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메인.jpg

아웃백의 하이킹 코스 여행 상품은 성공할 수 있을까. 퀸즐랜드 주 북서부, 인적이 거의 없는 오지의 한 목장주가 주변 지역의 하이킹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어 이의 성공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카무윌(Camooweal) 북쪽, 허버트베일 목장(Herbertvale Station)의 메인 켐프에서 저녁을 즐기는 여행자들.

 

퀸즐랜드 주 카무윌(Camooweal) 북쪽, 허버트베일 목장의 호킨스씨

5일 일정의 60킬로미터 하이킹, ‘마운트 아이사’ 오프로드 코스 개발도

 

호주 인구의 85% 이상은 해안가 지역에 거주한다. 내륙 깊숙한 곳은 주요 도시와는 너무 먼 거리라는 지리적 제한, 척박한 자연환경으로 사람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반면 사람이 적고 활용 가능한 토지가 넓다는 점에서 대규모 가축을 사육하기에는 오히려 나은 점도 있다.

백인들이 이 땅에 정착하고 곳곳에 농장과 목축지가 개발되던 당시, 호주에는 곳곳의 목축장을 돌며 일시적으로 고용되어 양털깎기나 소몰이(일명 ‘drover’)로 일하다 맡은 일이 끝나면 다른 농장으로 이동하는, 떠돌이 노동자들이 있었다. 반조 패터슨의 시 ‘왈칭 마틸다’(Walzting Matilda)는 바로 이런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오늘날, 아무리 먼 거리의 오지라 해도 이런 풍경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호주라는 국가적 기틀을 일구었던 개척시대와 아웃백 떠돌이들의 이야기는 대다수 호주인들의 정서에서 비중 있는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체험 여행 또는 더없이 한적한 곳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내륙 오지의 ‘팜 스테이’(Farm Stay)가 중요한 여행상품이 되고 있는 배경에는 이 같은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

 

매거진 1.jpg

허버트베일 목장의 쉘리 호킨스(Shelly Hawkins)씨는 친구와 함께 주변 지역을 하이킹 하면서 이곳의 아름다움을 새삼 발견하고는 이 여행 상품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하이킹 코스 중 일출을 보고 있는 여행자들.

 

매거진 2.jpg

카무윌 북쪽의 허버트베일 목장 표지판.

 

최근 퀸즐랜드 주 먼 내륙 오지의 한 목장이 본래의 목축 비즈니스와 함께 홀리데이 메이커(holiday maker)들을 위한 아웃백 캠프로 여행객 유치를 시도한다는 소식이다.

그 주인공은 퀸즐랜드 주와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 경계 부근, 카무윌(Camooweal)이라는 작은 마을 북쪽에 자리한 허버트베일 목장(Herbertvale Station)의 셸리 호킨스(Shelly Hawkins)씨다.

카무윌은 퀸즐랜드(Queensland) 주 주도인 브리즈번(Brisbane)에서 북서쪽으로 1천700킬로미터, 북부 호주(NT) 주도인 다윈(Darwin)에서 남동쪽으로 1,140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인구 180명 정도의 작은 시골 마을이다. 아주 먼 내륙 오지이지만 카무윌은 과거 농장의 소몰이꾼인 ‘드로버’와 함께 오지 목장지대의 생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아웃백 이벤트 ‘카무윌 드로버스 캠프 페스티벌’(Camooweal Drovers Camp Festival)로 제법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본지 1258호 참조).

호킨스씨는 내년도, 자녀들이 기숙사가 있는 도시학교로 진학하기 때문에 목축 이외 또 하나의 비즈니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한다. 목장 주거지의 남는 방을 활용해 아웃백 캠프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녀는 오지 여행자를 위해 허버트베일 목장의 메인 캠프를 출발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60킬로미터 거리, 5일 일정의 순환 하이킹 코스를 비롯해 주변의 짧은 단거리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호킨스씨는 한 친구와 메인 캠프에서 허버트베일 목장에 이르는 길을 하이킹하면서 이 사업을 떠올렸다.

“허버트베일 목장 일을 하면서 나는 자동차로 이 길을 수천 번을 오갔다. 그런데 친구와 직접 도보로 여행을 하면서 그 동안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이 코스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하이킹을 하면서 작은 물웅덩이들, 놀라운 바위 지형의 아름다움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더라는 것이다.

 

매거진 3.jpg

허버트베일 목장의 쉘리 호킨스씨. 그녀는 자신이 개발한 하이킹 코스에 대한 평가를 얻고자 친구들을 초대해 여행을 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매거진 4.jpg

호킨스씨가 친구와 선보일 허버트베일 목장 인근의 하이킹 코스.

