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호주인 건강 1).jpg

호주인의 기대수명이 더 길어지고 있지만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주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AIHW)이 매 2년마다 내놓는 국가 건강 관련 최근 보고서(National Health Report)의 내용은 신체활동의 필요성 등 보건 부문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 : Pixabay / Fotorech

 

AIHW 보고서... 2020년 출생자 기대수명 83세, 100년 전 아동보다 25년 길어져

치매 등 만성질환-나이 관련 질병 발병률 ↑, 흡연인구는 사상 최저 수준 ↓

 

호주인들이 점점 더 장수하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체 인구 중 절반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호주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AIHW)이 매 2년마다 내놓는 국가 건강 관련 최근 보고서(National Health Report)의 핵심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출생한 어린이는 평균 83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세기 초 태어난 어린이에 비해 무려 25년 이상 길어진 수명이다.

하지만 AIHW의 매튜 제임스(Matthew James) 부원장은 “호주인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와 같은 만성 질환 또는 나이와 관련된 갖가지 질병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AIHW는 또한 이번 보고서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신종 감염증의 영향에도 주목했다. 그 결과 호주는 COVID-19 대유행 첫 2년 동안 비교적 성공적 방역을 이어갔지만 2022년 들어 ‘초과사망비율’(excess mortality. 지난 시간의 평균 보다 많은 사망자 수. deaths above the historical average)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부원장은 “2022년 1월과 2월, 현저한 변화가 있었다”며 “그 2개월 동안 예상보다 3,105명 많은 초과사망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COVID-19에 감염된 이들은 이 전염병이 시작됐을 초기에 비해 질병의 심각성이나 악화될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올해 초 기록적인 감염 건수는 병원 입원 및 사망자를 크게 증가시켰다.

현재 호주에서는 COVID-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이 바이러스로 인한 1만 명 이상의 사망자(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낮은 수이지만)가 발생했으며, 감염 사례는 800만 명 이상이 기록되어 있다(한국신문 2022년 7월 8일 자 ‘호주의 COVID-19 사망자’ 기사 참조).

 

성인 3명 중 2명, 과체중...

흡연 비율은 11%로 감소

 

제임스 부원장은 “COVID-19에 감염된 수백만 명의 호주인이 급성 질환을 통해 직접적 영향을 경험했으며, 일부는 ‘long COVID’(코로나바이러스 증상 또는 이로 인한 후유증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처럼 장기적 영향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또한 호주인의 47%(1,160만 명)가 관절염, 당뇨, 심장병 등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안은 채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성질환은 질병, 장애 및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종합(호주인 건강 2).jpg

만성질환, 나이가 들면서 갖게 되는 성인병은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등 예방 가능한 건강상의 위험 요소를 공유한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은, 호주인구의 흡연 비율이 11%로 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사진 : Pixabay / Tumisu

  

이런 만성질환의 원인은 복잡하지만 보고서는 호주가 감당하는 ‘질병 부담’의 3분의 1 이상이 흡연, 신체활동 미흡, 영양부족 등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AIHW의 조사 결과 △성인 3명 중 2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이고 △성인 10명 중 3명은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며 △성인 10명 중 1명 미만이 하루 권장량의 야채를 섭취할 뿐이다.

흡연 또한 예방 가능한 질병 및 주요 사망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호주인의 흡연 비율은 11%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로운 수준’의 알코올 섭취도 ‘주요 건강 문제’ 중 하나로 확인되었지만 ‘일회성 위험 음주’ 비율이 감소했으며 또한 금주인구 비율도 증가했다.

그런 한편 이번 보고서는 호주의 주요 사망 요인 중 하나였던 관상 동맥성 심장 질환(coronary heart disease) 영역이 개선되었음을 확인했다. 이 질환 비율은 지난 20년 사이 57%나 감소했다.

5년 암 생존율(five-year cancer survival rates)도 1993년 52%에서 2018년에는 70%로 증가했다.

다만 COVID-19 전염병 기간, 선별 검사 및 조기발견 서비스가 뒤로 미루어짐에 따라 나중에 더 진전된 암이 진단될 수 있기에 이 부분을 보고서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전염병 기간의

정신질환 ‘우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만성질환은 45세 이상 인구에서 두드러진 반면 사고나 자살 등 외부적 요인은 젊은층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호주에서는 하루 평균 9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30-59세 사이 연령이었으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3~4배 더 많았다. 이전 연구에서는 호주 성인 2명 중 1명이 평생 정신건강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HW가 조사를 진행하면서 실시한, 대유행 기간 동안의 호주인의 정신건강 추적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고통의 평균 수준은 2020년, 2021년 및 2022년 초에 특히 젊은이들에게서 더 높았다.

