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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비 헤이츠 초등학교(Allambie Heights Public School)의 안젤라 헬스루트(Angela Helsloot) 교장(사진). 그녀는 예전 방식의 일일 숙제를 과감히 폐지하고 그룹 프로젝트로 이를 대신, 좋은 성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일일숙제 없애고 그룹 프로젝트로 대체, 학생-교사 모두 유익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주는 숙제가 최근 학교 전체의 ‘숙제’가 되고 있다. 숙제를 하는 학생들이나 이를 채점하고 확인하는 교사들 모두 숙제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한 학교가 이런 숙제를 과감히 없애 호주 내 숙제에 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난 일요일(3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어릴 적 숙제를 받고 자라온 안젤라 헬스루트(Angela Helsloot)는 교사가 됐고, 40년의 교직생활 동안 매일 숙제를 확인하는 것은 그녀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알람비 헤이츠 초등학교(Allambie Heights Public School)의 교장이 된 헬스루트씨는 최근 이 숙제를 과감히 없애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학부모 및 시민 모임’(P&C meeting)을 열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숙제의 효용가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70%의 학부모가 숙제는 아이들의 교육에 ‘단지 어느 정도 중요할 뿐’(only somewhat important)이라고 답한 것이다. 이는 대다수 학부모들이 숙제의 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임을 의미한다.

이 조사를 분석한 학교 측은 “숙제가 초등학교 학생들의 교육적 성과에 거의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올해 학기를 시작하면서 알람비 헤이츠 초등학교는 일일숙제였던 맞춤법 및 수학문제 풀이를 중단하고 대신 3~4년 학생들에게는 매 ‘semester’(6개월 학기)마다, 5~6년 학생들에게 ‘term’(10주 학기)에 한 번씩 프로젝트 과제를 내 주기로 했다.

최근에 진행된 그룹 프로젝트는 ‘호주 내 인공적으로 생산된 것’을 조사하는 과제였다. 헬스루트씨는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실질적인 기술과 더 연관성이 깊다”고 말했다. “이 그룹과제를 통해 수학이나 영어보다 역사, 지리, 과학, 기술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또한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료를 조사, 수집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공동 프로젝트를 위한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이 같은 프로젝트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큰 프로젝트마저도 의무는 아니다. 학교는 ‘적극 추천한다’고만 제안할 뿐이다. 놀라운 것은, 헬스루트씨에 따르면 알람비 헤이츠 초등학교 학생들의 100%가 이 프로젝트를 완수한다는 것. 반면 그동안 일일숙제를 해오는 학생들의 비율은 상당히 낮았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 사이에 숙제에 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학교가 숙제를 폐지하자 주변 학교 세 곳에서 이 정책의 성공여부를 물어보기도 했다.

헬스루트씨는 1977년부터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그녀는 “40년 동안의 교직생활 경험에 비춰보면”이라고 전제한 뒤 “교사들의 교습방법은 진전됐어도 숙제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 학생들의 숙제는 여전히 80~90년대 학생들이 해 왔던 것과 똑같다”는 그녀는 “이는 오늘날 학생들에게는 너무 많은 분량”이라고 주장했다. “요즘 학생들은 방과 후 수영이나 럭비를 하는 등 야외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집에 앉아서 숙제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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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비 헤이츠 초등학교의 프레야 맥베이(Freya McVey) 학생. 그는 숙제가 없어져 방과 후 수영을 하거나 TV를 볼 수도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유치원(kindergarten)에 입학한 프레야 맥베이(Freya McVey)는 학교의 변경된 숙제 정책으로 “방과 후 수영을 하러가기도 하고 TV를 볼 수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 프레야는 “숙제는 집에 앉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 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헬스루트씨는 “숙제는 항상 학교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해 나간다. 그러나 수업시간에 잘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숙제는 또 다른 스트레스만 줄 뿐이고, 학부모들에게는 퇴근 후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부담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어 “오늘날 아이들이 수학을 배우는 방법은 부모 세대가 배운 방법과 다르기 때문에 부모가 가르치게 되면 아이들은 오히려 혼란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그동안 교사들은 숙제를 준비하고 확인하는 데에만 일주일에 두 시간을 버렸다”며 “숙제가 사라지면서 학생과 교사는 모두 수업시간에 더 투자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NSW 주 교육부는 “숙제는 공부습관, 집중력과 자기훈련을 길러준다”며 “학교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각 학교는 지역주민들과의 논의를 통해 숙제 관련 정책을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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