로들을 동원해 만들 시설들이 남아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다시 교도소로 전환되어 범죄자들을 수용했다.

그러다 지난 2001년, 여성 범죄자를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Berrima Correctional Centre’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2년 전인 2020년에는 더 이상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문을 닫게 됐다.

이 부동산을 매입한 웨비씨의 ‘Blue Sox Group’은 시드니 서부 펜들힐(Pendle Hill), 웬트워스빌(Wentworthville), 조던 스프링스(Jordan Springs) 등에서 복합용도의 부동산을 개발해온 회사이다.

웨비씨는 또한 앤서니 필드(Anthony Field) 및 조나단 웨비(Jonathan Wehbe)씨가 이끄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Ignite Sports’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부동산(Berrima Gaol 1).jpg (File Size:140.0KB/Download:15)
  2. 부동산(Berrima Gaol 2).jpg (File Size:85.7KB/Download:12)
  3. 부동산(Berrima Gaol 3).jpg (File Size:144.5KB/Download:1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277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6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5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4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3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2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1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0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9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8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7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6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5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4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3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2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1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0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9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8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