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gender pay gap 1).jpg

호주의 남녀 임금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관련 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특히 45-64세 여성의 임금은 남성에 비해 연간 거의 4만 달러 차이를 보인다. 사진은 아침 출근 시간대의 한 사무용 건물. 사진 : Pixabay / StockSnap

 

46-65세 근로자 임금 약 4만 달러 차이, 간부직 여성은 거의 10만 달러 적어

 

호주의 성별 임금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45세에서 65세 사이 여성 근로자는 연간 약 4만 달러가 적으며 고위 간부직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거의 10만 달러나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연방정부의 직장 내 성 평등 기관인 ‘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WGEA)가 최근 분석한 호주 전역의 성별 임금격차는 여성 근로자들에게 암울한 그림을 보여준다는 진단이다.

최근 WGEA가 내놓은 ‘Wages and Ages: Mapping the Gender Pay Gap by Age’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경우 30대 중반이 되면 남성에 비해 임금격차가 더욱 벌어져 남성 10달러를 기준으로 여성은 7.78달러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 격차는 이후 20년간 더욱 악화되다가 65세 이후 연령대에서 다소 좁혀지기는 하지만 결코 동등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현재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밀레니엄 세대 여성의 수입은 45세가 될 때까지 남성 임금의 70% 수준에 머물게 된다.

이와 관련, WGEA의 매리 우드릿지(Mary Wooldridge) 위원장은 “여러 요인들이 임금격차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돌봄 서비스(care)나 교육 부문의 많은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임금격차 문제의 약 20%에 불과할 뿐이다. WGEA는 더 큰 요인으로 차별과 함께 여성들이 아이나 가족을 돌보기 위해 직장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보면, 더 높은 임금의 일자리는 대부분 정규직으로 배정되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우드릿지 위원장은 “일부 여성은 자신의 필요에 의해 적은 근무시간을 선택하지만, 대부분 여성의 경우에는 대안이 없다는(적은 시간을 일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중심의 정규직 업무...

여성들, 파트타임 배정

 

우드릿지 위원장은 “많은 경우 이는 진정한 선택(여성들 본인의 자발적 선택)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이를 돌보는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거나 직장으로 복귀하려 해도 선택권 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여성의 재능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그들이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고위 경영진의 파트타임 역할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빅토리아(Victoria) 주 테드 베일류(Ted Baillieu) 정부 당시 정신건강 및 여성부 장관직을 맡은 바 있는 우드릿지 위원장은 당시 자유당 주 정부 내 주요 요직에 일정 비율의 여성 의원을 할당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제 그녀는 호주 기업들이 젠더 기반 목표들 달성하고 그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종합(gender pay gap 2).jpg

성별 임금격차 보고서를 내놓은 호주 직장 내 성 평등 기구인 ‘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의 매리 우드릿지(Mary Wooldridge) 위원장은 여성의 고위직 보장을 위해서는 직업 공유와 같은 유연한 근무 옵션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우드릿지 위원장은 “각 기업은 성별 임금격차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며, 지속적으로 그 성과를 확인하여 이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hilips Electronics’ 사에서 서비스 광고 관리자로 일하는 코니 크라파로타(Connie Craparotta)씨는 30대 초반의 나이가 되었을 때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모든 여성들처럼 육아와 경력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했던 것이다.

“가족과 직업 모두를 가질 수 없다는 사회적 압박이 있다”는 그녀는 “나는 내 경력을 소중하게 생각했고, 그래서 회사에 남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가 회사로부터 더 높은 임금을 보장받는 고위 관리직 제안을 받았을 때, 그 고민은 더욱 혹독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업무는 세 자녀를 키우면서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정규직이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경력을 포기했을 터이지만 크라파로타씨는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그것은 동료와 역할을 공유하는 것이었고, 이런 제안에 회사는 6개월간의 시범적 시행에 동의했다. 그리고 그 기간 안에 이들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그 직책을 정식으로 인정받았다.

 

최고 소득능력 연령에서

임금 격차 가장 두드러져

 

WGEA의 이번 보고서는 호주 전역 300만 명 이상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나온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지만 특히 최고 소득능력에 이르는 45세-64세 사이에서 가장 큰 임금격차를 드러냈다. 이 연령대의 임금격차는 약 40%, 연간 4만1,000달러 차이를 보였으며, 또한 이 계층의 관리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남성이었다. 55세 이상 고위직이나 최고경영자(CEO) 역할에서의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져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약 9만3,000달러가 적었다.

우드릿지 위원장은 “고위직에서 더욱 크게 벌어지는 남녀간 임금격차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의 또 다른 증거”라고 말했다. “이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평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드릿지 위원장은 여성이 고위 직책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직업 공유와 같은 유연한 근무 옵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또한 남녀(부모)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는 유급 육아휴직, 저렴한 보육시설 이용 지원 등 성별 임금격차 해결을 위한 일련의 정책 중 하나라는 것이다.

