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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및 멜번 등 주요 도시의 주택 및 임료 상승이 지속되면서 보다 저렴한 주택가격을 보이는 타 지역으로의 이주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보다 여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도 젊은 계층의 국내 이주를 결정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시드니 랜드윅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7년 전 멜번으로 이주한 에이미 칼슨(Amy Carlson)-제이미 홋슨(Jamie Hodgson)씨 부부.

 

저렴한 임대료 지역으로, 여유 있는 삶의 질 추구 경향도 한몫

 

시드니에 거주하던 에이미 칼슨(Amy Carlson, 33)씨는 7년 전 남편 제이미 홋슨(Jamie Hodgson), 나이 어린 아들과 함께 멜번으로 이주했다. 이주를 결심하게 된 것은 그녀가 떠나기 전, 주택 가격이 갑작스레 치솟은 때문이었다.

시드니에 거주할 당시 그녀는 랜드윅(Randwick)에서 주(week) 1천 달러의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그녀는 임대료가 크게 저렴한 멜번으로 이주하면 내 집 마련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현재 칼슨씨는 멜번 남동부, 도심에서 약 12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말번 이스트(Malvern East)의 주 790달러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침실 3개에 별도의 스터디룸을 가진 이 주택은 랜드윅에 거주할 때의 임대주택에 비해 훨씬 넓은 주택이다.

칼슨씨는 “우리가 시드니에서 거주하고 싶었던 곳의 임대료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면서 “더욱이 아주 작은 면적임에도 임대료는 너무 비싼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금주 화요일(1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를 인용, 호주 국내 이주 현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ABS 분석에 따르면 호주 내 국내 이주는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 많으며, 저렴한 주택과 보다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NSW 주를 벗어나 빅토리아(Victoria), 퀸즐랜드(Queensland), 타스마니아(Tasmania)로 이주하고 있다.

칼슨씨 또한 이런 젊은 커플 중 하나이다.

ABS는 ‘젊은 커플’의 범주를 명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45세 미만으로 어린 자녀가 있는 커플로 파악하고 있다.

각 주(state)로의 순인구이동(net migration)에서 지난 2015-16 회계연도에 NSW 주를 떠난 10-14세 어린이 인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lobal Financial Crisis) 이래 성인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0-4세 및 5-10세 사이 연령대 아이들의 이주도 유사한 편이었다.

반면 2011년 이래 30-40대 초반 성인의 유출 비율은 다소 둔화됐으나 2015-16년을 기해 그 흐름이 바뀌었다.

이 기간, NSW 주에서는 25-29세 사이 연령대의 순인구 증가가 나타났는데, 이는 시드니를 비롯해 NSW 주 소재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의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드니대학교 도시개발연구소의 피터 핍스(Peter Phibbs)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탈시드니’ 현상은 주택 가격이 치솟은 데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국내 이주 통계를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시드니 거주민들이 주택가격 상승에 반응하는 패턴”이라고 언급한 핍스 교수는 “높은 주택 가격은 시드니 거주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이며 이는 이들의 재능이 멜번으로 옮겨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궁극적으로 이 같은 국내 이주는 시드니의 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순인구이동에서 빅토리아 주는 지난 2015-16년, 모든 연령대에서 인구 증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빅토리아 주 인구 유입을 보면 20대 인구가 가장 많았으며, 30대와 0-4세 유아 및 어린이 순이었다.

시드니에 비해 멜번으로의 유입 인구가 더 많은 이유는 양 도시의 중간 주택가격 및 임대료에서 설명될 수 있을 듯하다.

부동산 컨설팅 사인 ‘BIS Shrapnel’의 주거용 부동산 담당 연구원인 앤지 지고마니스(Angie Zigomanis)씨는 멜번의 경우 도심으로부터 35킬러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멜튼(Melton) 또는 타네이트(Tarneit)에서는 젊은이들이 25만 달러 이하 가격으로 단독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고마니스 연구원은 “시드니에서 40만 달러대의 비용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은 캠든(Camden) 지역으로 이곳은 시드니 도심에서 40-50킬로미터 거리”라면서 “현재 시드니의 중간 주택 가격은 110만 달러를 넘어선 상태로, 이는 멜번에 비해 30만 달러 높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임대주택 거주자들 입장에서도 멜번은 시드니에 비해 크게 유리하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의 지난해 12월 자료에 따르면 현재 시드니의 단독주택 및 아파트 중간 임대료는 각각 540, 520달러에 달한다. 반면 멜번은 각 410, 380달러이다.

