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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웨스트 카운슬(Inner West Council)이 뉴타운의 엔모어 로드(Enmore Road, Neqtown)를 영구적 유흥구역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사진은 엔모어 로드 상에 있는 칵테일 바 'Fortunate Son'. 사진 : Fortunate Son

 

거주민 반대 불구, Inner West Council 의결... 주 정부에 제안서 제출 예정

 

시드니 도심 인근 뉴타운(Newtown)에서 서쪽 매릭빌(Marrickville)을 잇는 엔모어 로드(Enmore Road)에는 오래 전부터 독특한 카페와 라이브 음악을 공연하는 바, 레스토랑이 들어서 시드니 젊은이들이 밤 여흥(night life)을 즐기는 명소로 자리잡아 왔다. 특히 이곳은 다양한 문화를 반영하는 트렌디한 시설들이 자리해 그 어느 곳보다 역동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었으며, 이에 따라 제반 부문의 엔터테인먼트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 ‘Time out’ 시드니 페이지는 지난해 8월 이용자 조사를 통해 ‘시드니의 가장 흥미로운 거리’(Sydney's coolest street)로 엔모어 로드를 선정한 바 있다.

더욱이 지난 2014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시드니의 대표적 유흥가 킹스크로스(Kings Cross)에서 발생한 무작위 음주폭력(일명 ‘One-Punch’) 사건으로 10대 청년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으로 NSW 주 정부가 킹스크로스를 비롯해 시드니 도심 일대의 유흥업소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Lockout laws’를 발효한 이후 엔모어 로드는 시드니사이더들로부터 더욱 주목받는 엔터테인먼트 구역이 되기도 했다.

이 엔모어 로드를 해당 카운슬이 공식 야간 유흥구역으로 조성할 계획을 추진,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너웨스트 카운슬(Inner West Council)은 거주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음악 및 소음 불만(noise complaints)에 관한 특별 규정이 적용되는 유흥지구 추진을 실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운슬은 이를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시범적으로 카페나 바(bar)의 경우 라이브 음악 또는 기타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 영업시간을 30분 연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옥외 도보(footpath) 상에 놓인 테이블에서의 식사허용 시간도 밤 11시까지 연장했다. 거리 소음규제도 완화돼 인근 거주민들은 밤 여흥을 즐기는 이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민원을 제기하는 대신 이를 참아내야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이 시범 시행에 대한 피드백에 따르면 엔모어 로드를 방문했던 이용자들의 91%가 영구적인 특별 엔터테인먼트 구역 지정에 찬성 의사를 표했다. 반면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엔모어 로드와 접해 있는 거주민 가운데 4분의 1은 심야 유흥구역 계획을 지지한 반면 이 도로에서 한 블록 떨어진 주택가 주민들(4분의 3)은 이에 강한 반대를 표했다.

이를 반대한 이들의 공통된 불만은 복잡한 노상 주차(street parking) 문제, 소음, 그리고 방문자들이 행하는 소위 ‘반사회적 행동’(anti-social behaviour)의 영향이었다. 카운슬의 시범 시행 피드백에서 한 거주민은 엔모어 극장 인근 골목에 모인 방문자들의 사진을 첨부해 제출하면서 “이들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것 같다”는 말로 비신사적 행위를 비난하며 유흥구역 추진을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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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웨스트 카운슬은 이 지역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된 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거주민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에 거주하던 이들을 대체하는 현상)의 위협을 받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엔모어 로드 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래피티(Graffiti). 사진 : Art Out

   

시드니 도심 주변에서 가장 활기 있는 ‘night life’ 구역 중 하나였던 엔모어 로드는 팬데믹 상황에서 대부분 접객 서비스 업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방문자가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해당 카운슬이 특별 엔터테인먼트 구역 추진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 같은 시도가 이 지역 야간경제에 어느 정도의 활력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경제적 기여는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범 실시와 함께 카운슬의 설문에 응답한 업체는 8개뿐이었고, 이 가운데 1개 업소만이 30분의 추가 영업을 이용했다. 즉 라이브 음악 또는 기타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다. 또 1개 업소는 이번 시범 실시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공연을 했다는 시작했다는 답변이었다. 반면 다른 업소들은 이번 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 거리의 ‘The Duke of Enmore Hotel’을 소유하고 있는 ‘Odd Culture Group’의 제임스 소프(James Thorpe) 대표는 영구 엔터테인먼트 구역 시범 시행을 시작한 이래 자사 호텔의 고객이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정말로 성공적이었다”는 그는 “카운슬의 이 계획 발표 이후 우리는 더 많은 라이브 음악 공연을 마련했고 30분 더 영업을 했다”면서 “이 계획에 따라 우리와 같이 추가 프로그램을 운영한 업소가 4~5개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달 셋째 주 카운슬 회의에서 엔모어 로드의 영구적 유흥구역 제안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이너웨스트 카운슬은 이의 구체적인 계획안을 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카운슬은 이 제안서에서 엔모어가 도심 인근의 다른 교외지역(suburb)과 마찬가지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된 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거주민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에 거주하던 이들을 대체하는 현상)의 위협에 놓여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카운슬은 제안서에서 “거주민의 성향이 바뀌면서 여흥을 즐기려는 이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는 라이브 음악 및 기타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벤트는 거주민들에게 성가신 것으로 간주되고 소음 불만이 발생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카운슬러(시 의회 의원)들은 엔모어 지역의 주차문제 검토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또한 ‘good neighbour’ 관리 전략을 구현해 나가기로 주민들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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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에서 매릭빌을 잇는 엔모어 로드(Enmore Road). 사진 : Google map

   

이너웨스트 카운슬의 다르시 번(Darcy Byrne) 시장은 “우리(카운슬)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거주민들의 지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 처리해야 할 문제를 무시함으로써 우리 구역의 성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카운슬의 피드백 조사에는 방문자들로부터 215건의 의견을 접수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카운슬의 계획을 지지했다.

한 방문자는 의견서에서 “시드니는 더 많은 도시 생활, 더 많은 문화와 활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유럽의 도시들에서 시간을 보낼 때와 비교해 시드니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밤에 즐길 수 있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예술 및 문화 활동이 부족하다. 대중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작고 기발한 장소가 더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달리 현재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뉴타운의 킹 스트리트(King Street, Newtown) 대신 엔모어 로드가 밤 여흥의 표적이 된 것에 대해 불평을 드러내고 있다.

한 거주민은 “소음이 크게 늘었다”고 했으며 또 다른 주민은 “그래피티(Graffiti)가 지나치게 많아져 나는 내 집 담벼락의 그림들을 지우는 데 지쳤다. 쓰레기 또한 늘어났고 더 많은 취객들이 밤늦도록 떠들어 댄다”며 심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NSW 노동당은 3월 25일(토) 주 선거에서 승리하면 야간 엔터테인먼트 구역이 보다 폭넓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엔모어 로드는 현재까지 진행된 유일한 영구 유흥구역 지정을 위한 시도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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