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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출산장려 차원에서 연방정부가 도입한 'baby bonus'(신생아 출산 부모에게 5천 달러의 현금 지급) 시행 20년이 지난 지금, 당시 태어난 세대들이 투표권을 갖게 됨에 따라 올해 NSW 주 선거에서는 청년 유권자가 크게 늘어났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연방정부의 ‘baby bonus’ 도입 20년, Gen X-Gen Z 37%... 40대 미만 연령 51%

 

NSW 주 선거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3월 25일(토) 치러지는 NSW 선거에서 두드러진 점은 크게 늘어난 젊은 유권자 비율이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게 된 청년들이 크게 증가했으며 전체적으로 40대 미만 젊은 투표권자가 베이비붐 세대(Baby Boomers. 55-74세) 유권자 비율을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투표권을 갖게 된 청년세대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20년 전 연방정부가 출산 장려 차원에서 도입한 ‘신생아 보너스’ 시행과 무관하지 않다.

20년 전 존 하워드(John Howard) 자유-국민 연립 정부에서 재무부를 맡고 있던 피터 코스텔로(Peter Costello) 장관은 호주인들이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한다는 취지로 “한 명은 남편을 위하여, 한 명은 아내를 위하여, 그리고 한 명은 국가를 위하여”( one for your husband, one for the wife and one for your country)라는 말로 자녀 출산을 당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부는 이 정책에 따라 신생아를 출산하는 부모에게 5천 달러를 일시금으로 지급했으며, 이는 ‘아이를 갖는 것이 부모로서의 책임’이자 ‘출산=애국’이라는 강한 사회적 메시지가 됐다.

그리고 이 제도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작은 규모의 베이비 붐’이 일어났고, 당시 태어난 Z세대(Gen Z) 일부가 올해 성년이 되어 NSW 주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

하이스쿨 친구이자 올해 나란히 선거를 하게 된 차르 윌리엄스(Czar Williams)와 필립 인손(Phillip Ynson)은 정치권의 발언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블랙타운(Blacktown)의 한 창고관리 직원으로 일하는 인손(18)은 투표를 2주 앞둔 시점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미래에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한편 법학을 공부하는 그의 친구 윌리엄스는 인종차별 문제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호주와 같은 다문화 국가에서는 포용성을 더 깊게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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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주의 세대별 인구를 설명하는 ABC 방송 리포터. Z세대(Gen Z. 1996-2010년 출생, 10-24세)의 부상으로 올해 선거에서 40대 미만 유권자는 절반 이상(51%)에 달한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NSW 주에 거주하는 Z세대(10-24세)와 밀레니엄 세대(Millennials. 25-39세)를 합하면 전후(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 세대보다 많다. 40대 미만 세대가 NSW 주 전체 인구의 51%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투표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

시드니대학교 정치학 선임강사인 스튜워트 잭슨(Stewart Jackson) 박사는 “정치인들은 이 같은 인구 변화를 더디게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주요 정당들이 청년 유권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는 그는 “부분적으로, 노동당이 자유당에 비해 더 많은 젊은 유권자를 얻을 것이라 당연하게 여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현재 상황을 보면 노동당과 녹색당이 청년 유권자의 65-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잭슨 박사는 “대부분 젊은 유권자는 진보적 정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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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대학교 정치학 선임강사인 스튜워트 잭슨(Stewart Jackson. 사진) 박사. 그는 여전히 주요 정당의 주 관심은 젊은층보다 50대 이상 연령층에 집중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간호학을 공부하는 18세의 탈리아 스캔란(Taliah Scanlan) 또한 올해 주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됐다. 올해 선거에서 그녀의 가장 관심거리는 미래의 직업 문제이다. 스캔란은 “노동당이 더 많은 간호 인력을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기에 이 정당을 주목하고 있다”며 “내게 있어 이는 정말로 중요한데, 졸업 후 간호사로 일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잭슨 박사는 기후변화의 유령과 함께 성장한 세대에게 있어 환경 문제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핵심 이슈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간단하게 말해, 그들의 미래는 매우 현실적인 위험(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슈아 클라크(Joshua Clarke)와 그의 친구 프레이저 그랜빌(Fraser Granville)은 올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책 중 하나로 ‘환경 문제’를 꼽았다. 클라크는 “사람들이 점차 환경 정책에 집중하고 정부와 협력하려 노력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의 친구이자 대중음악 관련 일을 하는 그랜빌은 ‘원주민 권리’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필요로 하는 원주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잭슨 박사는 주요 정당의 정책, 선거 구호가 젊은 유권자 층을 파고들지 못하는 점도 언급했다, “그들의 시선은 여전히 구세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으로, “40, 50대 및 이미 주택을 보유한 세대, 즉 주택, 주식 등 모든 형태의 개인 투자 측면에서 자본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잭슨 박사는 “그들은 부의 가장 큰 몫을 소유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 전체로 고르게 분배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모든 연령대에서 부의 격차와 불평등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생활비 부담과 주택 위기는 젊은층의 걱정거리 목록에서 최상단에 놓여 있다. 잭슨 박사는 “연 수입 10만~20만 달러가 아니라면 도심과 가까운 지역에서의 주택 구입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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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들은 기후변화의 유령과 함께 성장한 이들이다. 이 젊은이들이 정치인들에게 환경 문제에 주목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산 수지(Sans Souci)에 거주하는 25세의 자영업자 벤 호스트(Ben Host)씨는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젊은이들은 정치인들의 시선 밖에 밀려나 있음을 느낀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냥 무시당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그는 “정치인들의 관심은 나이 많은 이들에게 집중되어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 NSW 세대별 인구 비율

(세대 : 전체 인구 / 비율)

Gen Alpha(2011-2021년 출생, 0-9세) : 968,863명 / 12%

Gen Z(1996-2010년 출생, 10-24세) : 1,455,225명 / 18%

Millennials(1981-1995년 출생, 25-39세) : 1,722,207명 / 21%

Gen X(1966-1980년 출생, 40-54세) : 1,539,936명 / 19%

Boomers(1946-1965년 출생, 55-74세) : 1,750,515명 / 22%

Interwar(1945년 또는 그 이전 출생, 75세 이상) : 635,402명 / 8%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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