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민자 학생 1).jpg

일부 이민자 자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또래 학생들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서부 호주(WA) 에디스 코완대학교 연구팀은 일부 학생 표본 연구를 통해 그 이유를 “이민자 부모 세대의 교육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시드니 소재 한 대학의 학생들. 사진 : aap

 

교육심리학자 저스틴 댄디 박사, “부모 열망 반영된 ‘이민효과’” 진단

 

호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대한 최근 자료를 보면 일부 이민자 자녀의 경우, 호주 태생의 동료 학생들에 비해 뛰어난 결과를 보인다.

2017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이민자 교육을 검토한 결과 필리핀, 중국, 인도 출신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호주 태생 또래 학생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유사한 패턴은 지난 2016년 국가 평가프로그램인 ‘나플란’(NAPLAN. National Assessment Program-Literacy and Numeracy)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각 가정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이민자 자녀)이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에 비해 철자, 문법, 쓰기 및 수리능력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초등학생 가운데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수리능력이 크게 뛰어났다.

물론 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고 또 호주만의 독특한 상황도 아니다. 1980년대 이래 연구원들은 이 같은 학습 결과에 대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집착해 왔다. ‘새로운 국가에서 여러 부문의 도전을 받고 있는 이민자 자녀 학생들이 호주 현지에서 태어난 또래들보다 학업 능력이 뛰어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현상이 이민자 그룹에서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최근 서부 호주(WA) 에디스 코완대학교(Edith Cowan University) 사회-교육심리학자인인 저스틴 댄디(Justine Dandy) 박사 연구팀이 일부 호주 태생 및 이민자 그룹 아이들을 표본으로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연구팀을 이끈 댄디 박사가 금주 화요일(3일), 호주 비영리 학술연구 전문 미디어인 ‘The Conversation’에 자신의 의견을 게재, 눈길을 끌었다.

 

“IQ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민자 그룹 일부 학생들에 대한 이 같은 고정관념은, 아시아계 미국 이민자들이 IQ 테스트 및 학업성취에서 미국 태생의 ‘백인’ 미국인들에 필적하거나 그들보다 높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1966년 보고서로 거슬러 올라간다. 또 1980년대 및 90년대 연구들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 이민자 그룹 학생들의 보다 나은 학업능력은 ‘이들이 더 똑똑하다’라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지난 1991년 지능연구학자인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제임스 플린(James Flynn)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IQ를 재분석한 결과 북아메리카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결론 내렸다.

마찬가지로 중국 및 베트남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디스 코완대학교 연구팀)는, 동일한 지능지수(IQ)임에도 이들이 유럽계 호주인 학생들에 비해 수학 과목의 학업성취도가 높았음을 확인했다.

이들(아시아계 호주 학생들)은 백인계 호주 학생들에 비해 수학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공부했으며, 수학 과목의 성적도 더 좋게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했기 때문’이라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직업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망은 이민자들의 이주 경험에 있어 아주 중요한 결정적 요소였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아시아계 호주 학생들은 매우 높은 목표를 갖고 교육에 임하고 있으며 또 백인 학생들보다 더 높은 지위와 수입을 원했다.

 

종합(이민자 학생 2).jpg

일부 아시아 학생들의 경우 특히 수학은 물론 영어에서도 호주 태생 학생들보다 높은 학업성적을 거두고 있다. 에디스 코완대학교 교육심리학자인 저스틴 댄디 박사는 이들의 학습열기와 좋은 학습 성과를 ‘이민효과’로 설명했다. 사진 : aap

 

이민자 부모 세대의 열망,

학업성적으로 나타나

 

연구팀은 이에 대해 이민자 부모들의 열망이 그 자녀 학생들에게 반영되어 나타난 ‘이민효과’라고 설명한다. 이는 모든 이민자 그룹에서 나타나는 높은 교육 패턴이다.

