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전철 피해 1).jpg

시드니 도심,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의 경전철 공사 구간이 애초 계획과 달리 지연됨으로써 스몰 비즈니스들이 영업 손실을 하소하는 가운데 올해로 세 번째, 우울한 연말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행자 도로 가로막는 공사 장벽 철거, 내년 되어야 가능할 듯

 

도심 헤이마켓(Haymarket),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에 자리한 중국 식당 ‘Hot and Spicy House’는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훨씬 많은 고객들로 붐비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주 금요일(22일) 오후 2시30분, 이 유명 식당에는 단 두 명의 손님이 간단한 식사를 주문해 먹고 있을 뿐이다. 이곳에서 오래 문을 열어온 이 식당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이다.

식당 매니저인 지 큉그렌(Zi Qingren)씨는 조지 스트리트 상의 경전철 공사가 시작된 이후 고객은 절반으로 줄었으며 매출 또한 이전의 두 배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식당 앞은 지금도 공사 현장임을 알리는 보도 상의 장벽이 그대로이며, 이 장벽은 이곳에 식당을 가릴 뿐 아니라 보도까지 잠식해 분위기를 더없이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이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컨소시엄 ‘ALTRAC’은 11월까지 조지 스트리트 북쪽 끝 부분까지 공사 장벽을 철거하기로 약속했으며 배서스트 스트리트(Bathurst Street)와 만나는 남쪽 부분은 오는 1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 이상 공사 지연을 경험했던 조지 스트리트 상의 스몰 비즈니스들은 이 같은 계획에 아주 회의적이다. 심지어 올해로 세 번째 연말 ‘대목’을 기대할 수 없으리라는 불안감만이 있을 뿐이다.

 

종합(경전철 피해 2).jpg

NSW 주 정부의 본래 공사 계획. 조지 스트리트 상의 각 구간 공사가 지난해 10월까지는 마무리되어야 했지만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지 스트리트 상의 가족 제품 전문점인 ‘Hunt Leather’의 소피 헌트(Sophie Hunt) 대표는 “시공회사는 본래 각 공사 구간마다 6개월에서 9개월이면 끝난다고 말했다”면서 “그때만 해도 우리는 이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달 초 조지 스트리트 및 서리힐(Surry Hills) 공사 구간에 자리한 60여 스몰 비즈니스가 NSW 주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4천만 달러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집단 소송에 참여했다.

헌트 대표는 “이 지역 스몰 비즈니스 가운데 주 정부나 공사업체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조지 스트리트 공사 구간의 토목공사는 어느 한 곳 완료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그녀의 하소연은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Hot and Spicy House’에서 멀지 않은 곳의 전화기 수리 숍 ‘N2E’를 운영하는 조이 웡(Zoey Wong)씨 또한 헌트씨와 같은 심정이다. 그녀는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지나친 소음과 먼지로 인해 며칠씩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손님이 줄고 공사 소음이 심하다고 해서 계속 문을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는 그녀는 “손님들은 귀를 막으며 우리 가게에 오래 있으려 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녀의 숍이 있는 공사 구간의 보도는 공사 장벽으로 인해 폭이 절반으로 줄었으며 이 때문에 숍 앞을 지나는 사람들도 크게 줄었다. 당연히 그녀의 영업손실도 늘어났다.

조지 스트리트 상의 이벤트 시네마 건너편, 알비온 플레이스 호텔(Albion Place Hotel) 앞은 그나마 1개 차선을 허용하고 있다. 이 호텔 매니저인 윌 미들허스트(Will Middlehurst)씨는 “그렇다 해도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으며, 호텔 펍(pub) 또한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공사를 알리는 장벽이 빨리 철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공업체들은 내년 1월까지는 조지 스트리트 남쪽 끝부분의 공사 장벽이 철거될 것이라고 했지만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외곽, 랜드윅(Randwick)과 켄싱턴(Kensington) 및 킹스포드(Kingsford)의 공사 구역 거주민 및 스몰 비즈니스들은 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NSW 주 운송부는 경전철 공사를 맡은 ‘ALTRAC’이 보행자를 방해하는 인도의 공사 장벽 철거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정부 당시 추진된 경전철 프로젝트는 반복된 공사 지연, 이로 인한 공사구간 스몰 비즈니스들의 영업손실과 집단 소송 등으로 현 베레지클리안 정부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전체 프로젝트 비용은 이미 21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여기에다 주 정부는 공사 하청업체인 스페인 건설회사 ‘악시오나’로부터 공사비 추가 발생 11억 달러를 청구 소송에 휘말려 있다.

서큘라키(Circular Quay)에서 동부 랜드윅 및 킹스포드를 잇는 12킬로미터의 시드니 경전철은 애초 2019년 1월 개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1년 넘게 지연, 2020년 3월에서야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경전철 피해 1).jpg (File Size:98.6KB/Download:19)
  2. 종합(경전철 피해 2).jpg (File Size:110.7KB/Download:2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2617 호주 화제의 인물- 한 은퇴 노인이 30년 가꾼 수선화 정원, 관광명소가 되다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6 호주 전 세계 ‘파워풀 여권’ 순위... 호주, 183개국 무비자 방문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5 호주 Things to do in Bowral, Southern Highlands(2)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4 호주 HSC 시험 시작... 과목별 남녀 응시율, 20년 전과 그대로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3 호주 호주 인구증가율, 선진국 가운데 최고... 과연 사실인가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2 호주 연립 정부의 이민자 제한 움직임, 지지도 하락으로 나타나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1 호주 왕립위원회 위원, "호주 교회들은 자산 및 수익 공개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18.10.18.
2610 호주 호주 실업률 역대급 하락…자유당 정부 “경제정책의 대성공” 희색 만연 톱뉴스 18.10.22.
2609 호주 호주 생활비 상승률, 소비자 물가지수 추월 톱뉴스 18.10.22.
2608 호주 호주정부의 석탄화력발전 사랑…IPCC ‘중단’ 제안 일축 톱뉴스 18.10.22.
2607 호주 “백패커 소득세 폐지해 농촌 인력난 해소하라” 톱뉴스 18.10.22.
2606 호주 [도메인 보고서] 시드니 주택 임대료 1년간 최대 9% 하락 톱뉴스 18.10.22.
2605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주택시장 위축 속, 윌로비 소재 주택 ‘강력한 경매 결과’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604 호주 “제왕절개 출산, 전 세계에서 과용되고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603 호주 호주 어린이들이 뽑은 영화-드라마 속 최고 영웅은...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602 호주 NSW 주 정부의 ‘Cost of Living Service’, “적극 활용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601 호주 시드니의 대규모 정원들, 매년 3억2천만 달러 가치 추가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600 호주 세계 최고의 도박꾼... 호주인 '스포츠 베팅' 규모도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599 호주 여행 Tip... 장거리 비행과 시차로 인한 피로, 몇 주 전 미리 준비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
2598 호주 UNWTO, 2018년 보고서... 관광수입 상위 국가는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8.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