빅토리아 주 기반의 부동산 개발회사 ‘YourLand Developments’ 사의 마크 어스킨(Mark Erskine) 대표는 “18개월 전 멜번 서부 지역 주거지 개발에서 시드니 구매자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YourLand Developments’ 사가 멜번 서쪽 선샤인 노스(Sunshine North) 지역에서 선보인 주거단지 ‘River Valley Estate’의 구매자 가운데 30%가 시드니 출신들이며, 이 회사의 도 다른 주거단지인 멜튼 사우스(Melton South)의 ‘Seventh Bend’ 주거단지 도한 시드니 구매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어스킨 대표는 “멜번 도심에서 35킬로미터 지점의 멜튼(Melton)이라 할지라도, 시드니 도심에서 비슷한 거리의 외곽에 자리한 주택을 마련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NSW 주를 떠난 젊은 커플들이 빅토리아 주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이주에서 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퀸즐랜드도 뒤지지 않는다.

현재 브리즈번(Brisbane)의 중간 임대료는 400달러이다. 또한 중간 주택 가격은 시드니의 절반 수준인 54만758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부동산 중개회사 ‘PRDnationwide’의 국내조사부 담당자인 디아스와티 마디아스모(Diaswati Mardiasmo)씨는 브리즈번에 대해 “주택 중간 가격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낮은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인프라 투자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이 지역이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NSW, 빅토리아 지역 거주민들로부터 부동산에 관한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다른 주 거주자의 퀸즐랜드 지역 부동산 구매자는 4.4%가 증가했으며 2016년에는 무려 13.6%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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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먼 지역으로 이주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멜번 도심에서 숍을 운영하다 임대료가 갑작스레 치솟자 호바트(Hobart)로 이주한 한나(Hannah)와 알란(Alan)씨 커플(사진).

 

하지만 보다 저렴한 지역을 찾아 이주하는 이들도 있다. 멜번에 거주하던 한나 굴리(Hannah Gooley. 29)와 파트나 알란(Alan, 26)씨는 임대로 사용하던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가 한순간 15%가 인상되자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임대료가 앞으로 더 인상되리라는 것이었다.

굴리씨는 “우리는 1년을 더 연장 계약하여 일할 생각이었지만 다음 해 또다시 임대료가 오를 것임을 알았다”며 “슬픈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굴리와 알란씨는 굳이 시드니나 멜번 도심과 같은 지역에서 숍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고, 타스마니아로 이주했다. 현재 호바트(Hobart)에 거주하는 이들의 주거지 임대료는 주(week) 355달러이다.

굴리씨는 “시드니나 멜번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와 비교해 수입은 더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타스마니아의 자연을 더 자주 즐기며 보다 여유 있는 패턴으로 일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낮아진 수입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회사 ‘First-Home Buyers Australia’의 타즈 싱(Taj Singh)씨는 간호, 육아 등의 부문에 종사하는 이들의 국내 이주 경향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저렴하고 여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계층에서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 연도별 NSW 유입 인구(순국내이주)

2010-11년 : -2094명

2011-12년 : -3270명

2012-13년 : -2930명

2013-14년 : -1540명

2014-15년 : -1384명

2015-16년 : -1388명

 

■ 연도별 Victoria 주 유입 인구(순국내이주)

2010-11년 : -118명

2011-12년 : -150명

2012-13년 : -76명

2013-14년 : 76명

2014-15년 : 187명

2015-16년 : 700명

 

■ 연도별 Queensland 주 유입 인구(순국내이주)

2010-11년 : -118명

2011-12년 : -257명

2012-13년 : -76명

2013-14년 : 253명

2014-15년 : 267명

2015-16년 : 700명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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