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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학생들의 학업 결과를 측정하는 NAPLAN 시험 결과, 전반적으로 학업 성취도 감소는 없었지만 9학년 남학생의 거의 15%는 '읽기' 능력에서 교육 당국이 설정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사진 : NSW Department of Education

 

“전반적으로 학업 성취도는 하락하지 않았지만 참여 학생 감소는 우려” 지적

 

호주 학생들이 학업 결과를 달성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3, 5, 7, 9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쓰기, 언어(철자, 문법과 구두점) 및 수리력을 평가하는 NAPLAN(National Assessment Program – Literacy and Numeracy) 시험 결과, ‘읽기’ 부문의 경우 9학년 남학생의 거의 15%가 교육 당국이 설정한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평가 결과에 대해 ‘mixed bag’이라는 말로 설명하면서 전반적으로 학업성취가 하락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 시험을 주관하는 ‘Australian Curriculum, Assessment and Reporting Authority’(ACARA)는 9학년 학생들에게서 철자법 실력 하락, 같은 학년 남학생의 읽기 능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5년 동안의 장기적인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학생들의 학업성취 결과는 ‘대체로 동일하거나 향상되었음’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주 정책연구소인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 교육 프로그램 책임자인 조다나 헌터(Jordana Hunter) 박사는 “올해 결과는 많은 이들이 COVID-19의 혼란을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한 학문적 영향이 없었음을 보여주지만 전염병 사태 이전부터 나타난 수리 부문에서의 전반적인 성적 하락은 걱정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헌터 박사는 “모든 주와 테러토리에서, 각 연도에 걸쳐 이 같은 수학 능력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상당히 낮다”면서 “여기에는 COVID-19의 혼란이 영향을 준 것일 수 있지만 분명하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국적으로 수학교사가 부족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녀는 특히 9학년 남학생의 ‘읽기’ 능력 감소는 정책 입안자들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올해 NAPLAN 결과 9학년 남학생의 86.5%만이 국가 최소 읽기 기준을 충족했다. 이는 NAPLAN 첫 해인 2008년보다 5% 감소한 수치이다.

헌터 박사는 “전통적으로 남학생의 경우 동료 여학생에 비해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지만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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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학년 및 과목별 올해 NAPLAN의 전반적인 결과. Source : ACARA

   

COVID의 시험 결과 영향,

판단하기 힘들어

 

헌터 박사는 “COVID-19 기간 동안 거의 1년간 가정에서의 온라인 학습을 지속한 빅토리아(Victoria) 주의 시험 결과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적 영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 주를 비롯해 호주 전역에서 3, 5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읽기’, ‘쓰기’ 능력은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8년까지 10년 동안 전국적인 ‘쓰기’ 능력 감소도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빅토리아 주의 경우, 7학년 및 9학년 학생들의 ‘쓰기’ 능력은 상당한 향상을 보였다.

하지만 헌터 박사는 빅토리아 주 5학년 학생들의 ‘문법’ 능력 감소는 초등학교 초기, 팬데믹으로 인한 가정 학습이 상위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 결과에 더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PLAN 참여비율, 크게 하락

 

3, 5, 7, 9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치르는 NAPLAN 시험은 의무적인 것이 아니다. 즉 학부모는 해당 학년 자녀의 시험응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올해 시험은 NAPLAN이 시작(2008년)된 이래 가장 적은 학생이 참여했다. 그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ACARA의 데이빗 드 카발로(David de Carvalho) 최고경영자는 “전반적으로 이 평가 참여비율이 2% 감소한 것은 ‘우려할 만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낮은 참여는 결과 분석과 국가적 수준에서 읽고 쓰는 능력, 수리 능력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얻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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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교육부의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사진) 장관은 올해 평가 결과와 관련해 각 학년의 학업성취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찰스 스터트대학교(Charles Sturt University) 오렌지 캠퍼스(Orange campus)를 방문, 레니 레온(Renée Leon. 왼쪽) 총장과 자리를 함께 한 클레어(오른쪽) 장관. 사진 : Charles Sturt University

   

헌터 박사는 COVID-19는 물론 NSW 주의 홍수 비상사태 등 자연재해가 시험응시 감소라는 타격이 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그녀는 “하지만 이런 추세(시험응시 학생 감소)는 전염병 사태 이전부터 실제 집계로 나타난 것”이라며 “NAPLAN 시험은 학생 개개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커뮤니티 일각의 견해 때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개선 사항 있지만

격차는 더 확대되는 상황”

 

올해 NAPLAN 평가를 보면 원주민 출신 학생들의 학업성취는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학생의 시험 참여는 가장 낮은 비율이었다. 특히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의 9학년 학생들 가운데 67.8%만이 수리능력 평가에 참여했다.

헌터 박사는 “시험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데이터에 대한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원주민 출신 학생들이 학교에서 읽고 쓰는 능력 및 수리 부문 학습 결과를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2022년 데이터는 고학력 부모를 둔 학생과 저학력 자녀간의 학업성취 격차가 개선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면서 “첫 NAPLAN을 치르는 3학년 학생과 마지막 평가 대상인 9학년 학생 사이에서도 격차는 계속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에서 교육부를 맡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장관도 학생간 성적 격차 확대를 우려했다. 클레어 장관은 “부모가 누구인지, 어디에 거주하는지, 피부색이 어떠한지에 따라 그 자녀의 삶의 기회가 달라지는 국가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 “추후 전국 학교개혁 협약(National School Reform Agreement)의 일환으로 우리는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협정은 향후 5년간 학교 지원자금과 우선지원 순위를 규정하게 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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