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식 주변 정경

 

22일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발생 10주년을 맞아 전국 공공기관에 조기가 게양된 가운데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국가 추도식(national memorial service)’이 열렸다.

 

에이본(Avon) 강변에 조성된 ‘국립 캔터베리 지진 추모지(Oi Manawa Canterbury Earthquake National Memorial)’의 북쪽 강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데임 팻시 레디(Dame Patsy Reddy) 총독과 재신다 아던 총리 등 정부 요인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이상진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를 포함해 당시 희생자가 발생했던 국가들의 외교사절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을 포함한 수 천명의 시민들도 함께 자리한 가운데 오후 12시 30분부터 공식 행사가 시작됐다.

 

뉴질랜드 군악대가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을 연주하면서 시작된 행사는 마오리 전통 의식이 진행된 뒤 리안 댈지엘(Lianne Dalziel) 크라이스트처치 시장과 ‘지진가족재단(Quake Families Trust)’의 마안 알카이시(Maan Alkaisi) 박사의 환영 인사가 이어졌다.

 

이후 참가자들이 모두 기립해 종소리와 함께 당시 지진이 발생했던 시간인 12시 51분에 맞춰 희생자 이름들이 새겨진 강 건너의 추모벽(Memorial Wall)을 바라보는 1분간의 묵념 시간을 가졌다.

 

이어 소방관과 경찰관, 학생과 구급대원 등 각 기관을 대표하는 이들이 등단해 당시 어학연수 중 유명을 달리했던 한국 유학생인 고 유길환(당시24세), 유나온(당시 21세) 씨를 비롯한 희생자 185명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연설하는 아던 총리 

 

추모시 낭독에 이어 군악대 여성대원이 추모곡인 ‘호키호키 토누 마이(Hokihoki Tonu Mai, Return to me)’를 불렀으며, 이어 팻시 레디 총독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추모사를 대독했다.

 

또한 아던 총리가 등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아던 총리는 많은 이들에게는 10년 전 지진이 여전히 어제 일처럼 느껴질 것이라면서 부상자들을 포함해 지진이라는 큰 재난을 당해 지금까지도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아던 총리는 많은 이들에게 복잡하고 다양한 영향을 끼친 지진이 당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지만 이들은 새로운 유산을 만들 세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구조와 이후 재건을 위해 노력 중인 시청을 포함한 각 기관의 직원들과 함께 이번 행사에 협력해준 외교사절들과 지진가족재단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약 45분간에 걸쳐 진행된 본 행사가 끝난 후에는 백파이프 연주가 울리는 가운데 레디 총독과 아던 총리가 선두에 서고 정부 및 시청 인사들과 외교사절, 유가족 대표들이 그 뒤 따르는 긴 행렬이 다리를 건너 추모벽으로 향했다.

 

추모곡을 부르는 군악대원

 

먼저 총독과 총리가 추모벽에 화환을 내려놓은 데 이어 외교사절과 유족 대표들도 화환을 놓았다. 이상진 대사는 필 태픈든(Phli Tappenden) 크라이스트처치 한국 명예영사와 함께 고 유길환 유나온 씨의 이름이 새겨진 벽 앞에 화환을 놓고 이들을 추모했다.

 

주요 인사들의 헌화에 이어 경찰과 소방관, 군인, 적십자, 세인트 존 앰뷸런스 등 비상구호기관들의 헌화가 이어진 뒤 유가족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헌화 행렬이 뒤를 따라 추모벽으로 향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다리와 강변에서 강물로 꽃을 던지면서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와 같은 ‘강물 헌화 의식(River of flowers)’은 이곳 외에도 크라이스트처치 일대의 10곳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이날 추도식 전 장면은 온라인으로 중계되 가운데 현장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었다. 주변을 지나가는 투암(Tuam) 스트리트와 캠브리지(Cambridge) 테라스 사이의 몬트리올(Montreal) 스트리트 구간은 오전 9시부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전면 차단됐다.

 

추모벽으로 향하는 이상진 한국대사

 

행사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저마다 손에 꽃을 든 시민들이 삼삼오오 찾기 시작해 정오 경에는 이미 행사장이 만원을 이뤘고 일부는 자녀들과 함께 찾아온 모습들이었다. 군악대는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잔잔한 음악으로 추모 분위기를 돋우었다.

 

한편 당시 28명으로 가장 많은 외국인 희생자를 냈던 일본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특히 12명이나 한꺼번에 희생됐던 일본 북부지방인 도야마(Toyama)시에서는 따로 추모 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2월 22일 오후 12시 51분 규모 6.3의 지진이 시내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10km 떨어진 리틀턴(Lyttelton) 인근의 지하 5km를 진원지로 발생해 뉴질랜드인들은 물론 87명의 외국인을 포함한 15개 국적 185명이 숨졌다.

 

특히 어학원과 TV 방송국이 있던 4층 건물인 C-TV 빌딩이 엘리베이터 타워만 남기고 완전히 붕괴되면서 한국 유학생 오누이를 비롯해 지진 재단의 알카이시 박사의 부인을 비롯한 115명이 한곳에서 사망했다. 

