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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사기사건과 피해 금액. 자료 : 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전체 사기피해 금액의 30%... 피싱(Phishing)도 사기 크게 늘어

 


NSW 북부의 작은 도시 더보(Dubbo)에서 타이어 수리공으로 일하다 은퇴한 66세의 피터(Peter)씨는 혼자 사는 사람이다. 가족도 없이 외로움 속에서 지내던 그는 우연히 인터넷 상의 데이트 사이트를 알게 됐고, 거기서 한 여성을 만났다.

 

사이트에 올라온 여성의 사진은 피터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인터넷 상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여성의 목소리도 좋았다.

 

피터씨는 이 여성과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뒤 거의 매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교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난 뒤 이 여성이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피터씨는 “처음에는 500달러를 빌려달라고 하면서 ‘우리의 관계를 믿고 또 조만간 당신 집으로 이주할 예정이다’는 말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돈이 나중에는 9천500달러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피터씨의 사례는 고의적인 사기에 농락당해 마음을 다친 수천 호주인들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지난 해 호주에서 발생한 사기사건 피해액 9천만 달러 가운데 거의 3분의 1 가까운 금액이 피터씨처럼 사랑을 찾는 사람들을 노려 금품을 가로챈 금액이라는 새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 공정경쟁소비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온라인 데이트 사기 피해 금액은 2천520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8%가 늘어났다.

 

특히 온라인 데이트 사기로 발생된 피해 금액은 전체 사기 피해금액의 3분의 1 가까이 되지만 신고된 것은 3%에 불과하다. ACCC가 접수한 데이트 관련 사기로 발생된 피해금액은 평균 2만1천200달러에 달했다.

 

ACCC의 델리아 릭카드(Delia Rickard) 부위원장은 “온라인 데이트 사기는 대부분 마음을 다치게 하고 경제적 손실을 주는 것”이라며 “특히 사기꾼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정을 확인한 뒤 이 같은 일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기꾼들은 사람들의 감정을 잘 활용하는 이들로 짧게는 몇 주에서 1년 이상 관계를 가지며 사기행각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파트너를 만나는 일이 많아지면서 피해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릭카드 부위원장은 “많은 온라인 사기꾼들은 데이트 사이트에서 만난 파트너에게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접근한 뒤 파트너의 신분을 도용한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사기 전략을 구사한다”고 경고했다.

 

온라인 데이트 사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전 사기 행각은 수수료 선납 등 선불지급을 이용한 범행으로 피해 규모는 2천500만 달러에 달했다. 여기에는 투자 명목으로 돈을 울궈낸 뒤 이를 착복하는 사기 행각도 포함된다.

 

피싱(Phishing. 인터넷이나 전자메일을 통해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들의 돈을 빼내는 형태의 사기행각)이나 신분도용 사기는 지난 2012년 이후 73%가 늘어나 가장 보편적인 사기행각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 쇼핑을 비롯해 심령술 또는 예지력을 이용한 사기 행각은 보통 500달러 미만의 적은 금액이지만 발생 건수 측면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포츠 베팅 관련사기 행각도 늘어나 지난 해 소비자 감시단체에 접수된 사례 가운데 10명 중 1명은 피해 규모가 1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소비자 감시단체에 보고된 사기 피해 사례는 총 9만1천 건으로, 이는 지난 2009년 이래 4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다만 전체 사기 피해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5%가량 줄어든 규모이다.

 

한편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호주인들의 사기피해 규모는 14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는 ACCC가 집계한 지난 한 해 동안의 피해 규모에 비해 15배 이상 많은 수치로, 사기 행각에 당한 피해자들 가운데 관련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는 이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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