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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한 미디어(The Australian Woman's Weekly)를 통해 커플임을 밝힌 알바니스 총리(당시 노동당 대표)와 조디 헤이든(Jodie Haydon). 지난 2월 15일(목), 알바니스 총리는 헤이든 여사와의 깜작 결혼 계획을 발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진 : 유투브 동영상 캡쳐

 

알바니스 총리-파트너 조디 헤이든 여사 결혼계획 발표 계기, 전 영부인들 역할 조명

마가렛 휘틀럼 여사, ‘오늘날 최고 정치 지도자의 파트너 역할을 정의했다’ 평가 받아

 

2022년 5월, 제31대 호주 총리에 취임한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가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알바니스 총리는 야당 시절인 지난 2019년, 부인 카멜 테부트(Carmel Tebbutt. 전 NSW 주 부총리 역임)씨와 이혼했으며, 이듬해 조디 헤이든(Jodie Haydon) 여사를 만난 뒤 연방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파트너 관계임을 공식화 한 바 있다.

알바니스 총리가 캔버라 소재 총리 공관인 ‘The Lodg’(연방총리의 관저는 캔버라의 The Lodge 외에 시드니 북부, 키리빌리에 있는 ‘Kirribilli House’가 있으며, 두 관저 중 하나를 선택해 거주한다)에 거주하기로 했을 때, 헤이든 여사는 시드니 소재 자택에서 지내왔지만, 정기적으로 The Lodge를 방문하는 등 파트너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4일, 총리는 캔버라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헤이든 여사와 발렌타인 데이(Valentine’s Day)를 함께 보내며 프로포즈를 했고, 다음 날 헤이든 여사가 ‘Yes’라고 답을 한 뒤 알바니스 총리는 개인 SNS를 통해 결혼 계획을 발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직은 결혼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날짜와 장소, 초청 대상 등)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이제 헤이든 여사는 (결혼을 전제로) 영부인으로서 공식 역할을 맡아야 한다(헤이든 여사는 알바니스 총리 취임 이후 주요 공식 외교 일정 등에서 영부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호주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의 부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총리의 결혼 계획이 공표(2월 15일)된 다음날,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논평을 통해 1960년대 이후 총리 배우자들의 활동을 조명, 눈길을 끌었다.

 

‘최고의 총리 파트너’ 평가,

마가렛 휘틀럼 여사의 고민

 

1972년 노동당 고프 휘틀럼(Gough Whitlam)이 총리가 되었을 때, 부인 마가렛(Margaret)은 자신의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국가 정치 지도자의 배우자로 어떤 삶을 보여주어야 하는지가 그것이었다.

당시 그녀는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모두가 볼 수 있는) 우리(cage) 안에 머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아직은 아니지만, 만약 좋을 일을 할 수 있다면 분명, 나는 노력할 것이다’(What am I to do? Stay in a cage – wide open to view, of course – and say nothing? That’s not on, but if I can do some good I’ll certainly try)라고.

이전 호주 총리의 모든 배우자와 마찬가지로, 이전과 이후에도 휘틀럼 여사는 최고 정치 지도자 배우자의 역할에 대한 ‘사용설명서’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조디 헤이든 여사는 현 총리의 새 부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면서 때로는 과열된 대중의 시선 아래 스스로의 정체성을 유지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22년 5월 이후, 앤서니 알바니스가 총리로 재임한 거의 2년 동안 그의 파트너로, 그녀는 캔버라 소재 총리 관저 ‘The Lodge’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이어왔고, 대중들 또한 그녀의 존재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마가렛 휘틀럼 여사와 같은 전임자들에게 있어 The Lodge에 들어가는 일은 새로운 것에 대한 충격이기도 했다.