이민자 자녀 학생들은 자기 모국에서 불가능했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에서 동기부여가 됐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자 하는 확실하고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

에디스 코완대학교 연구원들은 교육이야말로 이민자 국가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인종차별이나 편견에 덜 영향을 받는 시스템이라 판단하며, 이 때문에 교육이야말로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매력적인 방법으로 여기기에 이들의 학업성취 또한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특히 필리핀, 중국, 인도 등 다수 두드러진 이민자 그룹을 영국, 스코틀랜드, 뉴질랜드(비 마오리족)에서 이민 온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졌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후자의 경우는 호주 태생 학생들과의 비교에서도 기본적인 학업능력이 뒤쳐졌다.

다만 모든 국가의 교육 및 사회 시스템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OECD가 이민 목적지 국가의 문제를 보여주는 이유일 수도 있다.

‘교육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높은 교육 목표를 가지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소수민족 이민자 그룹 학생들이 보다 높은 기대를 갖게 하는 또 하나의 교사일 수 있으며, 이것이 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음은 분명하다.

 

학업성취도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

 

그렇다고 호주 태생의 학생들이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에디스 코완대학교 연구팀의 연구는, 일부 이민자 부모들처럼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교육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청소년 시기 자녀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댄디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이렇게 정리하면서 “이민자 자녀 학생들이 높은 학업성적과 좋은 직장을 위해 매진하도록 독려하는 것보다 학생들 본인이 원하는 직종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이민자 학생 1).jpg (File Size:51.3KB/Download:18)
  2. 종합(이민자 학생 2).jpg (File Size:60.1KB/Download:2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01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800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9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8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7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6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5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4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3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2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1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0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89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8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7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6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5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4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3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2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1 호주 보험-금융 서비스 가격 상승 속, Private health insurance 3% 이상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0 호주 호주 각 학교 교장들, ‘최악’ 수준의 신체적 폭력-협박에 시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9 호주 ‘P-plate’ 상태의 자녀 ‘안전’ 고려한다면, 자동차를 사 주는 대신...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8 호주 계속되는 가계 재정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이 ‘부업’ 찾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7 호주 생활비 압박 지속... 정부,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6 호주 순 해외이민자 유입-자연 증가로 호주 인구, 곧 2천700만 도달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5 호주 Minns-Perrottet 현직 및 전직 NSW 주 총리, ‘McKinnon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4 호주 정부, 비시민권자 대상으로 보다 수월한 ‘강제추방’ 가능한 법안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3 호주 주택 1sqm 당 프리미엄 가장 높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2 호주 할리우드 스타덤의 화려했던 순간, 그 기억을 간직한 영화 촬영 여행지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1 호주 자동차 절도-파손 및 가택침입 등 전국에서 ‘household crime’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0 호주 ‘충격적’ 일자리 급증... 실업률, 지난해 9월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9 호주 World Happiness Report... 호주인 ‘행복감’, 상위 10위에 올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8 호주 호주 당국, 프랑스 방문 여행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7 호주 COVID-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 1.6년 감소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6 호주 “유아기의 스크린 시청 시간, 부모와의 상호 언어형성 기회 빼앗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5 호주 ChatGPT-기타 인공지능 활용한 고등교육 부문의 부정행위 ‘극성’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4 호주 시니어 대상 pension 및 Jobseeker payments 등 복지수당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3 호주 NSW 예산계획,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투명성 향상에 목표 둘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2 호주 올들어 두 번째의 RBA 통화정책 회의, 이자율 4.35%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1 호주 2023년 NSW-VIC-QLD 주의 매매 부동산 4개 중 1개는 ‘현금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0 호주 tap-and-go 확대... 호주인들, 신용카드 수수료로 연간 10억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9 호주 주택 부족 심화... 부동산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얼마나 치솟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8 호주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 지급하면서 대학 학업에는 비용 청구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7 호주 NSW 교육부 장관, 주 전역 공립학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6 호주 연방정부의 새 이민전략 이후 주요 대학 국제학생 입학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5 호주 대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long COVID’,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4 호주 2024 럭비 시즌... CB City의 그린키퍼, ‘Bulldog’ 홈구장 관리 ‘만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3 호주 부유한 은퇴 고령자들, ‘Aged Care’ 비용 더 지불해야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2 호주 최대 220만 명 ‘기본 권리’ 변경 위한 ‘Work-from-home’ 논쟁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