 

그녀의 일터인 허버트베일 목장은 카무윌에서도 무려 100킬로미터의 비포장 자갈길을 달려야 한다. 호킨스씨는 이것이 자신의 새 비즈니스에 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킹 코스 이외에 허버트베일 목장에서 700킬로미터 떨어진 마운트 아이사(Mount Isa) 국립공원까지의 여행 코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 일정으로 4륜구동 차량 여행은 물론 허버트베일 목장에 소형 항공기 활주로가 마련되어 있어 이를 기반으로 전세기를 운항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마운트 아이사까지는 먼 거리이지만 우리 목장 캠프에서 그곳까지 가는 코스는 모든 면에서 흥미를 주기에 충분하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호킨스씨는 이어 “여행자들은 이 지역 아웃백을 여행하면서 길을 잃거나 타이어를 잃어버릴 것을 우려할 필가 없다”며 “그것은 내 문제”라는 말로 오지 여행자들이 마음 놓고 이 지역 아웃백 풍경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호킨스씨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퀸즐랜드 주 각지에 사는 친구들을 초대, 자신이 만들어낸 5일 일정의 하이킹 코스를 함께 여행했다. 친구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여행자를 위한 하이킹 코스로 개발해도 충분할 것 같다. 특히 전 세계 오지 여행자들에게도 소개할 만하다”는 게 친구들의 반응이었다.

올해 초에는 퀸즐랜드뿐 아니라 NSW 주에 사는 또 다른 친구 그룹을 초대해 여행 코스를 선보였고 이들 또한 같은 의견이라는 점에서 호킨스씨는 이 비즈니스를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매거진 1.jpg (File Size:63.3KB/Download:25)
  2. 매거진 2.jpg (File Size:40.8KB/Download:30)
  3. 매거진 3.jpg (File Size:49.6KB/Download:22)
  4. 매거진 4.jpg (File Size:112.8KB/Download:24)
  5. 매거진 메인.jpg (File Size:74.4KB/Download:2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01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800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9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8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7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6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5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4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3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2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1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0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89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8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7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6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5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4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3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2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1 호주 보험-금융 서비스 가격 상승 속, Private health insurance 3% 이상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0 호주 호주 각 학교 교장들, ‘최악’ 수준의 신체적 폭력-협박에 시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9 호주 ‘P-plate’ 상태의 자녀 ‘안전’ 고려한다면, 자동차를 사 주는 대신...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8 호주 계속되는 가계 재정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이 ‘부업’ 찾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7 호주 생활비 압박 지속... 정부,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6 호주 순 해외이민자 유입-자연 증가로 호주 인구, 곧 2천700만 도달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5 호주 Minns-Perrottet 현직 및 전직 NSW 주 총리, ‘McKinnon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4 호주 정부, 비시민권자 대상으로 보다 수월한 ‘강제추방’ 가능한 법안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3 호주 주택 1sqm 당 프리미엄 가장 높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2 호주 할리우드 스타덤의 화려했던 순간, 그 기억을 간직한 영화 촬영 여행지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1 호주 자동차 절도-파손 및 가택침입 등 전국에서 ‘household crime’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0 호주 ‘충격적’ 일자리 급증... 실업률, 지난해 9월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9 호주 World Happiness Report... 호주인 ‘행복감’, 상위 10위에 올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8 호주 호주 당국, 프랑스 방문 여행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7 호주 COVID-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 1.6년 감소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6 호주 “유아기의 스크린 시청 시간, 부모와의 상호 언어형성 기회 빼앗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5 호주 ChatGPT-기타 인공지능 활용한 고등교육 부문의 부정행위 ‘극성’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4 호주 시니어 대상 pension 및 Jobseeker payments 등 복지수당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3 호주 NSW 예산계획,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투명성 향상에 목표 둘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2 호주 올들어 두 번째의 RBA 통화정책 회의, 이자율 4.35%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1 호주 2023년 NSW-VIC-QLD 주의 매매 부동산 4개 중 1개는 ‘현금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0 호주 tap-and-go 확대... 호주인들, 신용카드 수수료로 연간 10억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9 호주 주택 부족 심화... 부동산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얼마나 치솟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8 호주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 지급하면서 대학 학업에는 비용 청구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7 호주 NSW 교육부 장관, 주 전역 공립학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6 호주 연방정부의 새 이민전략 이후 주요 대학 국제학생 입학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5 호주 대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long COVID’,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4 호주 2024 럭비 시즌... CB City의 그린키퍼, ‘Bulldog’ 홈구장 관리 ‘만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3 호주 부유한 은퇴 고령자들, ‘Aged Care’ 비용 더 지불해야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2 호주 최대 220만 명 ‘기본 권리’ 변경 위한 ‘Work-from-home’ 논쟁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