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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가 해외여행자 유치를 위한 검역 없는 국경 개방을 발표하면서 호주정부관광청(Tourism Australia)이 새로운 광고물을 제작해 영국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집행을 시작했지만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여행 목적지로써의 호주는 맨 끝에 자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최근 호주관광청이 영국, 미국, 독일 등을 대상으로 시행한 호주 관광 캠페인 ‘Come and Say G'Day– Don't Go Small’ 동영상의 한 장면.

 

‘Tourism Australia’의 캠페인 재개 불구, 여행지로써의 호주는 ‘맨 끝’

 

팬데믹 사태 시작과 함께 국경을 폐쇄했던 호주 정부가 다시금 해외여행자에게 문호를 개방했지만, 호주 관광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국 여행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국경 제한을 완화한 데 이어 이달 21일(월)부터는 호주를 방문하려는 각국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검역 절차 없이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이어 호주정부관광청(Tourism Australia)이 위축된 호주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영국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한 호주 관광 장려에 착수했다.

이달 셋째 주부터 호주관광청은 런던 중심부의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에 있는 대형 디지털 광고판을 임대, 호주 여행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광고에는 NSW 주 크라우디 베이 국립공원(Crowdy Bay National Park)의 황금빛 모래 해변에 서 있는 캥거루 사진과 함께 ‘Come and say G’day‘라는 메인 카피가 담겨 있다.

호주관광청이 5,600만 달러를 들여 새롭게 시작한 이 광고는 ‘Come and Say G'Day– Don't Go Small’ 캠페인의 일환으로 런던을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를 대상으로 펼쳐진다.

이번 캠페인에 앞서 호주관광청은 지난 2019년 호주 출신의 세계적 팝 가수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를 모델로 하여 ‘영국의 이웃’(Neighbours)인 호주를 부각시키려는 취지로 3분 길이의 동영상 광고를 제작했으나 그해 여름시즌의 엄청난 산불 피해로 인해 영국민을 대상으로 한 광고 집행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이 영상에서 미노그는 호주 뮤지션 에디 퍼펙트(Eddie Perfect)가 작곡한 ‘Matesong’(Call on your friends in Australia라는 메시지 강조) 노래와 가사 내용에 맞춰 각 여행지로써 호주가 내세우는 다양한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영국의 친구(mate)들에게 “(브렉시트로 골치 아픈) 뉴스는 끄고 뒤뜰(호주)에 나가 크리켓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은 영국에서 시작한 뒤 곧이어 호주 국내 사정(산불)으로 더 이상 집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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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각국 여행자 입국 허용을 발표한 후 런던 기반의 한 컨설팅 사가 영국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올해 안에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이들 중 6%만이 호주를 목적지로 꼽았다. 사진은 지난 해 ‘델타’ 변이로 인한 봉쇄 조치 이후 다시 방문자를 허용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 사진 : 김지환 / The Korean Herald

 

이런 가운데 이번 영국, 미국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새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정작 영국 여행자들의 호주에 대한 관심을 크게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와 멜번(Melbourne) 기반의 디 에이지(The Age)가 입수한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여행자들은 결코 시드니 본다이비치(Bondi Beach) 또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를 드라이빙으로 즐기거나 트레킹 하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조사 결과 영국인들은 여행 목적지로 북미,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국가에 이어 호주를 맨 끝에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런던 기반의 글로벌 컨설팅 사 ‘Redfield & Wilton Strategies’가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로, 이 분석에 따르면 호주는 영국 여행자를 끌어들이는 데 있어 거리가 멀다는 지리적 불리함을 극복해야 한다. 1,5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는 호주가 해외여행자를 위해 국경을 재개방 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려는 이들은 극히 적은 비중이었다.

이 조사에 응한 이들의 63%는 앞으로 3개월 이내 어디든 여행을 떠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중 40%는 그 목적지로 해외를 생각한다는 답변이었다. 이런 가운데 호주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내용은,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목적지에서 호주가 맨 마지막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고려하는 이들이 생각하는 여행 지역(복수 응답)은 유럽(78%)이 가장 높은 비중이었으며 북미(15%), 아시아(12%), 아프리카(10%) 순이었다.

올해 여행 계획에서 시드니나 멜번, 퀸즐랜드 해변 도시 또는 애들레이드(Adelaide, SA)를 목적지에 포함하겠다는 답변은 불과 6%로, 남미를 원하는 이들(7%)보다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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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을 모델로 제작된 영국 여행자 대상의 캠페인 중 한 장면(사진). 호주와 영국의 크리켓 경기에서 미노그가 양국 유니폼을 입고 두 응원단 사이에서 ‘Matesong’의 ‘Don’t bite your nails to the cuticles‘ 부분을 노래하는 부분이다. 골치 아픈 일에 손톱만 물어뜯지 말고 호주로 훌쩍 떠나보라는 메시지이다. 이 광고는 당시 산불 사태로 집행 직후 중단됐다. 사진 : 호주 관광청(Tourism Australia)

   

영국인들이 호주를 여행지 목록에서 맨 끝에 둔 이유는 ‘너무 먼 거리와 그로 인한 높은 여행비용’이었다. 올해 안에 해외여행을 고려한다는 이들의 70%가 이 때문에 ‘호주를 방문할 생각이 없고, 또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었으며 특히 63%는 ‘호주를 여행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런 반면 호주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주의 엄격한 COVID-19 제한 조치(팬데믹 사태로 국경을 장기간 폐쇄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호주가 유일하다)가 호주를 바람직하지 않은 여행지로 만들었다고 답한 비율은 10%에 불과했으며, 이번 전염병에 대한 호주의 방역 관리가 호주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는 이들은 13%였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Edinburgh, Scotland)에 기반을 둔 여행사이자 메타 검색엔진 ‘Skyscanner’에 따르면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가 국경 개방을 발표한 첫날 호주 여행 예약은 199%나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인들의 예약이 가장 많았으며 독일, 인도, 아일랜드 순이었다.

이 회사 대변인은 “여행자들이 항공편 검색과 예약 등 여행 여건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초기에 예약이 급증했으며, 이어 호주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를 방문하려는 이들 등 긍정적 수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호주가 팬데믹으로 국경을 폐쇄하기 전, 2019년 한 해 동안 호주를 방문한 해외여행자는 940만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이들 여행자의 가장 많은 국적은 중국이었으며 뉴질랜드, 미국, 영국, 일본 순이었다. 또 이들이 호주에서 지출한 비용은 445억 달러에 달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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