 

종합(호주인 건강 3).jpg

AIHW가 조사를 진행하면서 실시한, 대유행 기간 동안의 호주인의 정신건강 추적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고통의 평균 수준은 2020년, 2021년 및 2022년 초반, 특히 젊은이들에게서 더 높았다. 사진 : Pixabay / HolgersFotografie

 

일부 정부관할 구역(State, Territory)의 보건 데이터에 따르면 자해 및 자살충동으로 응급실에 오는 이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COVID-19 및 이의 영향은 국가 자살률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제임스 부원장은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고 심리적 고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COVID-19는 자살로 의심되는 사망자 증가와 연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건강 관련 결과물,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번 보고서는 모든 인구집단이 건강을 동등하게 경험하는 것은 아니며, COVID-19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바이러스 대유행 기간(2022년 4월 30일까지), COVID-19로 인한 사망은 사회경제적 수준이 가장 낮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거의 3배, 해외에서 태어난 이들은 2.5배가 높았다. 또한 COVID-19로 인한 중증 질병 발병률은 전체 인구에 비해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도서민이 7배나 높았다. 일반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이 좋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모든 호주인이 가장 높은 사회경제적 수준을 갖고 있는 이들과 동일한 수준의 질병을 경험했다면 질병으로 인한 정부 부담을 지금의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호주 원주민의 평균 사망 연령은 지난 10년 사이 더 높아졌지만 기대수명은 비원주민 평균보다 여전히 크게 낮은 편이다.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도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며 심리적 고통 수준이 더 높은 편이다. 또한 먼 외딴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다.

 

■ National Health Report 주요 내용

-호주인구의 절반이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음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주요 질병은 관상 동맥성 심장 질환(coronary heart disease)과 치매

-호주 성인 3명 중 2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

-2020년 매일 평균 9명이 자살로 사망

-여성 6명 중 1명, 남성 16명 중 1명은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또는 성적 폭력을 경험

-COVID-19로 인한 사망은 최하위 사회경제적 계층의 경우 3배, 해외출생자는 2.5배 높음

-2019-20 회계연도, 정부는 2,025억 달러를 건강 부문에 지출. 이를 국민 1인당 지출로 계산하면 7,900달러 수준임

Source : AIHW의 Australia's Health 2022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호주인 건강 1).jpg (File Size:133.9KB/Download:13)
  2. 종합(호주인 건강 2).jpg (File Size:42.9KB/Download:9)
  3. 종합(호주인 건강 3).jpg (File Size:49.8KB/Download: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937 호주 고령연금 수혜 연령 상승-최저임금 인상... 7월 1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6 호주 다릴 매과이어 전 MP의 부패, NSW 전 주 총리와의 비밀관계보다 ‘심각’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5 호주 호주 대학생들, ‘취업 과정’ 우선한 전공 선택... 인문학 기피 경향 ‘뚜렷’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4 호주 보다 편리한 여행에 비용절감까지... 15 must-have travel apps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3 호주 각 대도시 주택시장 ‘회복세’, “내년 6월까지 사상 최고가 도달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2 호주 주 4일 근무 ‘시험’ 실시한 기업들, 압도적 성과... “후회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1 호주 연방 노동당, QLD에서 입지 잃었지만 전국적으로는 확고한 우위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30 호주 호주 RBA, 7월 기준금리 ‘유지’했지만... 향후 더 많은 상승 배제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29 호주 NSW 정부, 각 지방의회 ‘구역’ 설정 개입 검토... 각 카운슬과 ‘충돌’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28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수치에 불구, 호주 가계들 ‘탄력적’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4927 호주 RBA 로우 총재 임기, 9월 종료 예정... 호주 첫 중앙은행 여성 총재 나올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6 호주 Uni. of Sydney-Uni. of NSW, 처음으로 세계 대학 20위권에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5 호주 연방정부, 비자조건 위반 강요를 ‘형사 범죄’로 규정하는 새 법안 상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4 호주 시드니 제2공항 ‘Western Sydney Airport’, 예비 비행경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3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 전환... 부동산 시장 반등 이끄는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2 호주 겨울 시즌에 추천하는 블루마운틴 지역의 테마별 여행자 숙소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1 호주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목록에 호주 4개 도시, 12위권 이내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20 호주 호주의 winter solstice,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는 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19 호주 정치적 논쟁 속에서 임차인 어려움 ‘지속’... ACT의 관련 규정 ‘주목’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4918 호주 연방 노동당 정부, 야당의 강한 경고 불구하고 ‘Voice 국민투표’ 시행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