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청소년 자살 1).jpg

주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 기간 동안 여성 자살률 또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나와 이의 예방을 위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멜번대학교 정신건강센터 보고서... ‘새 예방책 필요’ 촉구

 

호주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으며, 정부 차원의 새로운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새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이번 보고서는 멜번대학교 ‘오리진 청년 정신건강센터’(Orygen Youth Mental Health Centre) 조사 결과로, 효과 없는 정부의 현 시스템을 점검하고 새로운 자살 예방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이다.

‘오리진’의 자살예방연구 대표인 조 로빈슨(Jo Robinson) 박사는 현 자살예방 시스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청소년 자살 방지를 위해 국가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청년 자살을 막을 정부 차원의 새로운 접근법을 촉구했다.

동 보고서는 여전히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높은 편이지만, 여성 자살률이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자살이 성인보다 청소년에게서 두 배 더 빈번히 발생하며, 원주민과 토러스 해협 도서민(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내륙 먼 외딴 지역 청소년들이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퀸즐랜드(Queensland) 주 내륙 중앙 지역이 한 외딴 마을에서는 2010~12년 사이 21명의 젊은이들이 자살했으며, 서부 호주(WA) 북부에 위치한 한 마을에서는 같은 시기에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 로빈슨 대표는 “예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용처의 초점을 재점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시드니대학교 ‘뇌-정신센터’(The Brain and Mind Centre)의 이안 히키(Ian Hickie) 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자살률이 지금의 두 배가 넘었던 1990년대에 새로운 접근 방법을 통한 방지 노력이 있었다”면서 “청(소)년 자살을 성공적으로 감소시킨 당시의 노력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호주국립대학(ANU)의 리차드 번스(Richard Burns) 박사는 “이번 보고서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10대 소년의 자살률이 2배 증가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특히 낮은 수치를 보였던 2004-05년과 비교했기 때문”이라며 “이 기간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여성의 자살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작은 증가세도 크게 보일 수 있다”고 덧붙이면서 “2015년, 10대 여성 자살률이 두 배 증가하며 급증했지만 이것이 트렌드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몇 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들 잃은 어머니,

“그는 괜찮아 보였다...”

 

리사(Lisa)씨의 아들 엘리엇(Elliot)은 18세가 되기 며칠 전인 12학년(Year 12),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 학생회장이었던 아들이 자살할 것이라고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종합(청소년 자살 2).jpg

18세 아들의 자살을 겪은 리사(Lisa)씨. 그녀는 아들이 죽기 직전까지도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사씨는 “아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고, 한 번도 말을 한 적이 없었기에 괜찮은 줄 알았다”며 “조금 약한 아이이긴 했지만 우리가 강하게 키웠다고 생각했기에 정말 갑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번 보고서는 청소년 자살예방 전략에 중점을 둔 국가차원의 자살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자살 위기에 처한 청소년을 위한 상담센터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박사는 “자살예방센터가 부족해 매년 수만 명이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 중 일부는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택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온라인 상담서비스를 구축해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경로의 예방 노력을 제안했다.

로빈슨 박사는 “온라인이 젊은 사람들에게 더 접근성이 있고 효과적”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이 가져올 수 있는 해로운 측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신중한 결정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기술이 제공하는 여러 기회를 살펴봐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자해 수치도 크게 증가

 

보고서는 또한 “자살률의 증가는 자해도 함께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 다. 최근 여성의 자가중독으로 인한 입원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로빈슨 박사는 “자해 문제는 지역 커뮤니티와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자해로 병원에 실려간 청소년들 중에는 응급실에서 페퍼 스프레이(호신용 분사액체)를 맞고 진통제도 없이 봉합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병원이 이들을 적절하게 대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청소년 자해는 자살로 이어지는 위험요소”라고 강조하면서 “자해에 대해 ‘관심 받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 호주 자살 관련 통계

-10년 동안 15-24세 자살률 최고조

-전체 사망자의 3분의 1은 청소년 자살

-12~17세 청소년 41,000명 자살 시도

-5~19세 여성 자살률, 2005년보다 두 배 증가

-14세 이하 어린이 자살률 증가

-16~17세 여성의 4분의 1이 자해

-원주민, 토레스 해협 도서민(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LGBTIQ(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퀴어)에서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가진 청소년 다수

 

■ 관련 상담기관

-생명의 전화 : 13 11 14

-어린이 도움의 전화 : 1800 551 800

-호주 상담 전화(MensLine) : 1300 789 978

-자살 콜백 서비스 : 1300 659 467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청소년 자살 1).jpg (File Size:16.9KB/Download:37)
  2. 종합(청소년 자살 2).jpg (File Size:92.4KB/Download:3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01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800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9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8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7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6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5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4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3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2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1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0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89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8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7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6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5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4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3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2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1 호주 보험-금융 서비스 가격 상승 속, Private health insurance 3% 이상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0 호주 호주 각 학교 교장들, ‘최악’ 수준의 신체적 폭력-협박에 시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9 호주 ‘P-plate’ 상태의 자녀 ‘안전’ 고려한다면, 자동차를 사 주는 대신...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8 호주 계속되는 가계 재정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이 ‘부업’ 찾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7 호주 생활비 압박 지속... 정부,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6 호주 순 해외이민자 유입-자연 증가로 호주 인구, 곧 2천700만 도달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5 호주 Minns-Perrottet 현직 및 전직 NSW 주 총리, ‘McKinnon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4 호주 정부, 비시민권자 대상으로 보다 수월한 ‘강제추방’ 가능한 법안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3 호주 주택 1sqm 당 프리미엄 가장 높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2 호주 할리우드 스타덤의 화려했던 순간, 그 기억을 간직한 영화 촬영 여행지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1 호주 자동차 절도-파손 및 가택침입 등 전국에서 ‘household crime’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0 호주 ‘충격적’ 일자리 급증... 실업률, 지난해 9월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9 호주 World Happiness Report... 호주인 ‘행복감’, 상위 10위에 올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8 호주 호주 당국, 프랑스 방문 여행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7 호주 COVID-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 1.6년 감소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6 호주 “유아기의 스크린 시청 시간, 부모와의 상호 언어형성 기회 빼앗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5 호주 ChatGPT-기타 인공지능 활용한 고등교육 부문의 부정행위 ‘극성’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4 호주 시니어 대상 pension 및 Jobseeker payments 등 복지수당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3 호주 NSW 예산계획,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투명성 향상에 목표 둘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2 호주 올들어 두 번째의 RBA 통화정책 회의, 이자율 4.35%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1 호주 2023년 NSW-VIC-QLD 주의 매매 부동산 4개 중 1개는 ‘현금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0 호주 tap-and-go 확대... 호주인들, 신용카드 수수료로 연간 10억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9 호주 주택 부족 심화... 부동산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얼마나 치솟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8 호주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 지급하면서 대학 학업에는 비용 청구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7 호주 NSW 교육부 장관, 주 전역 공립학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6 호주 연방정부의 새 이민전략 이후 주요 대학 국제학생 입학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5 호주 대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long COVID’,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4 호주 2024 럭비 시즌... CB City의 그린키퍼, ‘Bulldog’ 홈구장 관리 ‘만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3 호주 부유한 은퇴 고령자들, ‘Aged Care’ 비용 더 지불해야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2 호주 최대 220만 명 ‘기본 권리’ 변경 위한 ‘Work-from-home’ 논쟁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