  • |
  1. 33.jpg (File Size:152.6KB/Download:2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051 호주 The British Monarchy- 치명적 질환에 시달렸던 역대 군주들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50 호주 ‘Hi Mum’ 문자 메시지 피해 사례 급증... 지원단체, “손실 규모 빙산의 일각”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9 호주 호주의 대표적 공화제 전환 운동그룹, ‘헌법 개정’ 캠페인 전개 의사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8 호주 NSW 정부, 공공부문 직원에 연간 20일의 가정폭력 유급 휴가 제공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7 호주 NSW ‘Childcare’ 비용, 보다 저렴해질 듯... 주 정부, 관련 법안 상정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6 호주 부동산 시장 침체라지만... 시드니 주택 60% 이상, 10년 사이 가격은 두 배 뛰어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5 호주 NSW ‘Surf Life Saving’ 봉사자들, 주 전역 해변에서 ‘안전’ 활동 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4 호주 60만 달러 미만 가격으로 ‘sea change’가 가능한 해안 타운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3 호주 세계보건기구의 COVID-19 분석, “아직은 아니지만 끝이 보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42 호주 “COVID-19 감염, 다른 전염병 감염 위험 초래하는 면역체계 변화 시사...”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41 호주 The British Monarchy- 영국 왕실에서 가장 불운했던 이름, ‘King Charles’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40 호주 The British Monarchy-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 왕실의 꿀벌에게도 ‘직접’ 알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9 호주 각 카테고리 영주비자 신청인들, “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자의적이다” 호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8 호주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 “군주의 죽음은 호주 헌법 검토할 좋은 순간 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7 호주 방역을 위한 ‘봉쇄’, 운전습관에도 영향... 도로교통 사망자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6 호주 타스마니아 자유당 정부, ‘포커머신 사전 손실 한도 설정 계획’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5 호주 각 기업의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 지난 7월까지 전년대비 4.1%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4 호주 일자리 붐, 고용 호황 속에서도 8월 실업률은 3.4%에서 3.5%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3 호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있을 터이지만, 상승 속도는 점차 줄어들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2 호주 NSW 주 정부, ‘Queen Elizabeth II’ 이름의 새 공공광장 조성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1 호주 NSW 주, 기차-버스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0 호주 “암 학자들의 하루 한 잔 이상의 차, 사망 위험 낮추는 것과 연관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29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여왕의 서거가 호주에 의미하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8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여왕 등장하는 호주 화폐는 어떻게 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7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9월 22일, 여왕 서거 추모하는 일회성 공휴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6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왕위 승계 1순위 찰스, 영국 국왕으로 공식 선포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5 호주 연방정부 이민 시스템 변경... 논란 많았던 ‘투자자 비자’ 취소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4 호주 ‘pandemic migration’... “지방 지역에 문화충돌-계급격차 발생시켰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3 호주 ‘악수와 포옹’, 다시 일상적 행동이 되고 있지만... 준비는 된 것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2 호주 시드니 중간 가격 이하인 100만 달러로 어떤 유형의 주택 구입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1 호주 노동당 정부의 기후 관련 정책... ‘탄소배출 43%’ 목표, ‘법’으로 명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0 호주 국내선 항공기 탑승시 마스크 의무 해제, 감염자 격리도 7일에서 5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19 호주 고령 및 장애연금-간병인, 2주에 $30.90(독신)-$58.80(부부) 수당 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8 호주 Jobs Summit 2022- 숙련기술 인력 부족 문제 위해 이민자 상한선, 크게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7 호주 Jobs Summit 2022- 팬데믹 이후 성별 임금격차 다시 확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6 호주 RBA, 5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1994년 이래 가장 공격적 조치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5 호주 호주의 계절 상식- 봄은 언제 시작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점은 언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4 호주 호주인들, 정크푸드-알코올-도박-담배 등의 TV 광고에 ‘압도적 반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3 호주 각 산업 부문서 확산되는 인공지능 및 자동화... 여성 일자리, 빠르게 대체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2 호주 공권력 남용? 전염병 대유행 후 NSW 주에서 ‘알몸 검색’ 4,500건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1 호주 휴가용 주택 수요는 여전히 강세... 5년 사이 최고 가격 상승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0 호주 연방정부의 연금 인상과 함께 NSW 주 정부도 ‘생활비 절감 혜택’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09 호주 “한줌의 땅콩, 체중감소-혈압 저하-심장 건강 유지에 도움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08 호주 COVID-19는 언제, 어떻게 종식될까... 최상-최악의 시나리오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7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의 높은 대중적 지지도, 정점에 도달한 것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6 호주 “가계비 절감을 위한 70억 달러 규모 지원, 적극 활용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5 호주 2022년 들어 현재까지 전 세계 COVID-19 사망자 100만 명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4 호주 NSW 주 지방의 ‘100만 달러 클럽’ 지역 늘어, 일부는 시드니 가격 능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3 호주 11월부터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 NSW 정부, 사전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2 호주 멜번 외곽 교외지역 신규 주택 블록, 이전 규모에 비해 더 작아져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