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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콘텐츠를 다루는 공영 라디오 'triple j'의 'What’s Up In Your World' 조사 결과 18~29세 젊은층은 정치인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시드니 도심의 도로를 건너는 사람들. 사진 : Flickr / David Rogers-Worrall

 

공영 라디오 ‘triple j’ 조사, ‘호주인 이익 위해 일한다’는 응답자, 2%에 불과

 

“그냥 창피하고 민망한 따름이다...”(just embarrassing).

비상업용 라디오 방송인 호주 공영 ‘triple j’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호주 정치-정치인’ 관련 조사 결과를 두고 한 말이다.

지난 4월, 이 라디오 방송이 18세에서 29세 사이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What’s Up In Your World 조사 중 정치인에 대한 의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 결과 이 연령층의 단 2%만이 ‘정치가들이 젊은 호주인들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triple j’는 정부가 자금을 제공하는 공영 라디오 방송으로, ABC 방송(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의 한 부서이다.

이번 조사 대상자인 호주 전역 1,600명의 청년들은 ‘정치적으로는 더 적극적이지만 주요 정당의 지도력에는 크게 실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78%는 연방 정치에 대해 ‘극도로’ 또는 ‘약간의 관심’이 있다는 답변이었다. 이는 2년 전인 2020년 조사에서 나타난 68%에 비해 증가한 비율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호주 정치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은 거의 일치했다. ‘모든 젊은이들’이라 할 수 있는 98%가 ‘정치인은 호주라는 국가, 지구 환경, 청년들, 호주 원주민 또는 호주로 유입된 이민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국가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할 정치인에 대한 ‘신뢰 하락’이었다. 2020년 조사에서 이 부분(정치인은 국가 이익을 위해 일한다)에 동의하는 젊은이들은 거의 30%에 이르렀으나 올해 조사에서 ‘그렇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청년들은 고작 1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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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국립대학교 정치학부 인티파 초드허리(Intifar Chowdhury. 사진) 부강사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젊은 세대와 의회에서 이들을 대표하는 사람들 사이의 생각의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조사 결과 올해 연방 선거에서 젊은 유권자들이 꼽은 상위 5개 안건은 환경, 기후변화, 보건, 정신건강 그리고 주택문제였다. ‘triple j’는 또한 어느 정당 및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한 유권자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이들이 보는 핵심 안건의 우선순위가 다른지를 분석했지만 이 5개의 안건은 두 진영 모두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였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 중 3분의 1은 각 정당이 제각각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렇다고 큰 차이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호주 청년세대,

‘정치’에는 관심 많아

 

‘triple j’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정치학부 인티파 초드허리(Intifar Chowdhury) 부강사는 “열정적이고 과소평가된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그녀는 “조사 결과의 방향에 대해서는 놀랍지 않지만 그 규모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는 젊은 세대와 의회에서 이들을 대표하는 사람들 사이의 생각의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초드허리 부강사는 “정치 체제의 좌절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며, 의회에서 청년 대표성이 결여된 것도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이런 추세를 꼽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대표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초드허리 부강사는 “청년 세대의 고민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삶에 투자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는 서술적이고 실질적인 대표성의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정당에 실망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 거주 샐리 앤더슨(Sally Anderson. 23)씨는 젊은이들을 위한 주요 정당의 정책에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정치인들이 청년세대와 지구 환경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고 본다. 지금 우리가 겪는 기후 위기는 현실이다. 이런 점이 당혹스럽다”라고 말한 그녀는 “엄밀히 말해 우리(호주)의 정치인들은 지구 환경을 위해, 기후변화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또한 젊은 세대도 그들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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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Perth)에 거주하는 샐리 앤더슨(Sally Anderson. 23, 사진)씨. 그녀는 젊은층이 원하는 바를 외면하는 거대 정당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사진 : Sally Anderson

   

올해 연방 선거의 주요 안건으로 앤더슨씨는 ‘여성 안전과 처우’를 꼽았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다룬 주요 정당은 없다. “특히 캔버라 의회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대우, 그들이 경험한 일(성 추행 등)은 개탄스러울 뿐”이라는 그녀는 “자유당은 물론 야당(노동당)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triple j’의 ‘What's Up In Your World’ 조사는 지난 4월 6일에서 26일 사이에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triple j’가 제시한 설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조사 대상은 일반 인구를 반영하기 위한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나이, 성별 및 거주 지역은 감안했다. 이 조사는 전 계층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 기사에 언급된 결과는 18~29세 사이 청년들 1,659명의 응답 내용을 집계한 것이다.

 

▲ 호주 정치인들은 국가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동의 안 함 : 73%

-동의 : 13%

-중립 : 13%

-모르겠다 : 1%

 

▲ 호주 정치인들은 청년층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동의 안 함 : 94%

-동의 : 2%

-중립 : 4%

 

▲ 호주 정치인들은 지구 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동의 안 함 : 96%

-동의 : 1%

-중립 : 3%

 

▲ 호주 정치인들은 호주 원주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동의 안 함 : 89%

-동의 : 4%

-중립 : 7%

 

■ 청년층의 정치인/정책에 대한 생각

(2020년 조사-동의 및 강하게 동의 / 2022년 조사-동의 및 강하게 동의)

▲ 주요 정당간 차이가 없다

30% / 34%

 

▲ 과학, 기술 발전을 지원하는 호주의 정책을 신뢰한다

30% / 18%

 

▲ 우리(호주) 정치인들이 국가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29% / 13%

 

▲ 호주 정치인들은 청년층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9% / 2%

 

▲ 호주 정치인들은 호주 원주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8% / 4%

 

▲ 호주 정치인들은 이민자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7% / 3%

 

▲ 호주 정치인들은 지구 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4% / 1%

-2020년 조사 응답자는 2,895명이었으며 2022년 조사 응답자는 1,659명이었음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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