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멜번 인구 1).jpg

팬데믹 사태 이후 멜번(Melbourne)은 호주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 손실을 보았지만 2030년에는 시드니를 능가하는 호주 최대 도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멜번의 대표적 카페 거리 중 하나인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Degraves Street)의 오후 풍경. 사진 : City of Melbourne

 

‘Centre for Population’ 전망... ‘늘어난 이민자 유입-적은 인구 이탈’로

 

코로나바이러스 신종 감염증이 세계적 유행병으로 선포된 후 호주 국경 폐쇄와 함께 방역 차원에서 멜번(Melbourne, Victoria)은 가장 빈번하게 도시를 봉쇄(lockdown)한 바 있다. 아울러 가장 많은 인구가 빠져나간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구변화를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인구 하락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

최근 호주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를 보면 멜번 인구는 2021년 9월까지 이전 12개월 사이 6만 명 이상이 감소했다. 이는 호주 각 지역 수도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멜번의 감소된 인구 중 3분이 1가량은 다른 지역(VIC 주 지방 지역 또는 다른 주로의 이주)으로 이주한 이들이지만 나머지는 외국인 근로자 등 장단기 취업자들이 자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멜번의 인구 감소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연방정부 인구예측기관인 ‘Centre for Population’은 올해에도 멜번 인구가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오는 2030년에는 시드니를 제치고 호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 인구,

타 지역 이주로 감소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 인구학자인 리즈 앨런(Liz Allen) 박사는 COVID 팬데믹 기간 중의 호주 국경 폐쇄가 시드니와 멜번 인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호주로 유입된 이민자는 대도시에서 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는 앨런 박사는 “좋은 교육과 고용 기회, 문화적 연결성으로 인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국경 폐쇄로 인한 이민자 유입 차단은 인구 감소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또 시드니 인구 감소와 관련해 멜번대학교 인구학자 토마스 윌슨(Thomas Wilson) 박사는 “시드니가 새로운 해외 이민자를 끌어들이는 가운데 이 도시는 높은 생활비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떠나려는 이들을 붙잡고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드니에서 지방 지역이나 다른 주(State)로의 이주는 보다 편리한 라이프스타일을 찾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높은 주택가격 등 생활비 부담도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어 “시드니의 경우 해외 이민자 유입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기존 거주자의 이주로 인해 더 많은 인구 감소를 겪게 될 것”이라는 윌슨 박사는 “인구예측센터의 추측을 보면 멜번은 해외 이민자 유입이 더 많은 반면 내부에서의 이탈은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멜번 인구 2).jpg

인구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COVID 팬데믹 기간 중의 호주 국경 폐쇄가 시드니와 멜번 인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멜번 도심 지역의 한 카페. 사진 : Visit Victoria

  

다만 그는 멜번 인구가 팬데믹 사태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은 인구학자들이 정부의 이민정책 변화, 경기침체 등 인구에 미칠 앞으로의 영향을 전망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염병 사태가 진행 중이던 시기, 공공보건 조치에 따른 격리 규정과 함께 멜번의 인구 감소는 상당수 기업들의 직원부족 사태를 초래했다. 앨런 박사는 “멜번은 물론 호주 전체가 경제적으로 더 번영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해외 이민자 유입이 필수”라고 말했다.

 

국제학생들, 도심 지역

인구 변화의 핵심

 

빅토리아 주에서 멜번 시티(City of Melbourne)는 전체 지방의회 지역(Local Government Area) 중 가장 큰 인구 감소를 겪었다. 멜번 시티의 샐리 캡(Sally Capp) 시장은 호주 국경이 폐쇄됨으로써 도시 인구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멜번 시티 카운슬 자료는 전염병 사태가 발생하기 전, 각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멜번 도심(Central Business District) 인구의 38%, 멜번 이너시티(inner city) 교외지역(suburb)인 칼튼(Carlton) 인구의 39%를 차지했음을 보여준다.

앨런 박사는 전염병 대유행 기간의 배타적 정책이 해외에서의 이주자로 인한 인구 반등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염병 사태와 봉쇄 조치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제공한 보조금 대상에 임시비자 소지자는 제외되었으며, 팬데믹 선포 직후인 2020년 4월,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국제학생과 임시비자 소지자들에게 “자국으로 돌아갈 때”라고 말하며 이들에게 팬데믹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아시아계 호주인, 특히 중국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행위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앨런 박사는 “호주가 과거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것을 보여주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거주자들의

지방 지역 이주 ‘러시’

 

광역 멜번(greater Melbourne)의 인구가 팬데믹 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빅토리아 지방 지역은 지금 그 변화(인구 성장)를 경험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 남부 해안, 목가적 풍경을 가진 작은 도시이면서 서핑으로 알려진 토키(Torquay. 멜번 남서쪽 80km 거리에 있는 인구 1만3,000명의 해안 도시), 론(Lorne. 멜번 남서쪽 140km 거리에 있는 인구 1,200명의 해안 타운)의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 지방의회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거주 인구는 무려 4.4%가 늘어났다.

