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매 1).jpg

약 10년 간 방치됐던 그린위치(Greenwich) 소재 주택. 올해 거의 미라 상태가 된 사체가 발견되어 뉴스가 되기도 했던 이 주택은 지난 주말(25일) 경매에서 예비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잠정 가격에서 27만 달러 높아진 207만 달러에 낙찰됐다.

 

낡는 건물 외벽만 남은 상태... 넓은 부지로 잠정가서 27만 달러 ↑

 

지난 주말(25일) 시드니 경매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주택 중 하나는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의 그린위치(Greenwich)에 자리한 낡은 주택이었다.

10여 년 동안 방치됐던 이 주택은 올해 소유주가 청소를 하던 도중 거의 미라 상태가 된 사체가 발견되어 미디어의 주요 뉴스로 떠올랐던 곳이기도 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이 사체가 약 10년 전부터 이곳에 유기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이날 경매에 온 사람들의 구매 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입찰자 외에도 이날 경매에는 약 200여 명의 사람들이 매매 과정을 지켜보았다.

집안 상태는 10여 년 간 방치되어 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벽에는 심하게 곰팡이가 생겨났고 페인트는 거의 벗겨졌으며 바닥은 깨어져 금이 가고 부엌은 화재가 일어났던 흔적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 주택이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그린위치라는 지역과 부지 때문으로 보인다. 한 입찰자는 경매 현장에 도착한 후 너무 낡은 상태여서 집을 둘러볼 생각도 하지 않았으나 다른 이들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들 또한 이 주택이 매물로 등록된 이후 “부지가 가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관심을 갖고 경매 과정을 지켜봤다”는 반응이다.

18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된 이날 경매는 100만 달러에서 시작됐다. 경매에 입찰한 11명의 예비 구매자들 가운데 5명은 경매가 시작된 후 5만 달러, 2만5천 달러, 1만 달러씩 가격을 올려 제시하며 상당히 적극적으로 입찰에 응했다.

그리고 이날 경매는 이 지역의 한 가족을 대신해 입찰한 한 부동산 중개업자 롭 웨스트(Rob West)씨가 제시한 207만 달러에서 낙찰이 이루어졌다. 이는 잠정 가격에서 27만 달러가 오른 금액이었다.

웨스트씨는 “이 매물을 찾기 이전, 매주 이 지역 경매 현장을 돌며 구매할 주택을 보아왔다”면서 “올해 이 주택에서 오래된 사체가 발견된 끔찍한 일이 있었지만 부지가 갖고 있는 매력은 투자 욕구를 억제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기는 그린위치이고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지역”이라고 말한 웨스트씨는 “지난 1977년 이 곳에 거주하면서 주택에 투자해 손해를 본 일이 없다”며 이날 폐허가 된 주택이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매매를 진행한 중개회사 ‘McGrath Lane Cove’ 사의 칼 퍼거슨(Karl Ferguson) 에이전트는 이 주택이 매물로 등록된 이후 약 450명이 인스펙션을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퍼거슨씨는 “올해 이곳에서 오래된 사체가 발견된 일이 알려졌지만 그것이 이 부동산의 가치를 떨어드리거나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을 막지는 못했다”면서 “오늘의 경매 결과는 그린위치 지역의 주택 부지에 대한 가치를 입증한 것이며 또한 이 끔찍한 사건을 잊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거슨씨에 따르면 이날 경매에 입찰한 이들은 그린위치에 새 주거지를 마련하려는 젊은 커플, 이 지역 거주민, 투자자들이었다. 이들 중 80%는 낙찰을 받을 경우 재개발하겠다는 입장이었으며 20%는 개조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경매를 지켜본 한 지역민은 “지난 10년여 방치된 것은 좋지 않지만 이 주택이 가진 부지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더블 브릭으로 건축된 이 단독 주택이 마지막 거래된 것은 지난 1991년이었으며 당시 거래 가격은 20만 달러로 알려졌다.

 

종합(경매 2).jpg

그린위치 인근의 크레몬(Cremorne)에 자리한 2개 침실 아파트 내부. 105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됐으나 이날 경매에는 단 한 명만이 입찰했으며 그나마 85만 달러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아 경매는 무산됐다.

 

한편 그린위치에서 멀지 않은 크레몬(Cremorne)의 2개 침실 아파트는 105만 달러의 잠정 가격에 경매가 진행됐으나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 입찰 가격으로 경매가 무산됐다. 이날 경매에는 단 한 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그가 제시한 가격은 잠정 가격에 크게 못 미친 85만 달러였다.

매매를 맡은 중개회사 ‘The Agency North’의 존 스니드(Jon Snead) 에이전트는 경매 대신 예비 구매자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3년 전 75만 달러에 매매됐었다.

반면 같은 지역(lower north shore)의 맥마혼스 포인트(McMahons Point), 존 스트리트(John Street)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잠정 가격에서 무려 71만 달러 높은 가격에 낙찰, 또 하나의 화제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매에는 6명이 입찰했으며 이 중 5명이 적극적으로 가격 제시를 이어가면서 낙찰 가격이 크게 높아졌다. 25년 전 38만 달러에 거래됐던 이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311만 달러에 판매됐다.