 

■ 성별 임금격차

(남성 임금 10달러 대비 여성 소득)

24세 미만 : 9.75

25-34세 : 8.75

35-44세 : 7.78

45-54세 : 6.98

55-64세 : 6.81

65세 이상 : 7.47

Source: 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gender pay gap 1).jpg (File Size:138.7KB/Download:13)
  2. 종합(gender pay gap 2).jpg (File Size:72.6KB/Download: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001 호주 City of Canada Bay, 지역사회 신진 지도자 대상 ‘리더십 프로그램’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0 호주 NSW 주 정부, 메도뱅크 TAFE NSW에 ‘Multi-Trades Hub’ 개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5999 호주 9월 예정된 ‘Jobs Summit’, 호주의 숙련기술 인력 수용에 변화 있을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8 호주 호주 커플들의 이혼 신청 급증... ‘divorce coach’, 새 직업으로 떠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7 호주 전 세계 최고의 현역 사이클링 선수들, 다음달 울릉공에 집결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6 호주 실업률, 다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하락 원인, 좋은 소식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5 호주 태양광 에너지, 특정 순간 호주 전역의 가장 큰 전력 공급원 되기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4 호주 ‘클럽 비즈니스’ 쇠퇴... 호주 밀레니엄 세대의 밤 문화 트렌드 변화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3 호주 아직 COVID-19에 감염된 적이 없다? ‘운이 좋아서’ 만은 결코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2 호주 코카인, 시드니사이더들의 ‘메뉴’에 다시 등장... 적발 건수 크게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1 호주 시드니 센트럴 기차역, 바랑가루 이은 또 하나의 ‘문화 허브’로 재개발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90 호주 NSW 주 정부, 심장병 환자 보호 위한 새 ‘앰뷸런스 패키지’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89 호주 ‘JobTrainer’ 기금 지원, 2022-23년도 말까지 연장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88 호주 3년 만에 개최된 ‘Ferragosto Festival’, 이전의 활기 다시 살아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87 호주 부동산 시장 최고의 ‘핫스폿’ 바이런 베이, 6월 분기 성장률 둔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5986 호주 NSW 주 의회 업무 환경 조사- 조사 대상자들, “It's a boys' club...”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85 호주 NSW 주 의회 업무 환경 조사- 성추행 및 폭행, 광범위한 ‘괴롭힘’ 만연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84 호주 호주 최고 소득자들, 퍼스에 거주... 연소득 최저는 NSW 주 일부 지방 지역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83 호주 5세 미만 영유아에 COVID-19 백신접종 승인 및 권장, 6개월 미만 신생아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82 호주 정부, 첫 주택구입자 지원으로 205억 달러 지출했으나 그 효과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81 호주 은밀히 진행되는 대동맥 협착증, 향후 5년 내 5만 명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80 호주 홍수로 인한 주거지 피해-임대료 관련, “보조금 신청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79 호주 파라마타에서 카툼바까지... ‘Great West Walk’ 산책로, 80km 연장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78 호주 NSW 주 법무부, 일선 비상상황 서비스 종사자 ‘법적 보호’ 강화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77 호주 라이드 지역구 빅터 도미넬로 의원, 은퇴 의사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76 호주 ‘쉐어하우스’ 세입자들, 겨울 시즌 하루 17시간 ‘최저 건강온도’에서 보내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5975 호주 전염병 대유행 이후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돕는 인터넷 사이트,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74 호주 호주 최고의 엔터테이너 중 하나인 주디스 더엄씨, 79세로 타계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73 호주 생후 6개월-5세 사이 취약 영유아 대상으로 COVID-19 백신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72 호주 NSW 주의 ‘포커머신’ 도박자들, 지난 30년간 1,350억 달러 잃어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71 호주 인플레이션 상승-실질임금 하락했으나 일부 기업 이익은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70 호주 전염병 대유행 이후 진단 지연됐던 말기환자 치료 수요, 크게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69 호주 호주 부동산 시장 위축됐지만... NSW 주 지방 지역 주택가격 ‘지속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68 호주 호주, “비자발급 지연으로 해외 재정 관련 전문인력 유치 실패...”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67 호주 NSW 주 정부, 일선 가정-성폭력 지원 단체에 추가 기금지원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66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일반 및 재활용 폐기물 분리 수거 ‘강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1.
5965 호주 알바니스 총리, ‘Indigenous Voice to Parliament’ 관련 ‘국민투표’ 제안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64 호주 호주 어린이들의 새 영웅으로 부상한 원주민 소녀 전사 ‘와일라’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63 호주 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50베이시스포인트 또 인상, 4개월 연속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62 호주 가계생활비 부담 크게 증가... 호주 중앙은행은 이를 어떻게 대처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61 호주 항체 관련 혈액검사... 호주 성인 COVID-19 감염 비율 최소 46% 달해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60 호주 NSW 교육부, 초등학교 내 방과 전후 돌봄 서비스 확충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59 호주 호주 물가상승률 6.1%로 치솟았지만... “최고점 지나고 있다” 분석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58 호주 6월 분기 시드니-멜번 중간 주택가격, 2019년 초반 이후 처음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2.08.04.
5957 호주 전례 없은 ‘주거 위기’ 속, 호주 전역의 빈 주택 수 100만 채 달해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56 호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한 한 개인의 ‘잔혹하게 현실적인’ 이야기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55 호주 올 하반기의 호한경제협력위원회 회의, 핵심은 ‘녹색 에너지’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54 호주 지원 연장된 COVID 병가 보조금, 지급 대상과 신청 방법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53 호주 15년 만의 정신건강 관련 국가 조사, 젊은 여성층에서 ‘가장 위험’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52 호주 재택근무자들, “더 긴 시간 일하고 효율성 떨어지며 체중 증가 경험” 토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