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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테러 조직의 프로파간다(propaganda) 영상의 한 장면. IS의 순교 영상을 분석한 테러연구팀은 이들의 동영상 내용이 헐리우드 영화 시나리오의 ‘영웅이 되는 여정’을 베낀 것임을 알아냈다.

 

테러연구팀, IS 순교 동영상 분석, 뇌 실험도 진행

 

지난 2014년 7월 시드니 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당시 17세의 압둘라 엘미르(Abdullah Elmir)는 가족에게 낚시를 간다고 말한 뒤 집을 나와서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거쳐 터키로 입국했다. 거기서 그는 중동지역으로 가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냈다. 엘미르가 가족을 떠나 중동 지역으로 간 것은 당시 세력을 확대되던 IS(Islamic) 테러조직에 합류하기 위한 것으로, 이런 사실은 호주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과연 무엇이 10대 청소년을 테러 조직에 끌어들인 것일까. 어쩌면 이 의문을 풀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지난 일요일(6일) 선 헤럴드(The Sun-Herald)는 뇌 스캔에 관한 신기술이 바로 이런 청소년, 압둘라 엘미르나 제이크 빌라디(Jake Bilardi) 등 어린 청소년들이 왜 갑자기 IS와 같은 테러 조직에 합류하고자 가족을 등졌는지, 그 미스테리 블랙박스를 여는 열쇠가 될 듯하다고 보도했다.

정치학자들은 최초로 진행되는 관련 실험을 통해 신경과학자들과 함께 ‘프로파간다’(Propaganda. 정치가 또는 정당 등에 대한 허위, 과장된 선전)가 뇌의 어떤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지, 특히 테러 집단이 뿌려 대는 징병이나 순교 동영상들에 의해 뇌가 어떻게 자극받고 또 반응하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실험은 현재 시카고 대학 정치학자인 로버트 페이프(Robert Pape) 교수가 이끄는 테러연구팀과 신경과학자 진 디세티(Jean Decety) 박사 연구팀이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보다 구체적으로는 ‘순교문화가 가장 폭력적인 기술 중 하나인 자살 공격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지 알아내기 위한 목적’ 성격이다.

테러리즘, 과격주의,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방법 등의 논의를 위해 호주에 머물고 있는 페이프 교수는 이번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이런 동영상을 시청할 때 나타나는 그들의 두뇌 활동을 관찰함으로써 두뇌의 어떤 부분이 자극을 받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이프 교수는 “지난 15년간 우리는 테러활동과 내란 등에 있어 커다란 연구 성과를 가져왔으며 동시에 심리적 과정을 좀 더 이해하기위해 MRI와 같은 신경 장비 및 기술을 사용함에 있어서도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왔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는 이 두 부분의 연구를 밀접히 연관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드니 서부 뱅스타운(Bankstown)에 거주하다 IS에 합류한 엘미르는 몇 차례 IS의 홍보 동영상에 등장, 당시 토니 애보트 수상을 강하게 협박한 바 있다. 그는 이미 시리아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빌라디 역시 이라크 자살테러 일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로부터 약 4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극단주의 조직이 공개한 수많은 순교 동영상 분석에서 시작됐다.

분석 결과 순교 영상의 공통된 주제는, 순교를 따르는 자들은 경이로운 삶을 살 것이며, 즐거움의 보상을 받고 타인을 돕고자 하는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영상 말미에서는 영적인 존재가 되어 부활하는 내용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IS 선전 영상들이 헐리우드 영화 각본을 베낀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즉 헐리우드 영화계의 유명인인 크리스 보글러(Chris Vogler)의 ‘영웅의 여정’(영화 시나리오 작법에 두루 적용되는 영웅 이야기의 단계적 서사법)과도 같은 기법을, IS 집단이 조직원을 세뇌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뇌 활동을 추적 조사하는 이 연구가 향후 IS 조직의 징병활동에 대처하며, IS의 행위가 결코 영웅이 아니라 범죄집단일 뿐임을 인식케 하는 효율적인 대응전략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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