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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역에서 중간 연령이 가장 높은 타운은 어디일까? 센서스 2016 집계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최고령자 타운은 시드니 북부 산업도시인 뉴카슬(Newcastle) 북쪽에 자리한 티가든(Tea Gardens)으로 나타났다. 인구 2천명이 조금 넘는 이 지역(suburb) 중간 연령은 65세였다. 사진은 티가든 지역의 연례 이벤트인 ‘The Grey and Thespian Mardi Gras’를 즐기는 시니어들.

 

뉴카슬 북부 티가든, 평균 65세... 멜번 이너노스의 칼튼은 24세

 

매 5년마다 실시되는 ‘Census 2016’ 결과는 호주사회의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인의 평균 나이는 38세까지 치솟았다. 각 주 대도시를 벗어난 한적한 시골마을의 경우 고령층 인구가 주를 이루는 지역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난 달 27일, 2016년 인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지난 일요일(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 자료 가운데 호주 전역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지역, 반대로 가장 젊은 지역을 소개하면서 이 지역 사람들의 삶은 간단하게 언급, 눈길을 끌었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산업도시 뉴카슬(Newcastle) 북부의 작은 타운인 티가든(Tea Gardens)에는 ‘언덕’(hills)이 없다. 2층짜리 주택이 간간히 있을 뿐 고층의 아파트나 유닛도 없고 대부분 단층 주택이 자리하며, 마을 전체의 어린이는 67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고령의 주민이 대부분으로, 이곳 주민의 평균 연령은 65세이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생명체(?)는 주인과 함께 다니는 애완견들이며, 단층 구조의 주택들이 들어선 풍경은 젊은이들의 북적거림이 거의 없는 마을의 한적함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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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가든의 풍경은 한적하고 조용하다. 고령자가 많다 보니 주택은 대부분 단층 구조이다. 펠리컨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티가든의 마이올 호수(Myall Lake. 사진)는 이 타운의 조용한 분위기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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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 이너노스(inner north)의 칼튼(Carlton)에 거주하는 유스라 하산(Yusra Hasan. 왼쪽)과 알리 나자리(Ali Nazari. 오른쪽). 칼튼은 난민으로 호주에 들어와 정착한 이들과 같은 젊은이, 해외 유학생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주거지 형태도 84%가 아파트 또는 유닛이다.

 

티가든에 거주하는 릭 라이트(Rick Wraight)씨는 이 마을에 대해 “Zero hills”라고 간단하게 정의하면서 “나이 든 이들에게는 언덕은 불편할 뿐”(Older folk don't need hills)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약 1천 킬로미터 떨어진 빅토리아(Victoria) 주 칼튼(Carlton)은 NSW 주 티가든과는 반대로 ‘언덕’이 적은 대신 ‘계단’(stairs)이 많다. 단층의 주택보다는 아파트나 유닛이 대부분이다. 멜번의 이너노스(inner north) 지역에 자리한 이곳의 지역민 평균 나이는 24세이다.

멜번 도심에 자리하다 보니 호주 토박이보다는 이민자 또는 학생이 많으며, 백인계에 비해 중국계 호주인이 다수를 이룬다. 또 이들의 주거 형태도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전체 주민의 84%가 아파트 거주)이며, 이번 인구조사 집계 결과 종교가 없다고 답한 이들은 절반이 넘는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을 발행하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칼튼(VIC 주)과 티가든(NSW 주)은 각각 호주 전역에서 가장 고령자 타운이자 중간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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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튼 중심가에 자리한 카페 거리는 이 지역 거주자의 평균 연령이 상당히 젊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들 지역의 연령 차이는 호주의 사회적 변화를 대변한다. 티가든의 라이트씨는 “중간소득의 중산층으로, 티가든은 보편적인 호주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반면 칼튼의 경우 티가든과 같은 일반적인(또는 전형적인) 호주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ABS의 센서스 집계에 따르면 이곳 거주민 중 미혼은 77%이며 또한 자기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채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이들 또한 77%에 달한다. 주거 형태도 1개 침실이거나 스튜디오(한 공간만으로 구성된 주거지)이다.