남편(고프 휘틀럼)이 연방 선거에서 승리한 후 마가렛 여사는 유명 작가이자 페미니스트 저메인 그리어(Germaine Greer)씨에게 “아무 말도 안 하면 그냥 바보가 된다. 대신 말을 많이 하면, 그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너무 많은 말을 듣는다”(If you say nothing you’re just dumb. If you talk, you’re too talkative)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말’을 하기로 했다. 그녀의 첫 번째 미디어와의 만남은 여성 언론인 그룹과의 인터뷰였으며, 이때 휘틀럼 여사는 낙태 개혁, 피임에 대한 조언, 마리화나 합법화, 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지급 등 여성 권리와 직접 연관되는 사안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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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 휘틀럼(Gough Whitlam) 총리와 부인 마가렛 휘틀럼(Margaret Whitlam) 여사. 휘틀럼 여사는 남편의 총리 재임 당시 각가지 사회-여성 인권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으며, “오늘날 최고 정치 지도자의 파트너 역할을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1974년 ‘The Lodge’에서 촬영된 휘틀럼 총리 부부. 사진 : National Archives of Australia

   

1973년 당시, 그녀의 발언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호주 미디어 기자 중 한 명은 휘틀럼 여사와 이전 총리 부인들의 사례를 비교했다.

기자는 ‘데임 패티 멘지스(Dame Pattie Menzies. 제12대 총리 Sir Robert Gordon Menzies의 부인. ‘Dame’은 남성에게 수여하는 명예 호칭인 ‘Sir’에 해당)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자라(Dame Zara Holt. 제17대 총리 Harold Edward Holt의 부인)는 많은 말을 했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베티나 고튼(Bettina Gorton. 제19대 총리 Sir John Grey Gorton의 부인)은 지적으로 밝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회피적이었고, 소냐 맥마혼(Sonia McMahon. 제20대 총리 Sir William McMahon의 부인)은 관여 자체를 하지 않았다’라고 썼다. 그리고 마가렛 휘틀럼 여사에 대해서는 ‘(정해진 일에) 열정과 에너지를 가진(with guns blazing) The Lodge의 첫 여성 거주자였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촌평은 휘틀럼 여사 이전의 총리 배우자들에게 약간 불공평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패티 멘지스 여사는 여성해방 이전 시대 사람이었다. 남편인 봅 멘지스(Robert Gordon Menzies)는 귀족인 척했지만 아내인 패티의 계속된 지원 없이는 장기간 권력을 유지하는 게 상상하기 어려운, 그런 사람이었다.

 

‘튀는’ 행동으로

전 세계인 주목받기도

 

유명 패션 디자이너로 전 세계를 여행했던 자라 홀트 여사는 헤롤드 홀트의 정치 경력에 귀중한 인맥을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하면서 보수적인 멘지스(Robert Gordon Menzies 총리) 시대를 일소하려 했다.

헤롤드 홀트 총리와 함께 The Lodge에 들어간 그녀는 이 관저의 모든 장식을 교체했고, 에메럴드 그린 카펫을 새로 깔았으며, 어둡고 엷은 산회색 패널을 모두 긁어낸 다음 광택이 나는 흰색을 칠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가 이곳에서 지낸 것은, 남편이 빅토리아 주 모닝턴 페닌슐라에 있는 포트시(Portsea, Mornington Peninsula, Victoria)의 체비엇 비치(Cheviot Beach)에서 수영을 즐기다 실종(홀트 총리의 실종은 호주 역사상 최대의 미스터리 사건으로 남아 있다)되기까지 2년 남짓했다.

베티나 고튼(Bettina Gorton)은 남편인 존 고튼(John Gorton) 총리가 캔버라 주재 미국대사관의 심야 파티에 젊은 저널리스트 제럴딘 윌시(Geraldine Willesee) 기자를 데리고 간 일이 알려진 후, 무분별한 총리의 행위에 대한 정치적 비난이 일자 남편을 보호하는 일에서 냉정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녀는 남편인 총리의 사적인 일에 대해서만큼은 피하지 않았고, 남편을 고발한 자유당 백벤처(당내 주요 요직을 밭지 않은 의원) 에드워드 세인트 존(Edward St John)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시를 써 미디어에 보냈다. 그녀는 자신이 쓴 시에서 세인트 존 의원을 ‘뱀의 혀를 가진 의원 / 수척한 빰, 욕망에 불타는 눈 / 광란으로 날뛰는 독이 든 언어’(The Member with the Serpent’s tongue/The haggard cheek, the hungering eye/The poisoned words that wildly fly)로 묘사했다. 이후 세인트 존 의원은 자유당 당적을 잃었다.