이들, 토키의 인구 증가에 기여한 사람들 중에는 바네사 보그(Vanessa Borg)도 있다. 그녀는 지난 2020년 말 토키로 이주한 뒤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멜번 서부(Melbourne west) 지역에 거주하던 보그씨는 팬데믹 사태 직후 질롱(Geelong. 멜번 남서쪽 약 80km 거리에 있는 인구 27만 명의 도시)으로 갔다가 다시 토키로 이주한 것이다.

 

종합(멜번 인구 3).jpg

호주국립대학교 인구학자인 리즈 앨런(Liz Allen. 사진) 박사. 도시 인구의 지방 지역 이주가 증가하는 가운데 그녀는 교육, 고용, 보건 등 모든 부문에서의 ‘상당한 불균형’을 감안, 인구성장 지방 지역에 대한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그녀가 멜번을 떠나기로 결심한 배경에는 전염병 사태로 인한 도시 봉쇄(lockdown)도 한 요인이었다. 첫 번째 봉쇄를 경험한 그녀는 질롱을 거쳐 토키에 정착한 뒤 “멜번에서와 달리 이곳에 거주하면서부터는 빅토리아 주 내에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멜번의 높은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이 컸다. 토키는 멜번(2022년 3월 기준으로 중간 주택가격 80만 달러)에 비해 주택가격이 크게 저렴했기 때문이었다. 이곳으로 이주한 뒤 보그씨는 빅토리아 주 정부가 제공하는 첫 주택구입자 보조금(first home owner's grant)에 연방정부가 자가 주택을 건축하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보조금(home builder grant)으로 총 4만5,000달러를 받았고 비교적 수월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인구 성장 지방 지역에

정부의 적절한 투자 필요

 

토키의 대형 슈퍼마켓 ‘Dustys Bulk Foods’를 운영하는 리사 뉴턴(Lisa Newton)씨는 증가하는 인구의 이점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하게 늘어나는 이들로 인해 그녀의 사업도 더 호황을 누리기 때문이다.

앨런 박사는 대도시에 비해 교육, 고용, 보건 등 모든 부문에서의 ‘상당한 불균형’을 감안할 때 정부가 인구성장 지역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투자’는 지역 경제를 위한 것뿐 아니라 사람과 휴머니티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녀의 제안이다.

윌슨 박사는 “멜번 또한 향후 더 많은 거주자를 수용해야 하기에 주택, 교통을 비롯한 주요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이어 그는 “우리는 종종 호주의 각 도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지만 현재 인구를 위한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하다”면서 “미래 인구 증가를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시드니-멜번의 인구변화 예측

(각 연도의 예측 인구는 회계연도 말을 기준으로 한 것임. 2021년의 경우 2021년 6월 30일 기준)

(연도 : 시드니 / 멜번-명)

