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Kinnon Prize 1.jpg

정치적 비전과 협력, 용기, 윤리적 행동을 통해 호주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모든 정부 수준(연방, 주, 지방정부)의 정치 지도자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올해 4명의 ‘McKinnon Prize’ 수상자에 포함된 크리스 민스(Chris Minns. 왼쪽) NSW 주 총리와 도미넥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오른쪽) 전 주 총리. 사진 : 7 News 방송 화면 캡쳐

 

연방 Bridget Archer 하원의원-David Pocock 상원의원 등 4명의 대상자에 포함

 

The Bare Pit은 ‘입법부 회의실’을 가리키는 말로 구어체 용어인 ‘곰 구덩이’라는 비유에서 따온 호주의 속어(slang)이다. 격렬한 토론으로 시끄러운 입법 회의장을 의미하기 이전, 이 용어는 종종 허세 또는 전투적 토론 스타일과 동의어가 되기도 했다.

사실, 어느 정치적 논쟁의 장과 마찬가지로 ‘NSW Bear Pit’ 또한 ‘피가 흐르는 정치 스포츠의 장’이다. 가끔 거친 몸싸움과 심한 욕설이 오가기도 하는 일부 국가의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이는 것만큼 망가지지는 않지만, 정책을 놓고 벌이는 토론은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기 일쑤이다.

근래 이 ‘NSW Bear Pit’에서 보기 드물게 좋은 모습을 보인 정치인이 있다. 지난해 주 선거를 통해 9년 만에 노동당 집권을 성공시킨 크리스 민스(Chris Minns) 주 총리, 그에게 자리를 내준 연립(자유-국민당)의 도미닉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전 주 총리(전 NSW 자유당 대표)가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치러진 주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상대를 비난하는 일명 ‘네거티브’ 공격, 다시 말해 개인적 입장을 버리고 NSW 주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되는 ‘정책’을 놓고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켜가며 깨끗한 경쟁을 펼쳤다.

지난해 3월 25일 밤,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도 이들은 서로를 인정했다. 페로테트 당시 주 총리는 당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이번 선거는 진정으로 정상을 향한 경쟁이었다고 믿으며, 민스 대표는 훌륭한 NSW 제 47대 주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를 가져간 민스 NSW 노동당 대표 또한 “이번 선거 캠페인은 독특하게 존중과 예의의 모델이었고 어느 쪽도 수준 낮은 길(low road)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바람직한 경쟁을 이어간 페로테트 자유당 대표에게 존중을 표했다.

이들이 보여준 정치인으로서의 자세는 올해 저명 호주단체가 수여하는 ‘McKinnon Prize’ 수상으로 이어졌다. 독립적, 초당파적 단체 ‘Susan McKinnon Foundation’이 제정(2017년)한 이 상은 (정치적) 비전과 협력, 용기, 윤리적 행동을 통해 호주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모든 정부 수준(연방, 주, 지방정부)의 정치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다.

 

McKinnon Prize 2.jpg

올해 ‘McKinnon Prize’ 수상자 선정 패널 의장을 맡은 매콰리대학교 총장 마틴 파킨슨(Martin Parkinson. 사진) 박사. 그는 “지난해 주 선거 과정에서 두 지도자가 보여준 정치적 윤리는 다른 선거 캠페인에 대한 강력한 선례”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The Banyan Tree Leadership Forum에서 연설하는 파킨슨 박사. 사진 : Flickr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브리짓 아처(Bridget Archer, Division of Bass) 연방 하원의원(자유당), 데이빗 포코크(David Pocock, ACT) 상원의원(무소속)과 함께 주 정부 차원의 ‘공동 수상’은 이례적이지만 ‘McKinnon Prize’ 선정 패널은 “2023년 주 선거 이전과 캠페인 기간, 두 지도자가 보여준 예의 바르고 상대를 존중하며 실질적 기반의 정책을 통한 캠페인은 이 상 수상자를 결정짓는 강력한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선정 패널 의장이자 매콰리대학교 총장, 전 연방총리실 사무처장을 역임한 바 있는 마틴 파킨슨(Martin Parkinson) 박사는 “정치 현실에서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불필요하고 불건전한 수준의 적개심을 보는 것에 오랫동안 좌절감을 느꼈다”고 전제한 뒤 “두 지도자(Minns와 Perrottet)가 보여준 의심할 바 없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세는 정책에 기초한 선거 캠페인을 고수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정치적 이득을 챙겨왔던 이전의 방식을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파킨슨 박사는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두 지도자가 (정치적) 윤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다른 호주 선거 캠페인에 대한 강력한 선례가 된다”고 평가하면서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이 정상에서 좋은 모범을 보이면 이는 모든 수준의 정부 및 지역사회에 파급되고 시민들은 합의를 통해 협력하고 더 나은 정책의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고 강조했다.

