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 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계와 정치권으로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호주 국내적으로도 직장 내 성희롱 및 성추행 실태에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직장 역시 성희롱의 무풍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 투 운동이 여성들에게 큰 용기를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드니 대학의 ‘여성과 직장 그리고 리더십 연구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호주 직장 여성 10명 가운데 한 명꼴로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시기에 샤인 로펌의 의뢰로 실시된 ‘센서스와이드’ 조사에서는 응답자 여성의 1/3 가량이 직장에서 성희롱이나 차별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답했다.

또한 남성 34%, 여성 33%가 직장 동료가 성희롱이나 차별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했으며, 남성 응답자의 1/8은 “성희롱 경험이 있다”고 실토했다.

이런 가운데 두 조사 모두에서 “미 투 운동을 통해 성희롱, 성추행, 성차별을 겪은 여성 직장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으로 진단됐다.

하지만 피해 여성들의 절반 가량이 여전히 ‘불이익’이나 ‘소용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직장 상관에 보고하지 않고 있는 실태임이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보고 대상자 역시 성희롱이나 차별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장애가 있거나 문화적 배경이 다른 경우 혹은 학업중인 여성 직장인들의 경우  성희롱을 경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드니 대학의 ‘여성과 직장 그리고 리더십 연구원’의 조사는 직장여성 2100명과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센서스 와이드’ 조사는 2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시드니 대 리더십 연구원 조사에서는 또 대다수의 직장 여성들이 손꼽은 직장 내 최우선 숙제는 존중감 구축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응답자의 80%가 “존중되는 직장 문화가 시급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직장 상관으로부터 존중 받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또한 남녀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답한 40 세 이하의 직장 여성 응답자는 1/3에도 못 미쳤지만 남성의 경우 절반에 이르렀다.

보고서는 “성희롱을 겪은 여성 직장인들의 대다수는 문제를 제기했을 경우 겪게 될 불이익에 대한 우려와 고용주가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등으로 문제 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의 공동 저자인 엘리자베스 힐 박사는 “직장 여성 성희롱 예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공공정책 수립이 시급하며 젊은 여성들의 포부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은 2017년 10월 미국에서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끌게 된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에서 시작됐다.

이 해시태그 캠페인은 사회 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사용했던 것으로, 할리우드 배우 알리사 밀라노에 의해 대중화됐다.

알리사 밀라노는 여성들이 트위터에 여성혐오, 성폭행 등의 경험을 공개해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의 보편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독려했던 것. 이후, 수많은 저명인사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그러한 경험을 밝히며 이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이후 이러한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됐고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했다.

한국에서는 현직 검사인 서지현 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내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전 영역으로 확대됐다.

직후, 연극연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발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이후 시인 고은, 극작가 오태석, 배우 조민기, 배우 조재현, 배우 오달수 등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20여 명으로 늘어났다.

급기야 2월 2018년 2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투 운동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3월 2일에는 미성년자 단원을 성폭행한 혐의의 극단대표 '조증윤'이 구속됐고,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수행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의혹으로 도지사직에서 물러나는 사태로 비화됐다.

 

http://topdigital.com.au/node/5493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2197 호주 Job's yours... “직장 구하려면 담배 먼저 끊어라” file 호주한국신문 18.03.22.
2196 호주 “호주, 소득 불평등 시작되고 있다”... 키팅 전 총리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18.03.22.
2195 호주 캔터베리-뱅스타운 지역 범죄, 지난 3년 사이 크게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18.03.22.
2194 호주 시드니 경매 화제- 뉴타운의 폐허 테라스 주택, 105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8.03.22.
2193 호주 호주 인구 진단- 고령화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92 호주 호주 인구 진단- 인프라 상황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91 호주 호주 중앙은행, “토지개발 제한이 집값 40% 상승 요인”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90 호주 비명과 탄성은 기본, World's 11 most amazing pedestrian walkways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89 호주 ‘Jack Irish’ 시리즈의 범죄소설 대가, 피터 템플 타계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88 호주 무심코 범하게 되는 도로교통 위반, 범칙금에 헉!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87 호주 시드니 일부 고소득층 지역, 어린이 예방접종률은 낮아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86 호주 스트라스필드 공원 내 인조잔디 구장 설치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85 호주 시드니 경매- 라벤더베이 1침실 아파트, 지역 ‘중간가격’ 크게 상회 file 호주한국신문 18.03.15.
2184 호주 공룡 노조 탄생 …건설, 항만 노조 통합 톱뉴스 18.03.09.
2183 호주 트레이디(기술자) 인건비, 왜 지역별로 천차만별일까? 톱뉴스 18.03.09.
» 호주 호주 ‘미 투’ 운동의 현 주소는?...직장 성희롱 ‘여전’ 톱뉴스 18.03.09.
2181 호주 마케도니아 국호 분쟁, 호주로 확산 톱뉴스 18.03.09.
2180 호주 외도 파문 바나비 조이스, 다음달 출생 혼외자 “친자 아닐 수도…” 톱뉴스 18.03.09.
2179 호주 시드니 서부와 동부- 수치로 보는 격차 file 호주한국신문 18.03.08.
2178 호주 시드니 서부와 동부- Tale of two Sydneys file 호주한국신문 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