소냐 맥마혼 여사는 정치적인 일에 관여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누구도 그녀를 비난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보다 25살 연상인 남편 빌리 맥마혼(William McMahon)은 대중들로부터 가장 독특하고 신뢰도가 낮은 지도자 중 하나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마혼 여사가 1971년 남편과 함께 미국을 방문, 백악관 리셉션에 양쪽 허벅지까지 파인 흰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을 때 미국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 및 남편인 빌리 맥마혼과 함께 나온 그녀의 사진은 전 세계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표면적으로는 진지한 워싱턴 정치 평론가들까지 (언론에) 등장시켰다. 캔버라에서도 그녀의 드레스 이야기는 며칠 동안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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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성향의 멘지스(Robert Gordon Menzies.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와 부인 패티 멘지스(Pattie Menzies. 앞줄 가운데) 여사. 멘지스 총리와 함께 The Lodge에서 생활했던 패티 멘지스 여사는 정치와 관련해 거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National Archives of Australia

   

그런 일들을 지켜봤던 마가렛 휘틀럼 여사가, 1973년 총리 자리에 오른 남편(Gough Whitlam)을 위한,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휘틀럼 여사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사회적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 외에도 각 미디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썼고, 라디오 대담 쇼에도 참여했으며 예술분야를 비롯해 수많은 자선단체, 교육 활동을 지원했다. 남편의 외국 방문에서는 남편 옆에서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휘틀럼 전 총리 부부는 큰 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총리가 194cm, 영부인은 188cm였다. 이 때문에 총리로 취임한 후, 캔버라 관저(The Lodge)에는 특별 제작한 초대형 침대를 설치해야 했다. 그리고 3년 후, The Lodge 거주자가 193cm의 말콤 프레이저(Malcolm Fraser) 총리와 영부인 태미 프레이저(Tamie Fraser)로 바뀌었을 때, 이 특별 제작 침대는 아주 유용하다는 게 입증됐다.

 

정치인 남편과 별개로 일부는

성공적 커리어 이어가

 

공교롭게도 태미 프레이저 여사는 종종 ‘나무가 되어버리는 남편’(wooden husband. 질병으로 누워서 쉬어야 하는)에게 있어 부인이자 중요한 인적 자원이었다. 1975년 남편이 병으로 침대 신세를 져야 했을 때, 남편을 대신해 선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녀의 노력은 너무도 성공적이었고, 자유당 선거 전략가들은 그녀가 1977년, 1980년, 1983 연방선거 캠페인에서 자유당을 위한 중요 역할을 맡도록 보장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어찌 보면 최고 정치 지도자의 배우자 스타일이었다. 자라 홀트 여사가 The Lodge를 거칠게 장식한 지 10년 후, 프레이저 여사는 이곳 관저의 응접실을 고전적인 크림색 페인트 벽으로 되돌려놓았고 바닥의 녹색 카펫을 흰색의 ‘버버 카펫’(Berber carpet. 모로코 베르베르족의 양탄자를 모방한 카펫으로서, 와이어 카펫 직기 또는 훅트 러그 방식으로 만든 카펫)으로 교체했다.

