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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던 이들이 업무 중 한 동안 커피를 마시지 못한 경우 두통을 느낀다면, 이는 카페인 금단(caffeine withdrawal)이라는 흔한 증상일 수 있다. 사진 : Pixabay / magnetme

 

인지장애-신체조정 능력-떨림-독감 현상 등 단순한 ‘두통’ 이상의 증상 나타날 수도

 

아침이면 꼭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며 심지어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정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이 같은 ‘카페인 금단’(caffeine withdrawal)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카페인이 사람들로 하여금 ‘의존하게 만드는’ 약물이라는 사실, 즉 카페인이 기분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우리의 뇌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상기시킨다고 할 수 있다.

시드니대학교 약물 및 알코올 연구원인 류 밀스(Llew Mills) 박사는 “커피에는 중독성이 있다”며 “잠시 이를 마시다가 중단을 시도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듯 이는 잘 확립된 금단증후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카페인 금단 현상으로 두통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이 현상은 보통은 커피를 마신 후 12~24시간 내 두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카페인은 우리 몸에 빠르게 작용한다. 단 3일 동안만 계속해 커피를 마시다가 중단해도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카페인 금단은 단순히 두통 이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인지장애, 신체조절 능력 저하, 떨림,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미국정신의학회가 작성한 정신질환의 진단기준) 다섯 번째 개정판(‘DSM-5’)에서 공식 진단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다른 중독성 물질과 달리 밀스 교수는 권장량만큼 섭취할 경우 카페인은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물론 이 ‘권장량’은 연령, 건강상태, 임신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이 단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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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은 사람들을 쉽게 중독시켜 단 3일만 커피를 마시던 이들이 이를 중단하면 곧바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 : Unsplash / Davies Designs Studio

   

금단성 중독, 그 작용은

 

카페인은 혈관수축 효과가 있어 혈관을 좁히고 뇌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킨다. 아데노신(adenosine)이라는 뇌 화학물질의 효과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데노신은 혈관을 넓히거나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카페인은 아데노신을 결합하는 수용체에 달라붙어 이런 효과를 차단한다. 카페인의 혈관수축 효과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량 급증으로 발생하는 두통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이 효과를 높이고자 진통제에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카페인 섭취(혈관수축 물질의 매일 투여)를 중단하게 되면 반동효과가 나타난다. 이유는, 카페인이 아데노신을 차단하는 동안 뇌는 더 많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생성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커피 마시기를 중단하면 갑자기 아데노신에 결합할 수용체가 더 많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혈관이 넓어지고 그에 따른 혈류 증가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금단성 두통의 간단한 치료법은 한 잔의 커피가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주방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작동할 계획이 없다면, 대개 이틀에서 일주일 이상 지속될 수도 있는 두통을 참아내야 한다.

 

카페인을 끊고자 한다면

 

만약 카페인을 영구히 끊고자 한다면 금단기간으로 인한 불편함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감기를 멈추게 하는 것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복용량을 맞추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마시는 카페인의 양에 따라 금단 증상의 심각도가 결정될 수 있다.

대체 음료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 커피 대신 카페인 제거 커피(decaf)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밀스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커피를 많이 마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를 테스트했다. 두 그룹에는 디카페인 음료를, 대조군에는 물 한 컵을 제공했다(밀스 박사는 시험을 위해 최고 품질의 디카페인 커피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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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금단은 두통 등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또한 혈관수축 효과로 두통을 완화할 수도 있다. 사진 : Unsplash / Nick Hillier

   

그 결과 디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있음을 알고 있던 참가자들조차 금단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밀스 박사는 이 이유 중 일부는 뜨거운 음료를 만드는 단순한 행위에서 기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만약 커피 마시기를 중단하고 싶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통 없이 하루나 이틀 동안 커피 없이 지낼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금단 두통을 겪는 경향이 있다면,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듯하다.

밀스 박사의 조언은 금단 증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품질 디카페인 음료도 금단 증상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결국 카페인은 자극제로써 뇌와 신경계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즉 두통을 치료할 수도 있고,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고통이 없고 이득 또한 없는 것은 아니다. 적당량을 섭취하면 카페인이 심혈관 질환, 당뇨, 암,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런 점에서 밀스 박사는 “만약 어떤 물질에 의존해야 한다면, 카페인은 아마도 제법 좋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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