-2021 : 5,364,100 / 5,109,100

-2022 : 5,350,000 / 5,092,300

-2023 : 5,401,300 / 5,167,300

-2024 : 5,470,700 / 5,270,900

-2025 : 5,544,600 / 5,382,200

-2026 : 5,617,800 / 5,492,600

-2027 : 5,690,200 / 5,602,000

-2028 : 5,761,900 / 5,710,500

-2029 : 5,832,800 / 5,818,100

-2030 : 5,902,900 / 5,924,700

-2031 : 5,972,300 / 6,030,500

-2032 : 6,041,200 / 6,135,600

Source: Centre for Population, 2021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멜번 인구 1).jpg (File Size:143.5KB/Download:15)
  2. 종합(멜번 인구 2).jpg (File Size:142.4KB/Download:13)
  3. 종합(멜번 인구 3).jpg (File Size:73.0KB/Download:1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01 뉴질랜드 강창희 국회의장 주최 동포 초청 간담회 굿데이뉴질랜.. 14.03.11.
6800 뉴질랜드 더니든 남성 99글자짜리 이름으로 개명 성공 굿데이뉴질랜.. 14.03.11.
6799 뉴질랜드 주오클랜드분관 청사 이전 안내 굿데이뉴질랜.. 14.03.11.
6798 뉴질랜드 2014 한인의날 Korean Day 안내 (3월 15일) 굿데이뉴질랜.. 14.03.11.
6797 뉴질랜드 제34회 한국어능력시험(TOPIK) 대비 오리엔테이션 및 문제해설 특강 (4주) 굿데이뉴질랜.. 14.03.11.
6796 뉴질랜드 총선 끝난 후 ‘뉴질랜드 국기 교체 여부’ 국민투표 굿데이뉴질랜.. 14.03.12.
6795 뉴질랜드 청소년 백일장 우리말 글쓰기 예선 합격자 굿데이뉴질랜.. 14.03.13.
6794 뉴질랜드 A형 간염 주의보 ‘감염자 접촉 사과, 복숭아 리콜’ 굿데이뉴질랜.. 14.03.14.
6793 뉴질랜드 대한민국 하키 여자국가대표팀, 뉴질랜드 하키 여자국가대표팀과 공식 경기 예정 굿데이뉴질랜.. 14.03.14.
6792 뉴질랜드 다음 정권은 9월 20일에 결판난다 굿데이뉴질랜.. 14.03.14.
6791 뉴질랜드 기업체, 고유식별번호로 통합 관리한다 굿데이뉴질랜.. 14.03.14.
6790 뉴질랜드 뉴질랜드, OECD중 단연 경제 성장률 높아 굿데이뉴질랜.. 14.03.18.
6789 뉴질랜드 웰링턴 박지관 교수, 여왕메달(QSM) 수여 굿데이뉴질랜.. 14.03.18.
6788 호주 시드니 대학들, 건물 증축에 수십억 달러 쏟아 부어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7 호주 호주, 아동빈곤 늘어나고 자선단체 기부도 줄어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6 호주 끊이지 않는 시드니 지역 총기 사건, 공원 주차장서 또 발생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5 호주 NSW 주 재무장관, “경제 성장의 강한 탄력 확신...”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4 호주 총기공격 사건 수사 경찰, 펀치볼서 총기 압수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3 호주 코만체로 조직원 총기살해 사건 용의자 체포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2 호주 호주의 ‘Generation Y’, 그들의 젊음과 불안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1 호주 한류의 또 다른 바람 ‘한국의 후라이드 치킨’ file 호주한국신문.. 14.03.20.
6780 뉴질랜드 2014 오클랜드 한인의 날 성공리에 개최 굿데이뉴질랜.. 14.03.21.
6779 뉴질랜드 외국인 주택매매중 1/4은 중국인이 사들였다 굿데이뉴질랜.. 14.03.21.
6778 뉴질랜드 뉴질랜드 낮은 실업률, 고용시장 안정화 국면 file 굿데이뉴질랜.. 14.03.21.
6777 뉴질랜드 뉴질랜드 경제 상승곡선위에서 주춤주춤 굿데이뉴질랜.. 14.03.24.
6776 뉴질랜드 교육부, 학생성적에 따라 학교운영비 지원 추진 굿데이뉴질랜.. 14.03.24.
6775 호주 한국, 호주·오만·쿠웨이트와 조별리그 호주동아일보 14.03.26.
6774 호주 메디뱅크 매각 추진..주식 공모 방식, 40억불 가치 추산 호주동아일보 14.03.26.
6773 호주 “홈론 대출기준 완화하지 말라” 호주동아일보 14.03.26.
6772 호주 한국인 박씨, 파경으로 약혼 비자 만료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6.
6771 호주 권혜승 '나비부인' 데뷔로 올해 시즌 개막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6.
6770 호주 애보트 총리 “첫 방한 고대하고 있다”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6.
6769 뉴질랜드 혹스베이지역 돼지독감 발생, 주의보 발령 굿데이뉴질랜.. 14.03.28.
6768 뉴질랜드 한-뉴질랜드 경제공동위, 양국간 협력 강화 합의 굿데이뉴질랜.. 14.03.28.
6767 호주 72억불 프로젝트 파이낸싱 계약 완료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6 호주 2000년 이후 이민자 설문조사 3%만 긍정 평가, 40% “1년간 차별 경험”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5 호주 송 한인회장, 스트라스필드시에 건의안 제출 계획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4 호주 애보트 총리, 영국 왕실 작위 부활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3 호주 호주 야당 “최선의 딜 여부 정밀 감사할 것”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2 호주 호주 야당 “최선의 딜 여부 정밀 감사할 것”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1 호주 AFC 아시안컵축구, 북한 중국 우즈베키스탄 C조 file 호주동아일보 14.03.28.
6760 호주 애보트 총리 “봉쇄 작전 큰 효과” 선언 file 호주동아일보 14.03.31.
6759 호주 합참의장 출신.. 애보트 총리 측근 file 호주동아일보 14.03.31.
6758 호주 2.5%.. 호주달러 미화 93센트 육박 file 호주동아일보 14.04.01.
6757 뉴질랜드 국민 3분의 1 "수입 격차 점점 벌어지고 있다" file 굿데이뉴질랜.. 14.04.02.
6756 호주 여야, 군소정당 총력전 호주동아일보 14.04.02.
6755 호주 바이키단체 변호사 ‘명예훼손’ 보상 청구 file 호주동아일보 14.04.02.
6754 호주 스트라스필드시 연방, 주정부 입장 청취 후 처리 방침 호주동아일보 14.04.02.
6753 호주 BP, 필립모리스 "호주 생산 중단" 발표 file 호주동아일보 14.04.02.
6752 뉴질랜드 유아교육은 뉴질랜드가 미국보다 앞서 굿데이뉴질랜.. 14.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