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해외투자자).jpg

호주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투자금으로 인해 주택건설 시장의 불황이 야기되고, 이는 주택공급량 감소로 이어지며 결국 주택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주택 건설 현장.

 

‘오프더플랜’ 구매자 줄어 공급량 감소,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전문가들, “외국인 투자 규제는 집값 안정화 ‘정답’ 아니다” 지적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의 기하급수적 상승으로 인해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반면, 이제는 집값 안정화의 방편이 너무 한쪽 방향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은 해외 투자자가 줄어들면서 호주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주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 규모는 470억 달러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투자액이 주택건설 시장의 불황을 가져오고, 이는 주택공급량 감소로 이어지며, 결국 주택가격을 다시 상승시킨다는 지적이다.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 이하 FIRB)가 최근 발표한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거주목적의 외국인 부동산 구매승인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의 2 이상 줄었다.

최근 부동산 거래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든 것도 외국인 투자가 하락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시드니 지역 주택 가격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FIRB 보고서와 전문조사기관 UBS의 자료는 모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부동산 구입 등록비와 인지세 상승, 호주와 해외의 주택담보 대출 규제 강화가 외국인 부동산 매매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NSW 주 정부는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에 대해 8%의 인지세를 적용키로 했다. 빅토리아(Victoria) 주는 주택 구입 이후 비어 있는 부동산에 대해 ‘vacancy tax’를 부과하기로 했다.

UBS가 중국 본토의 전 연령대와 소득층을 아우르는 3천400명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의 유명 부동산 개발회사 머백(Mirvac) 아파트에 대한 중국인 외국투자는 2016년 이후 21%에서 15%로 꾸준히 감소했다.

리서치 업체 ‘LF Economics’의 설립자인 린세이 데이빗(Lindsay David) 거시경제 연구원은 “외국인 구매자가 줄어들게 되면 주택개발 및 건설 시장이 위축되면서 주택공급량이 감소하게 된다”며 “에핑(Epping), 파라마타(Parramatta), 채스우드(Chatswood)를 포함한 시드니 지역(suburbs)의 아파트 건설은 해외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특히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빗 연구원은 “이는 많은 주택개발자들이 외국인 오프더플랜(off the plan. ‘선분양 후착공’ 시스템) 구매자를 구하지 못해 쉽게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AMP Capital’의 수석 경제학자인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 구매자가 감소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아파트 과잉공급 현상이 일어나면서 덩달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연쇄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리버 박사는 이어 “첫 주택구입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는 좋은 일”이라며, “이것이 바로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늦추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리버 박사는 “주택공급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게 될 경우 주택구입 능력(housing affordability)이 다시 낮아지게 되고, 이것이 임대료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건축설계대학원의 달라스 로저스(Dallas Rogers) 교수는 “외국인 투자가 호주 주택공급 및 가격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로저스 박사는 “문제는 자국민과 외국인의 투자가 모두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FIRB의 자료가 시사하는 바는 현재 투자가 아니라, 향후 투자 잠재성”이라고 말했다.

로저스 박사는 이어 “현재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는 침실 2개짜리 유닛(units)의 과잉공급 현상”이라고 언급하면서 “부동산 개발자들은 2013년부터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유입되는 투자 규모와 이들이 선호하는 주거형태 및 디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해외투자자).jpg (File Size:62.8KB/Download:1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2397 호주 호주정부, 북미정상회담에 “신중한 환영” 톱뉴스 18.06.17.
2396 호주 2018 FIFA 월드컵 개막…다음달 15일까지 러시아 11개 도시에서 톱뉴스 18.06.17.
2395 호주 디지털 기술, 학생들 수업에 유익? 아니면 유해?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94 호주 오는 7월1일부터 고령 연금 수급 기준, 일부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93 호주 NSW 주 음주운전자 증가... 지방 지역 크게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92 호주 온라인 시대,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스워드’는?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91 호주 NSW 주, 시드니 외 지방 지역 ‘관광 활성화’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90 호주 주택경기 둔화 속, ‘홈론’ 승인 비율 하락... 18개월 만에 최저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89 호주 ‘부부젤라’는 잊어라, 러시아는 ‘Spoons of Victory’...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88 호주 ‘Socceroos’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경기 일정은...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87 호주 2026년 월드컵, 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로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86 호주 지난 5년 사이, 인프라 개발 지역 주택 가격 크게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85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자선단체 기부 테라스 주택, 446만 달러 낙찰 file 호주한국신문 18.06.14.
2384 호주 NSW주 “낙태 시술 의료기관 안전 출입 보호법” 채택 톱뉴스 18.06.11.
2383 호주 ‘$15만 출연료 외도행각 인터뷰’ 조이스•캠피언, 턴불 맹비난…가족엔 사과 톱뉴스 18.06.11.
2382 호주 턴불 총리 “배저리스 크릭 인근 신도시, 인천공항 신도시 성공사례 본받을 것” 톱뉴스 18.06.11.
» 호주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 “또 다른 문제 야기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8.06.07.
2380 호주 NSW 주 정부, 일부 주차위반 사항에 범칙금 인하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18.06.07.
2379 호주 정규직 고용률 49.97%, 사상 최저... 고용 안정성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18.06.07.
2378 호주 FIFA World Cup 2018: Russia's stadiums rated file 호주한국신문 1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