그런 한편, 마가렛 휘틀럼 여사는 미디어 기고, 출연료 등으로 연간 3만6,000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기사가 나갔을 때, 대중들의 많은 반발이 있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경이로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남편인 휘틀럼 총리가 모든 수당을 포함해 연간 5만6,000달러의 ‘Prime Minister 급여’를 받을 때였다. 마가렛 휘틀럼 여사는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vultures(남의 불행을 이용해 먹는 자), freeloaders(남에게 빌붙어 먹고 사는 이들), intruders(불청객)’라고 받아쳤다. 자신의 노력과 수고로 합당하게 벌어들인 수입이었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것이 그녀의 스타일이다.

조디 헤이든 여사는 그녀 자신의 경력과 인생이 있다는 사실에 시선을 집중할 사람이 거의 없는(대중의 관심이 많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정점이 있다. 그녀는 오랫동안 금융 서비스 전문가로 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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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프레이저(Malcolm Fraser) 총리의 부인이었던 태미 프레이저(Tamie Fraser) 여사는 정치적 성향이 강했던 인물로, 몸이 쇠약했던 남편을 대신해 선거 캠페인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그녀의 활동과 전략은 자유당 선거 전략가들도 인정한 바 있다. 사진 : National Archives of Australia

   

제26대 케빈 러드(Kevin Rudd) 총리의 부인 테레스 레인(Therese Rein)은 헤이든 여사와 유사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쳤다. 그녀는 러드 총리 재임 시절(2007년~2010년, 2013년 6월~2013년 9월), 이전부터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해 상당한 부를 쌓은 최초의 총리 배우자였다. 국제 고용서비스 회사를 설립해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거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남편이 선거에 승리해 총리에 취임하자 ‘정치권력(남편)과 비즈니스(아내)’ 사이의 이해상충이 불거지지 않도록 하고자 호주 사업체의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레인 여사처럼 오랫동안 사업가로 일해 온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제28대 총리, 2013년~2015년)의 부인 마가렛 애보트(Margaret Abbott)여사는 남편이 총리가 된 후에도 시드니 차일드케어 센터의 최고 책임자로 남았다. 남편이 캔버라 관저에 있을 때, 그녀는 딸들과 함께 시드니의 자택에서 지냈다.

 

루시 턴불 여사, 당당하게

‘Stepford Wife’ 거부

 

그녀는 지난해 한 미디어 인터뷰에서 남편과 함께 The Lodge에 머물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인의 배우자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징집병과도 같다”면서 “남편의 조력자가 되고 또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해 주려 했지만 현실이 저글링을 하는 것과 같았고, 딸들에게 엄마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보트의 뒤를 이은 말콤 턴불(Malcolm Bligh Turnbull. 제 29대, 2015년~2018년) 총리의 부인 루시 턴불(Lucy Turnbull) 여사는 남편이 최고 권력을 갖기 이전부터 인상적인 캐리어를 쌓아왔다.

변호사, 여성 사업가이자 자선사업가로, 또 2003년까지 4년간 시드니 시(City of Sydney) 부시장 및 이후 1년 여(2004년까지) 시장으로 재임하는 등 정치 분야에서도 경력을 만들었다.

루시 턴불 여사가 일찌감치 “우리(여성)는 더 이상 ‘Stepford Wives’(사회 통념과 남편의 의사에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순종적 아내들을 지칭)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고 선언하며 스스로 독립적인 여성임을 분명히 한 일은 여성계에서 유명하게 회자되고 있다. 그런 부인과 달리 말콤 턴불 총리는 “내가 ‘나’에 대해 느끼는 것보다 ‘루시와 나’에 대해 훨씬 더 명료한 감각을 갖고 있다”(a much clearer sense of ‘Lucy and me’ than I do of ‘me’)고 고백, 자신이 아내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턴불 다음에 총리 자리를 차지한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제30대 총리, 2018년~2022년 5월)의 부인 제니 모리슨(Jenny Morrison) 여사는 시드니 북부 소재 총리 관저 ‘Kirribilli House’의 안주인으로 남았다. 그녀는 총리 영부인이라는 스포트라이트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두 딸은 부부의 자택이 있던 시드니 남부 서덜랜드 지역(Sutherland Shire)에 있는 학교까지 매일 차로 통학했다.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폴 키팅(Paul Keating. 제24대 총리, 1991년~1996년) 총리가 가진 정치 지도자로서의 비전과 열정에 가려진 부인 애니타 키팅(Annita Keating) 여사는 영부인으로서의 노출보다는 네 자녀에 대한 헌신, 예술기관 및 무용단 후원, 개인적 취미인 사진에 만족하며 지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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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든 여사는 연방선거 한 달 전인 지난 2022년 4월, 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내 일은 내 하루의 일과에 집중하고 또 앤서니가 그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제 공식적으로 호주의 퍼스트 레이디가 예정된 그녀가 어떤 행보를 보일런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은 ‘The Australian Women's Weekly’ 매거진과의 공동 인터뷰 당시 이미지. 사진 : Australian Women's Weekly 인터넷 페이지 캡쳐

