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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사태 이후 호주인들이 조금 일찍 은퇴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생활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은퇴를 결정하는 나이도 더 늦어지고 있다. 사진 : National Seniors Australia

 

ABS 데이터... ‘Sunshine State’로 불리는 QLD, ‘노후의 삶’ 위한 최상의 목적지

팬데믹 사태 이후 은퇴 연령 낮아지는 현상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더 오래 일한다”

 

기록적인 수의 은퇴자들이 퀸즐랜드(Queensland) 주로 이주하고 있다. 지난 수년 사이, 크게 치솟은 주택가격으로 자본을 축적한 이들이 이전에 비해 이른 나이에 은퇴를 결정하고 있으며, 노후의 삶에서 새로운 모험을 추구하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목적지로 부상한 것이다. 지난 몇 년간의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인구이주 데이터는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로 불리는 QLD의 일반 인구 및 은퇴자가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퀸즐랜드 주 인기 배경은

 

현재 호주 전역에서 가장 빠른 ‘바나나 벤더’(banana bender. Queensland 거주민을 가리키는 속어) 증가 배경은 은퇴자들이다.

사회-인구통계학자인 마크 맥크린들(Mark McCrindle) 연구원은 “팬데믹 사태 이후 시드니, 멜번(Melbourne)이 지배적이었던 호주 동남부 대도시에서 벗어나 퀸즐랜드 주 인구가 재조정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QLD 은퇴자 수는 지난 2018-19년에서 2020-21년 사이 7만6,000명 이상 늘어났다. 이는 호주 전역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다.

맥크린들 연구원은 QLD의 경우 오랫동안 은퇴자를 수용해 왔지만 팬데믹 이후 거주민들이 더 이른 시기에 은퇴를 결정, 이곳으로 이주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80세 이상 QLD 거주민 수는 50% 이상 증가했다”는 그는, “이는 기대수명이 더 늘어나기도 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고령의 인구가 QLD로 이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늘어난 수명

 

맥크린들 연구원은 또한 높아진 생활비로 인해 사람들이 은퇴시기를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지만 자기 일을 지속하려는 이들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은 사람들에게 사회적 연결, 기술향상 기회, 인생 후반기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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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의 각 지역별 이주를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그는 “전통적으로 광업부문에서는 사람들이 비교적 젊은(?) 나이인 60대 초반에 은퇴하며 이는 많은 건축 및 건설, 무역분야에서도 나타난다”면서 “하지만 지식경제부문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늦게 퇴직하는 경향을 보이며, 실제로 60대 후반 또는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사회가 지식경제로 더욱 발전함에 따라 평균 은퇴연령은 계속해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ABS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의 고령자들이 더 늦은 시기에 은퇴하는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를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맥크린들 연구원은 이런 현상을 ‘longevity boom’, 말 그대로 ‘장수 붐’이라고 단정하면서 “근로자의 가치는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경험과 지식, 관련 분야 인사들과의 연결망도 넓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성별에 따른 은퇴는

 

현재 호주 고령인구 가운데 은퇴를 한 이들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맥크린들 연구원은 “이런 경향은 늘 나타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의 ABS 자료를 보면 여성은 은퇴 인구의 56%를 차지한다. 또한 이 자료는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환자나 장애인, 노인을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둘 가능성이 두 배 높다.

 

팬데믹 사태가 은퇴에 미친 영향

 

맥크린들 연구원은 팬데믹 사태 이후 근로자들이 자영업의 가능성을 더 잘 인식하게 되었고, 그 결과 보다 일찍 직장을 사직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호주인들은 더 오래 살고 더 오래 일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호주 고령인구 10명 가운데 1명은 70세가 넘어 은퇴한다. 맥크린들 연구원은 “이것이 조만간 표준이 될 것”이라면서 “실제로 이 수치는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몇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농업, 임업 및 어업부문의 평균 퇴직 나이는 67.8세로, 전반적으로 은퇴연령이 가장 높은 업종이다. 이에 비해 정보미디어, 통신부문 종사자의 평균 퇴직연령은 62.1세로, 거의 6년 일찍 직장을 떠난다.

맥크린들 연구원은 이에 대해 ‘긱 경제’(gig economy. 계약직이나 프리랜서 등의 임시직)의 부상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은퇴연령이 비교적 이른 통신부문 종사자들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이 아니라 관련 부업으로 소득을 올리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 사회는 사람들을 위해 열려 있다”며 “이제 사람들은 영원히 직장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급한 은퇴’에 대한 경고

 

호주 부동산위원회(Property Council of Australia) 내 고령자 주택지원 기구인 ‘Retirement Living Council’의 다니엘 개넌(Daniel Gannon) 최고경영자는 은퇴인구 증가에 따라 ‘주택공급 부족’과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주지 노인간병 부문’에 상당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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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년과 2020-21년 사이, 퀸즐랜드(Queensland) 주는 은퇴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사진은 QLD 수도인 브리즈번(Brisbane) 도심의 한 공원. 사진 : Queensland Government

   

그는 “65세 이상 호주인구는 2041년까지 약 50%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고령자 및 은퇴 이후의 주거지 수요가 향후 20년 동안 크게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개넌 CEO는 “많은 호주인들이 가능한 더 이른 나이에 은퇴하기를 원하지만 ‘(재정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은퇴를 위한 저축 또는 연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새롭고 활동적인 은퇴준비 세대’를 지원하는 더 많은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가령 은퇴마을(retirement village)은 호주 노년층이 돌봄과 지원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가운데 독립적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노년의 행복한 삶을 이어가도록 도울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 주택이 유사한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에 비해 평균 48% 낮은, 아주 저렴한 옵션으로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소개했다.

개넌 CEO는 이어 “은퇴마을을 확대하는 것은 또한 호주가 주택 위기를 겪는 가운데 나이 든 호주인들에게 적당한 규모의 주택을 갖도록 하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평균 은퇴연령이 높은 산업 분야

-농업, 임업, 어업 : 68세

-기타 서비스 : 67세

-임대 및 부동산 서비스 : 67세

-건축 : 66세

-숙박 및 음식 서비스 : 66세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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