칼튼의 10대인 알리 나자리(Ali Nazari. 18세)는 호주의 새로운 계층(보편적인 호주인과는 다른)을 구성하는 젊은이이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Kabul)에서 서쪽으로 2시간 거리의 베수드(Behsud) 출신인 그는 종교 분쟁으로 황폐화된 고향을 떠나 호주로 건너왔다. 그리고 4년간 영어공부를 한 뒤 현재 호주가톨릭대학교(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에서 회계학을 공부하면서 ‘칼튼 다문화청소년센터’(Centre for Multicultural Youth in Carlton)에서 자신과 같은 또래의 이민자 지원 프로그램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그는 “이곳 다문화 센터에서 여러 지역, 다양한 문화 배경을 가진 이들을 만나는 게 즐겁다”면서 “이곳은 음식에서 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호주의 다문화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나자리의 청소년다문화센터 동료로, 이집트계 수단인 난민자 유스라 하산(Yusra Hasan. 22세)도 “모든 것을 두루 포용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다문화센터 최고 운영자인 수린쿽(Soo-Lin Quek)씨는 10년 전의 과거에 비해 이번 센서스 결과는 칼튼의 활기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10년 전인 지난 2006년 센서스 결과와 비교할 때, 북경어(Mandarin)를 구사하는 칼튼 지역 중국 유학생은 1만9천여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칼튼 지역 각 가정에서 영어 외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 중 중국어(북경어) 사용자 비율은 다른 언어보다 훨씬 높은 26%에 이른다.

쿽씨는 “기술 이민 프로그램에 따라 빅토리아 주에는 중국 및 인도 이민자가 지난 10년 사이 크게 늘어났으며 이들은 호주로 이주하면서 가족을 데리고 입국했다”면서 “근래에는 내전을 겪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프칸족 및 하자라족(몽골의 후예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 중부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민족)이 난민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우리 다문화센터에서 이들은 게토(ghetto)의 유대인 이상으로 잘 화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다른 지역에 비해 다양성 측면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칼튼은 그에 따른 문제도 안고 있다. 가장 크게 비교되는 것은 이 지역 거주민의 평균 소득으로, 주별(weekly) 수입은 338달러에 불과하다.

쿽씨는 이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초기에는 정부 지원이 있을 터이지만 그것이 끝나면 불안정한 소득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은 소득으로 인해 임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거주민 비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곳 거주민 절반가량이 주 소득의 30% 또는 그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 호주 전체 평균인 11.5%에 비해 크게 높은 비율이다.

칼튼 지역을 보면 ‘젊음’이 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과 달리 고령층이 거주하는 지역은 확실히 다르다.

거주인구 2천명이 조금 넘는 티가든은 거주민의 90% 이상이 단독주택에 거주하며 55%가 자기 주택을 ‘온전히’(대출금 없이) 소유하고 있다. 이는 호주 전국 평균의 2배 수준이다.

티가든 지역구의 케이트 워싱턴(Kate Washington) 의원은 “이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노년기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 지역 은퇴 노인들의 축제인 ‘The Grey and Thespian Mardi Gras’는 여유 있는 노후 생활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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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지난 2006년 센서스 결과와 비교하면 칼튼은 특히 중국계 유학생이 크게 늘어 북경어를 구사하는 이 지역 유학생만 1만9천 명에 달한다. 사진은 칼튼의 아파트 단지들. 이곳의 주거지는 대부분 유닛 형태이다.

 

올해 74세의 라이트씨는 “이 지역 고령자들은 ‘리복(Reebok) 은퇴자’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등급으로 나눌 때 ‘리복’ 브랜드처럼 ‘명품’에 속한다는 얘기다. 이어 “육체적으로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 사교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의욕도 높다”고 덧붙인 그는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며 “조만간 우리 세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씨는 “베이비 붐 세대가 가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다시 그 자리를 채우게 마련”이라며 고령층을 위한 산업 부문의 투자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나이든 소비자를 위한 상품에만 주력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지만 미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나 서비스는 성공 가능성이 다분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낮은 임금성장, 무엇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직시장에서 고통받는 젊은 세대들에게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미래의 틈새시장”이라는 말했다.

 

■ 센서스를 통해 본 Tea Gardens-Carlton 비교

-칼튼 중간연령 24세

-티가든 중간연령 65세

-칼튼 주(weekly) 평균 수입 338달러

-티가든 주 평균 수입 476달러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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