수상자 선정 패널에 합류한 전 정부 최고 과학자 알란 핀켈(Alan Finkel) 박사도 다른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민스와 페로테트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핀켈 박사는 “호주는 고맙게도 전 세계 일부 국가에서 보듯 정치인들이 국민을 분열시키는 최악의 정치적 양극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를 유지하려면 호주 정치인들이 객관적이고 정중하게 행동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크리스 민스와 도미닉 페로테트는 이에 대한 아주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핀켈 박사는 “특히 NSW 주 정치는 심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데, 그렇다고 정책적 문제에 대해 상대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명예를 손상시킬 모든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런 면에서 우리 패널은 정치 현장이 실제로 예의 바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민스와 페로테트 지도자가 몸소 보여주었다는 것에 매우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McKinnon Prize 1.jpg (File Size:55.3KB/Download:8)
  2. McKinnon Prize 2.jpg (File Size:51.3KB/Download:1)
  3. 13 McKinnon Prize 수상자.hwp (File Size:76.5KB/Download: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01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800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9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8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7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6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5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4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3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2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1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0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89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8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7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6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5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4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3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2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1 호주 보험-금융 서비스 가격 상승 속, Private health insurance 3% 이상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0 호주 호주 각 학교 교장들, ‘최악’ 수준의 신체적 폭력-협박에 시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9 호주 ‘P-plate’ 상태의 자녀 ‘안전’ 고려한다면, 자동차를 사 주는 대신...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8 호주 계속되는 가계 재정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이 ‘부업’ 찾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7 호주 생활비 압박 지속... 정부,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6 호주 순 해외이민자 유입-자연 증가로 호주 인구, 곧 2천700만 도달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 호주 Minns-Perrottet 현직 및 전직 NSW 주 총리, ‘McKinnon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4 호주 정부, 비시민권자 대상으로 보다 수월한 ‘강제추방’ 가능한 법안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3 호주 주택 1sqm 당 프리미엄 가장 높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2 호주 할리우드 스타덤의 화려했던 순간, 그 기억을 간직한 영화 촬영 여행지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1 호주 자동차 절도-파손 및 가택침입 등 전국에서 ‘household crime’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0 호주 ‘충격적’ 일자리 급증... 실업률, 지난해 9월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9 호주 World Happiness Report... 호주인 ‘행복감’, 상위 10위에 올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8 호주 호주 당국, 프랑스 방문 여행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7 호주 COVID-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 1.6년 감소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6 호주 “유아기의 스크린 시청 시간, 부모와의 상호 언어형성 기회 빼앗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5 호주 ChatGPT-기타 인공지능 활용한 고등교육 부문의 부정행위 ‘극성’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4 호주 시니어 대상 pension 및 Jobseeker payments 등 복지수당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3 호주 NSW 예산계획,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투명성 향상에 목표 둘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2 호주 올들어 두 번째의 RBA 통화정책 회의, 이자율 4.35%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1 호주 2023년 NSW-VIC-QLD 주의 매매 부동산 4개 중 1개는 ‘현금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0 호주 tap-and-go 확대... 호주인들, 신용카드 수수료로 연간 10억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9 호주 주택 부족 심화... 부동산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얼마나 치솟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8 호주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 지급하면서 대학 학업에는 비용 청구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7 호주 NSW 교육부 장관, 주 전역 공립학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6 호주 연방정부의 새 이민전략 이후 주요 대학 국제학생 입학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5 호주 대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long COVID’,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4 호주 2024 럭비 시즌... CB City의 그린키퍼, ‘Bulldog’ 홈구장 관리 ‘만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3 호주 부유한 은퇴 고령자들, ‘Aged Care’ 비용 더 지불해야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2 호주 최대 220만 명 ‘기본 권리’ 변경 위한 ‘Work-from-home’ 논쟁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