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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2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Changi airport)이 2024년부터 무여권(passport-free) 출입국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싱가포르 Changi Canopy Park의 한 풍경. 사진 : Pixabay / VictorNgkc

 

생체인식 기술 활용... 여행자들이 개인정보, 이민처리 등 일정 기간만 보관

호주 국경수비대, “여행자 편의 검토중... 좋은 전략이지만 시행 일정은 불투명”

 

싱가포르의 창이 공항(Changi Airport)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공항 중 하나이다. 그만큼 이용객이 많고, 이들을 위한 업무도 과중하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이 공항을 통해 입국하거나 출국하는 이들은 여권에 스탬프를 찍고 몇 차례의 항공기 탑승권 확인을 위해 줄을 서야 하는 일은 없어질 수도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2024년부터 창이 공항에 여권이 필요 없는 자동화된 출입국 심사 시스템을 승인했다. 이는 이달(10월) 둘째 주 의회에서 발표됐으며, 이 도시 국가의 이민법에 대한 몇 가지 변경사항도 통과됐다.

 

▲ passport-free, 작동 방법= 싱가포르 조세핀 테오(Josephine Teo) 통신부 장관에 따르면 생체인식은 수하물 위탁부터 출입국 관리, 탑승까지 여러 부분의 자동화된 터치 지점에서 사용될 단일 인증 토큰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렇게 하면 항공기 탑승객이 터치포인트에서 여행 서류를 반복적으로 제시할 필요성이 줄어들어 보다 원활하고 편리한 업무 처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다만 테오 장관은 의회 설명에서 “싱가포르 이외의 국가에서는 여전히 실물 여권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의 이 같은 결정 배경= 직원이 모든 과정을 손으로 처리하는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싱가포르의 노력은 2020년부터 진행 중이다. 현재 창이 공항에는 수동 및 자동 체크 포인트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으며, 이미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와 함께 생체인식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테오 장관은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싱가포르가 “전 세계 모든 여행자에게 더 원활하고 안전하며 효율적 출입국 심사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관은 “두 시스템을 동시에 실행하는 대안은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번거롭기에 여행자를 식별하고 인증하는 전통적 방법을 완전히 폐기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 프로세스의 신뢰성 및 안전성은= 테오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싱가포르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자 데이터는 ‘이민 처리, 분석 또는 조사에 필요한 기간’ 동안만 보관된다. 장관은 “이러한 작업이 완료되고 ICA(Immigration & Checkpoints Authority)에서 더 이상 데이터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 해당 데이터는 개인 설정을 해제하고 적절하게 삭제된다”고 말했다.

모든 개인 데이터는 외부의 무단 액세스, 사용 공개, 수정 또는 요용 방지를 위한 제어 설정을 통해 암호화되며 정기적인 점검과 감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시드니 공과대학(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UTS) 사이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 보 리우(Bo Liu) 박사는 생체인식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는 것은 심각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개인정보가 유출 또는 분실되는 경우 여권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우 박사는 또한 생체인식 시스템이 “긍정 오류(false positive. 거짓인 것이 진짜인 것으로 잘못 판정되는 것) 또는 부정 오류(false negative. 진짜인 것이 거짓으로 잘못 판정되는 것)를 피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확한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이 기술은 일반적인 경우 매우 정확하지만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고차원의 공격에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같은 대학교 이미지 처리 및 머신 런닝(machine learning. 기계적 학습) 분야 연구원 퀴양 우(Qiang Wu) 박사는 이 기술에 대해 “안전하고 정밀하며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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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당국은 창이 공항 확장 및 보다 빠른 출입국 시스템으로 연간 수용 능력을 9천 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창이 공항 입국장. 사진 : Pixabay / muhammmadhasbi

   

생체인식 분야를 연구하는 우 박사는 “지문과 얼굴 인식의 존재는 그 이후에 개발된 많은 프로토콜 및 지침이 개발되면서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면서 “이를 엄격하게 따르고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한다면 호주 또한 이 기술을 채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다”는 생각을 덧붙였다.

다만 우 박사는 “각국마다 바이오 관리 및 개인정보 보호 요구사항과 관련해 서로 다른 법률과 규정을 갖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제 활용 문제는 해당 정보가 여러 국가에서 공유되는 방식에 있다”고 말했다.

 

▲ 호주에서의 도입 여부= 호주 국경수비대(Australian Border Force)는 디지털 자격증명 사용을 포함,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자 편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서 대변인은 “싱가포르나 UAE처럼 호주 또한 생체인식을 활용한 비접촉 방식의 처리를 검토하고 있다”며 “항공기 탑승객이 여권 없이 입국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것이 언제 시행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데이터과학 전문가 지안루카 데마티니(Gianluca Demartini) 부교수는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이 호주로서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기술과 보안 문제가 개선된 후 ‘(이를 시행하는) 해당 국가에서 문제보다 더 많은 이점이 확인되면’ 호주도 이 혁신 기술의 수용을 결정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 다른 국가에서의 채택 사례= 두바이(Dubai)는 이미 등록된 특정 여행자에게 여권 없는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음달(11월)에는 생체인식 시스템을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베트남에는 승객이 5~9초 이내 출입국 심사를 완료할 수 있는 122개의 스마트 게이트가 있다.

싱가포르 당국의 이번 결정은 생체인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무여권(passport-free) 출입국을 실행하는, 몇 안 되는 최초의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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