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세입자 1).jpg

세입자 옹호단체인 ‘Better Renting’ 조사 결과 호주 전역의 ‘에너지 효율성’이 낮은 쉐어하우스 상태로 인해 세입자들이 하루 17시간 이상, 권장되는 건강 실내온도(섭씨 18도) 이하에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이 많은 이들은 옷을 껴입고 잠자리에 들기도 한다. 사진 : Pixabay / FotoRieth

 

옹호단체 ‘Better Renting’ 보고서... WHO 권유 실내온도(섭씨 18도) 이하에서 생활

높은 에너지 사용료 부담에 곰팡이-습기와의 전쟁, “임차인 권리 보장돼야...” 강조

 

겨울이 되면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아다 피츠제럴드-체리(Ada Fitzgerald-Cherry)씨가 캔버라(Canberra)의 쉐어하우스에서 따스함을 유지하는 한 방법이다.

그녀는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오후에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집안의 추위로 인해 일찍 침대의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그녀의 쉐어하우스 메이트는 집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근다.

난방용 기구를 이용해 집안을 따뜻하게 유지하려면 에너지 비용만 하루 12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여름의 더위를 이기기 위한 냉방기구 사용에는 하루 4달러 정도가 든다.

난방기구를 켜면 집안 기온은 다소 오르지만 이를 끄면 금세 추위가 몰려온다. “집은 에너지가 줄줄 샌다”고 표현한 그녀는 “바닥과 천장은 차갑기만 하고 창문에는 서리가 맺히며, 난방기구는 마치 판자 상자를 데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실내의 저온으로 인한

건강 위험 우려

 

피츠제럴드-체리씨의 겨울나기는 그녀만이 겪는 게 아니다. 최근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전역의 열악한 주택 상태로 인해 세입자들의 건강 우려가 제기되며 추가 비용부담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세입자 옹단체인 ‘Better Renting’은 지난 6월과 7월에 걸쳐 호주 전역 75개 쉐어하우스 임대주택의 실내온도를 추적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같은 지역의 높은 ‘에너지 효율’ 주택에 비해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3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건강한 실내온도는 섭씨 18도이다. 하지만 ‘Better Renting’이 추적한 쉐어하우스의 실내온도(6월~7월)는 하루 평균 17시간 이상, 이보다 낮은 온도로 떨어졌다.

 

종합(세입자 2).jpg

쉐어하우스 주택 상태를 조사한 ‘Better Renting’의 조엘 디그냄(Joel Dignam. 사진) 대표는 정부가 쉐어하우스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에너지 효율 기준을 마련,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 Better Renting

   

‘Better Renting’의 조엘 디그냄(Joel Dignam) 대표는 “수준 이하 상태의 주택으로 인한 건강위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풍이 심하고 벽면이 단열 처리 되어 있지 않은 쉐어하우스 임대주택은 실내온도를 낮추고 에너지 비용을 높인다”면서 “우리의 조사 결과 호주 전역의 세입자들은 자주 아프고 높은 전기 사용료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며 집안의 곰팡이 및 습기와의 싸움에 대해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그냄 대표는 정부가 쉐어하우스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에너지 효율 기준을 마련,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최소한의 임대주택 요건에 대한 프레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는 세입자들로 하여금 겨울을 보내는 데 적합하도록 돕는 중요한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Better Renting’은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일부 세입자들이 ‘임대인의 눈에 거슬릴까 두려워 임대주택의 문제점들을 보수해 달라고 요청할 수 없었다’는 반응에 따라 보다 이들을 위한 강한 임차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추운 주거지, 높은 공과금

 

‘Better Renting’은 이번 조사를 위해 전국 각 지역, 주택 유형과 다양한 범위의 세입자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쉐어하우스가 가진 가장 일반적인 문제 중 하나는 ‘에너지 효율’이 높지 않은 주택 상태로 인해 난방기구를 사용함에도 실내 온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세입자들은 추위에 시달리며 높은 에너지 사용료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시드니 지역, ‘에너지 효율’에 주력해 개조된 3채의 주택과 인근의 일반적인 쉐어하우스를 비교했다. 그 결과 보통의 쉐어하우스는 비교 대상 주택(에너지 효율을 위해 개조된)에 비해 약 섭씨 4도가 더 추웠으며, 밤에는 실내 온도가 더 빨리 내려가고 낮에는 더 천천히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세입자 1).jpg (File Size:95.6KB/Download:8)
  2. 종합(세입자 2).jpg (File Size:68.3KB/Download: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957 호주 치솟은 기준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 호주인 절반, ‘재정적 위기’ 봉착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4956 호주 ‘재택근무’는 ‘획기적’이지만 CBD 지역 스몰비즈니스에는 ‘death knell’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4955 호주 NSW 정부, 주택계획 ‘Pilot program’으로 5개 교외지역 ‘신속 처리’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4954 호주 “아직은 모기지 고통 적지만 젊은 임차인들, 높은 임대료로 가장 큰 압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4953 호주 HSC 시험 스트레스 가중... 불안-집중력 문제로 도움 받는 학생들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4952 호주 NSW 보건부, 급성 vaping 질병 경고... 일단의 젊은이들, 병원 입원 사례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4951 호주 2022-23년도 세금 신고... 업무 관련 비용처리가 가능한 항목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50 호주 잘못 알고 있는 도로교통 규정으로 NSW 운전자들, 수억 달러 ‘범칙금’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9 호주 차일드케어 비용, 임금-인플레이션 증가 수치보다 높은 수준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8 호주 2023 FIFA 여자 월드컵... 축구는 전 세계 여성의 지위를 어떻게 변모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7 호주 시드니 주택임대료, 캔버라 ‘추월’... 임대인 요구 가격, ‘사상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6 호주 입사지원시 기업 측의 관심을 받으려면... “영어권 이름 명시하는 게 좋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5 호주 세계 최초 AI 기자회견... “인간의 일자리를 훔치거나 반항하지 않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4 호주 개인소득세 의존 높은 정부 예산... 고령 인구 위한 젊은층 부담 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3 호주 일선 교육자, “계산기 없는 아이들의 산술 능력,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2 호주 SA 주 8개 하이스쿨서 ChatGPT 스타일 AI 앱, 시범적 사용 예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1 호주 NSW, ‘세입자 임대료 고통’ 해결 위해 Rental Commissioner 임명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40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Dodgeball Sydney’와 함께 ‘피구’ 리그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39 호주 CB 카운슬, 어린이-고령층 위한 대화형 게임 ‘Tovertafel’ 선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4938 호주 Millennials-Gen Z에 의한 정치지형 재편, 보수정당 의석 손실 커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