도심 인근 레드펀(Redfern)에서는 4개 침실의 테라스 주택을 놓고 6명의 입찰자가 가격 경쟁을 했다. 이중 3명이 적극적인 구매 의지를 보였으며, 결국 잠정 가격에서 16만5천 달러 높은 134만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매매를 진행한 ‘Ray White Surry Hills, Alexandria and Erskinville’ 사의 숀 버도(Shaun Burdo) 에이전트는 “시드니대학교와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높은 투자 가치로 입찰자들이 적극적으로 경매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 테라스 주택은 5년 전 70만5천 달러에 거래됐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경매 1).jpg (File Size:94.6KB/Download:18)
  2. 종합(경매 2).jpg (File Size:53.7KB/Download:14)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151 호주 올해 연방선거의 새 바람 ‘teal’, ACDC의 ‘올해의 단어’에 선정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50 호주 호주인들, “여행 계획에 시간 낭비하지 않는다”... 여행업, 빠르게 회복 중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9 호주 가계 생활비 부담? “초과시간 근무 보상으로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8 호주 호주 주택위기 지속... “2041년까지 100만 채의 커뮤니티 주택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7 호주 “이제는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tree-changer’들의 도시 탈출 ‘지속’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6 호주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건물, NSW 주 의회 의사당 200년의 이야기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5 호주 NSW 주 정부, 구직 사이트 ‘Seek’와 공조해 유학생 일자리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4 호주 캔터베리 지역 예술가들이 모색한 ‘불확실성 시대에서 찾은 기쁨’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
6143 호주 저소득 계층-이민자-태평양 도서민들... 팬데믹 사태의 가장 큰 희생자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42 호주 시드니 시티, 2025년 중반까지 야외 테이블 설치, ‘무료 허용’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41 호주 NSW, ‘강압적 통제’를 ‘범죄’로 명시한 법안 통과... 정부관할 구역 중 최초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40 호주 폐경기 여성의 다양한 증상 치료 위한 NSW 주 의료 허브 개설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9 호주 호주 동부 지역을 휩쓴 엄청난 규모의 강우량... 비가 많이 내리는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8 호주 호주 각 지역에서 확산되는 COVID-19 감염 파동... 우려감, 다시 커지고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7 호주 연방 보건부, ‘화이자’ 사의 새 ‘오미크론’ 전용 COVID 부스터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6 호주 호주 실업률, 1974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지만... 내년도, 다시 상승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5 호주 부동산 시장 침체 속,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주택가격 하락한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4 호주 호주 최초로 NSW 주 하이스쿨에 ‘사이버 보안’ 교육 과정 개설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3 호주 퀸즐랜드 주, 정부 소유의 ‘Driver Reviver’ 사이트, 폐쇄 방침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11.24.
6132 호주 호주인 평균수명 84.32세로 늘어나, 모나코-일본 이어 전 세계 세 번째 장수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31 호주 아직은 5차 접종 ‘권장’ 않는다지만... “원하는 이들에게 추가보호 제공돼야”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30 호주 ‘Divorce Capital’은 QLD... 팬데믹 기간 이혼 급증으로 전체 비율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9 호주 노동당-녹생당 반대 불구하고 NSW 연립정부의 ‘인지세 법안’, 의회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8 호주 남부호주 지방 지역 거주민, 식료품 지원단체 ‘Foodbanks’ 이용 급증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7 호주 QLD 아동 대상의 새 모델링, “비만 감소 없을 경우 기대수명 5년 단축”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6 호주 내년 호주 경제 불황? “실업률만으로 경기침체 전망, 합리적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5 호주 각 지역사회 여성 권익 단체, NSW 정부의 지원기금 신청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4 호주 빅토리아 주의 한 학부모, ‘청소년 전자담배 제재’ 정치권에 호소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7.
6123 호주 NSW 주 선거 앞두고 자유-국민 연립, 노동당과의 지지도 격차 좁혀 호주한국신문 22.11.10.
6122 호주 시드니 서부 지역의 고학력 거주인구 비율 빠르게 증가... 파라마타, 46%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21 호주 WA 최고의 오프로드 트랙 중 하나인 ‘Canning Stock Route’, 여행자 수용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20 호주 “네거티브 기어링 등으로 향후 10년 내 200억 달러 정부 예산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9 호주 ‘청년 금융 전략 보고서’... 대다수 호주 젊은이들, 재정적 어려움 직면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8 호주 RBA 필립 로우 총재, “인플레이션 전개 상황 ‘주의 깊게’ 살펴볼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7 호주 COVID 하위 변이들, 호주 지배 바이러스로 등장... 새 감염 파동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6 호주 생활비 압박... “몸이 아픈 근로자들, 계속해 노동 현장으로 밀어넣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5 호주 NSW 지방 지역 주택가격, 2020년 초 이래 처음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4 호주 주택가격 경제성 위기 속, 50만 달러 미만으로 ‘내집 마련’ 가능한 곳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3 호주 ‘문제성 도박중독자’ 게이밍룸 출입 제한하는 안면인식 장치 설치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1.10.
6112 호주 Travel and COVID-19... 2000년대 행복했던 여행의 기억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11 호주 노동당 정부, ‘Secure Jobs-Better Pay’ 내용 담은 새 고용관계 법안 발의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10 호주 NSW 주 정치인 절반 이상, 최소 2채 이상 주택 소유... 12채 소유 MP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9 호주 “Boomers, Millennials 보다 주택소유 가능성 3배 높다”... 인구조사 자료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8 호주 NAPLAN 결과... 약 15%의 9학년 남학생 ‘읽기’ 성취도, 기준에 미달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7 호주 환경-사회운동 활동가들은 왜 인류의 귀중한 예술 작품에 음식물을 던지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6 호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종식? QLD, ‘COVID 공공보건 비상사태’ 종료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5 호주 연료 가격의 일부 하락 불구, 신규 주택 및 가스 사용료가 물가상승 주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4 호주 RBA, 7개월 연속 이자율 인상 결정, 높은 물가상승에도 상승폭은 25bp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3 호주 퀸즐랜드 주 가정 ‘홈스쿨링 선택’ 증가... 올해 등록 건수 69%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
6102 호주 NSW 주, 11월 1일부터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전면 금지 file 호주한국신문 22.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