   

그녀는 키팅 총리의 정치 경력, 그리고 23년간의 결혼생활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예술가로서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찾았다고 선언했다.

케빈 러드 총리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뒤 다음 선거에서도 집권에 성공했던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제27대 총리, 2010년~2013년) 총리는 캔버라의 The Lodge에 거주했으며, 당시 파트너인 미용사 팀 매티슨(Timothy Raymond Mathieson)이 있었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둘의 관계는 매티슨이 전 파트너를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7,000달러의 벌금형이 부과(2023년)되기 2년 전(2021년) 끝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키팅 총리에 이어 최고 지도자가 된 존 하워드(John Howard. 제25대 총리, 1996년~2007년) 총리의 부인 자넷 하워드(Janette Howard) 여사는 남편의 12년 재임 기간 동안 Kirribilli House에 거주하면서 10대의 세 자녀를 성인으로 키워냈다.

그녀는 공식적 행사, 캠페인 등에서 남편과 동행하는 것 외에는 공공 영역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정계 소식통들에 의하면 자넷 하워드 여사는 ‘왕좌 뒤에 있는 진정한 권력자로서의 신뢰’를 보여주었고 예리한 조언자 역할을 했다.

 

헤이든 여사, “영부인으로서의

이력,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역대 총리의 부인들 가운데 ‘오늘날 최고 정치 지도자의 파트너 역할을 정의했다’고 평가받는 마가렛 휘틀럼 여사는 자넷 하워드를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The Lodge를 떠난 지 30년 후, 휘틀럼 여사는 자넷 하워드 여사에 대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가 거의 없기에 (영부인으로서는) 영 아니다”(Janette Howard “is useless in terms of how little she really gives the community”라고 썼다.

마가렛 휘틀럼 여사는 ‘National Trust of Australia’(호주 원주민, 자연 및 역사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사회 기반의 비영리 단체의 국가 최고 기구)에 의해 ‘국보’라 할 수 있는, ‘National Treasures’로 선언된 두 명의 총리 배우자 가운데 한 명이다.

다른 한 명은 헤이즐 호크(Hazel Hawke. 제23대 Bob Hawke 총리의 부인) 여사이다. 두 영부인 모두 남편(총리)의 경력에 단순히 도움이 되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고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했으며, 또 성공했다. 헤이즐 호크 여사는 남편이 수없이 부정한 일(infidelities)을 저지를 때에도 남편 곁을 지켰지만 밥 호크는 총리직이 끝난 뒤 부인 곁을 떠났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정치부 토니 라이트(Tony Wright) 부국장은 이 논평에서 “조디 헤이든 여사가 공식적으로 알바니스 총리와 결혼을 하고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조언을 구해야 한다면, 그녀에게는 새로 배워야 할 이력이 부족한 편은 아니다”고 평하면서 “아마도 그녀는 경력의 대부분을 The Lodge의 한 구석에 남겨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영부인으로서 마가렛 휘틀럼 여사와 같은 역할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는 의견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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