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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국 교육노동조합(AEU)이 지난 2021학년도 각 학교 자금 지출을 조사한 결과 학교시설 투자에서 사립이 공립학교를 크게 능가했다. 하지만 사립학교 연합단체는 사립의 자금이 학부모 및 학교 커뮤니티의 투자를 통해 마련된 것이라며 “잘못된 비교”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남부호주(South Australia) 주 소재의 한 하이스쿨. 사진 : ABC 방송 ‘7.30’ 프로그램 화면 캡쳐

 

‘Australian Education Union’ 보고서, 전체 공립학교 절반이 지출한 비용에 해당

2021학년도에만 1억7,560만 달러 지출?... 비정부학교들, “왜곡된 비교 데이터” 반박

 

일부 유명 사립학교가 막대한 자금을 새 시설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금지출 비교가 잘못된 것이라는 반박이 거세다.

지난 2월 23일(금) 호주교육노동조합(Australian Education Union. AEU)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NSW 및 빅토리아(Victoria) 주 소재 5개 명문 사립학교가 지난 2021학년도, 학교 시설에 투자한 자금은 호주 전체 공립학교의 절반이 사용한 비용을 능가한다.

보고서를 보면, 이들 5개 사립학교는 한해(2021학년도) 1억7,560만 달러를 지출한 반면 호주 전역 3,372개 학교(전체 공립학교의 약 절반)가 교육 시설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1억7,440만 달러이다.

시드니 동부 소재 명문학교로 꼽히는 Cranbrook School은 한 해 동안 빅토리아 및 타스마니아(Tasmania) 소재 전체 공립학교가 사용한 자금보다 더 많은 6,240만 달러를 학교 건물에 시설했다.

AEU의 코레나 헤이소프(Correna Haythorpe) 전국회장은 “정부 자금지원을 받는 사립학교가 오피스 타워를 구입하고 8천만 달러 규모의 스코틀랜드 성을 짓고 있는 반면, 모든 주(State)와 Northern Territory의 공립학교들은 자금이 부족하고 점차 늘어나는 학생 수에 대처하고자 기존 교실을 2개로 나누어 사용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Ending the Capital Funding Divide in Australia's Schools’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번 AEU 보고서는 연방정부가 공립학교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하도록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작성된 것이다.

보고서는 “전체 공립학교의 1.3%만이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는 반면, 사립학교의 이 비율은 98%에 달한다”며 “반복적적 자금(recurrent funding) 확보 불평등으로 인해 신규 학교와 업그레이드 학교에 대한 지출에서 납득할 수 없는 300억 달러의 격차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들,

보고서 내용에 반발

 

이에 대해 사립학교 단체는 새 시설에 대한 자금 대부분이 학부모 기부 및 투자를 통해 마련된 것이라며 공립학교와의 자금지출 비교를 “기만적”이라고 말했다.

NSW 사립학교협의체인 ‘Association of Independent Schools of NSW. AISNSW)는 “비 공립학교(non-government schools)에서 운영되는 자금의 대부분(자립 부문에서 약 90%)이 20년에 걸쳐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학부모 및 학교 커뮤니티에서 자체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AEU 연구는 가장 불리한 비교를 얻기 위해 공립학교 자금 사용을 선별적으로 집계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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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주 공립과 사립학교의 학생 1인당 자금 지출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 Australian Education Union, ‘Ending the Capital Funding Divide Report’

   

AISNSW의 마저리 에반스(Margery Evans) 최고경영자는 “AEU가 자체 자금을 지원받은 몇몇 비정부 학교의 가장 큰 시설 프로젝트를 선별하여, 그해(2021학년도) 자본공사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었던 3,300개 공립학교와 비교하는 것도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5개 사립학교의 시설투자 총액은 1억7,560만 달러였는데, 이는 NSW 주 정부가 1개 공립학교(Chatswood High School)를 업그레이드 하고자 지출한 2억5,000만 달러보다 적다”고 반박했다.

“공립학교들이 전적으로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힌 가톨릭재단 학교 기구 ‘전국 가톨릭교육위원회’(National Catholic Education Commission. NCEC)도 AISNSW와 마찬가지로 “AEU 보고서는 왜곡된 자료를 담았다”고 지적했다.

NCEC의 자신타 콜린스(Jacinta Collins) 최고경영자는 “지금 우리는 여러 부문에 걸친 학교 자금지출에 대해 심각한 왜곡을 보고 있다”며 “예를 들어 (Australian Curriculum, Assessment and Reporting Authority의) 독립적 데이터 소스를 보면 2021학년도 NSW 및 빅토리아 주 공립학교에 대한 자본 지출은 1억7,500만 달러가 아니라 총 27억8,400만 달러였다”고 말했다.

비정부 학교의 전국 로비단체인 ‘호주 독립학교협의회’(Independent Schools Australia)는 사립학교 자금의 86%가 학부모 및 학교 커뮤니티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 기구의 그레이엄 카트(Graham Catt) 최고경영자는 “오늘날 우리는 모든 학교를 위한 자금 투자 권장사항을 지지하지만, 불행하게도 독립학교 공동체와 학부모들이 미래 세대를 위한 학교 프로젝트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교육노조를 비난했다.

최근 호주 생산성위원회(Productivity Commission)는 투자를 촉진하는 기부금에 대한 세금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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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주 공립과 사립학교의 학생 1인당 자금 지출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 Australian Education Union, ‘Ending the Capital Funding Divide Report’

   

더 큰 그림은 무엇?

 

이번 AEU 보고서는 교사노조와 대부분의 주(State)에서, 연방정부를 향해 더 많은 공립학교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 ABC 방송이 시사 프로그램인 ‘7.30’에서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전체 공립학교의 1.3%만이 ‘Gonski review’(학업 결과의 차이가 부, 소득, 권력 등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공평한 학교 자금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검토보고서)에서 권장하는 최소 자금을 지원받았다. 반면 사립학교의 거의 40%는 최소 금액보다 많은 자금을 받았으며, 향후 10년 동안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AEU의 헤이소프 전국 회장은 “총리는 공립학교에 전액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또한 우리는 운영자금 및 반복적 자금지원(recurrent funding)을 포함한, 새로운 양자협정을 요구하는 각 주-테러토리 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방 교육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장관은 이날(2월 23일) 멜번(Melbourne)에서 열린 AEU 전국회의에서 “주-테러토리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 문제는, 연방정부는 물론 주-테러토리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는 최근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주 정부와 학교자금 할당량을 ‘Schooling Resource Standard’(SRS)의 22.5%로 높이기로 합의했다. SRS는 각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총 공공자금의 양을 추정한 것이다. WA 이외의 주에서는 SRS의 25% 인상을 연방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날 AEU 전국회의에서는 녹색당 아담 밴트(Adam Bandt) 대표도 연설을 통해 연방정부의 SRS 몫이 높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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