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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또는 커플의 50세 이상 고령층이 주택부족이 심화되는 시드니 및 멜번 지역의 단독주택 50~60%를 차지함으로써 향후 두 도시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경우 정원이 딸린 주거지에서 성장할 기회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시드니 북부의 넓은 단독주택에서 홀로 거주하는 머빈 데이비스(Mervyn Davies)씨.


시드니 및 멜번 태생 아이들, 정원 딸린 주거지 생활 어려워

 


앞으로 시드니나 멜번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정원이 딸린 주택을 갖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주 월요일 발표된 ‘주택위기 보고서’(Housing crisis report)는 호주의 고령자 계층인 50세 이상 연령층이 보유하고 있는 턱없이 넓은 단독 주택을 지적하고 있다.

 

‘호주 인구연구소’(Australian Population Research Institute. APRI)의 인구학자 밥 비렐(Bob Birrell)씨와 데이빗 맥클로스키(David McCloskey)씨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오는 2022년까지 30만9천 가구의 새 주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멜번은 이보다 많은 35만5천 가구가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주 월요일(2일), 이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아이가 있는 가족으로 정원이 있는 주택을 원한다면, 시드니의 경우 향후 필요한 주택의 절반, 멜번은 추가로 필요한 주택의 3분 2가 단독주택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 상의 인구조사 자료는 50세 이상 고령의 호주인들이 시드니와 멜번 중간 교외지역 단독주택의 50~60%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나이 많은 가정 가운데 주거지 규모를 줄이거나 또는 건강 악화, 케어 필요성, 파트너 사망 등의 이유로 집을 줄이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들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보통 75세까지 이처럼 비교적 큰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이들이 주거지를 옮긴다 해도 그 형태는 유닛이나 아파트가 아닌 또 다른 단독주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 호주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단독주택 수는 시드니의 경우 6만5천 가주, 멜번은 이보다 많은 7만6900가구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어 자유-국민 연립 정부가 연금수령 인구 비율 확산에 따라 고령층에 대해 재정적 인센티브를 추가함으로써 자산 한계 이상의 재정은 잃게 된다고 언급하면서, 이들이 단독주택을 고집하는 배경 중 하나로 설명했다.

 

APRI의 인구학자 밥 비렐 박사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고령층이 이사를 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단독주택은 친구들과 만나는 장소이며 정원이 있고 또 손자들에게 놀이 공간을 제공하는 등 중요한 기능적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비렐 박사는 이어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적 인식 변화가 없는 한 고령층의 경우 75세까지 단독주택을 떠나는 케이스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기 이후 세대의 젊은이들에게 쉽게 길을 열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멜번에 거주하는 프랭스톤(Frankston)과 흄(Hume)씨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고령층의 높은 단독주택 거주 비율로 인해 정원이 있는 주택을 원할 경우 도심으로부터 먼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으며, 시드니의 경우도 단독주택 대신 유닛에서 거주할 수밖에 없게끔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렐 박사는 “시드니에서는 아이가 있는 젊은 여성의 30%가량이 유닛이나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멜번의 경우 이 비율은 약 절반”이라고 말했다.

 

도심 내부의 보다 집중적인 개발도 해결책은 아니다. 부지 가치의 상승으로 인해 도심 지역의 주택 부지를 분할해 주택을 건축한다 해도 그 비용은 이미 100만 달러를 초과하고 있다.

 

“우리는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지역의 주거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는 비렐 박사는 “그런 지역의 단독 주택은 고소득 계층 사람들에게 독점될 것이며, 그것을 즐기는 부유층과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 사이의 경계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젊은이들의 경우 부모로부터 독립을 지연하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아이를 가진 이후에도 독립을 하지 않고 부모 집에서 얹혀 살기도 한다.

 

현재 멜번의 경우 고층의 주거단지가 무수히 건축되고 있지만 멜번의 주택 수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들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옥외 생활을 즐길 수 없는 60스퀘어미터의 작은 주거 공간”이라고 언급한 비렐 박사는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거주하기에는 그리 적합한 공간이 아니며, 특히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경우 60만 달러 이하로 공급할 수 있는 주거지를 건축하다보니 공간이 작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이너 멜번(inner Melbourne)의 경우 젊은이들 뿐 아니라 고령층 수요 아파트는 9만 가구에 달한다.

 

비렐 박사는 보고서에서 “일각에서는 아파트 수요가 활발한 것에 대해 1인 또는 커플 가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라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넓은 단독주택을 차지하고 있는 고령층의 1인 또는 부부 가구의 경우 주거지를 쉽게 옮지기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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