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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Gold Coast)에 거주하는 레니(Rene)와 줄리 텔만(Julie Thalmann)씨의 캐러밴. 자신의 집을 6개월간 임차인에게 준 뒤 캐러밴 여행을 떠는 그녀는 얼마 안 되어 크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각 주(State) 경계 봉쇄로 여행길이 막혔다. 호주 캐러밴산업협회는 켈만씨처럼 호주 각 지역에 발이 묶인 캐러밴 여행자가 7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진 : Rene Thalmann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차단 위한 각 주(State) 정부의 경계 봉쇄로

 

스쿤(Schoon)씨 가족은 전 세계 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이번 호주 여행만큼은 결코 즐거울 수 없는 상황이다.

벨기에에서 온 여행자로, 이번에 호주를 방문한 것이 네 번째인 스쿤씨 가족은 캐러밴을 타고 여행을 하다 지금은 한 캐러밴 파크에 발이 묶였고 이제는 그조차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미 벨기에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예약했으나 이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확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호주 각 주(State)와 테러토리(Territory) 정부가 주 경계를 봉쇄하면서 장기 일정으로 호주 전역을 여행하던 이들이 캐러밴 파크에 갇히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2천 건을 넘어서자 지난 달 셋째 주, 퀸즐랜드(Queensland)와 남부 호주(South Australia),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타스마니아(Tasmania),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가 주 경계 출입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제는 이 시설조차 이용이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24일(화)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가 ‘Coronavirus shutdown’ 2단계 조치를 발표하면서 “캐러밴 파크는 비필수 여행자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때문이다.

호주 캐러밴산업협회(Caravan Industry Association of Australia)는 현재 호주 전역의 각 캐러밴 파크에 7만5천여 명의 여행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 협회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 총괄 매니저는 “주 경계를 벗어날 수 없는 여행자가 많기에 안전한 곳을 찾아 캠핑 차량을 세워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온 여행자들,

돌아갈 길도 ‘막막’

 

스쿤씨는 아내 그리고 세 자녀와 함께 작은 밴으로 호주 전역을 여행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빅토리아(Victoria) 주 서부, 그램피언스 국립공원(Grampians National Park) 지역의 홀스 갭 레이크사이드 투어리스트 파크(Halls Gap Lakeside Tourist Park)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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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에서 온 스쿤(Schoon)씨 가족들. 올해 네 번째로 호주를 찾은 이들 또한 캐러밴을 빌려 여행하다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 발이 묶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더욱이 벨기에로 돌아가는 항공편도 불투명한 상태에 여행경비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진 : Koen Schoon

 

스쿤씨는 “(캐러밴 파크의) 어떤 사람들은 한 달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6개월가량 이어질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캔버라 주재 벨기에 대사관에 연락을 취했지만 모든 이들이 이 문제를 처음 다루는 것이어서 어떤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쿤스씨는 6주 일정으로 호주 각 지역을 여행한 뒤 4월 말 벨기에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장기 여행이며, 이곳 날씨와 동물을 좋아하고 특히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면서 “여행경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에서의 유급 휴가비도 한 달 후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좋은 곳이고 안전한 곳”이라며 벨기에 상황을 덧붙였다. “지금 벨기에는 상황이 아주 심각해 사람들은 집안에 머물러야 하고 모든 시설들이 문을 닫았다”며 “평소와 같은 생활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여기 사람들이 모두 집에 머물러 있는다면 2주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타운들,

여행자들로 바이러스 감염 우려

 

많은 호주인들에게 있어, 캐러밴을 타고 호주 전역을 여행하는 것은 하나의 전통이다. 은퇴한 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 또한 캐러밴 여행이다. 이런 이들을 일컫는 ‘그레이 노마드’(Grey Nomad)라는 말도 한 호주 사회학자가 처음 사용했다.

그리고 각 지역 타운들도 이들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캐러밴 여행자들이 지역경제에 적지 않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레니와 줄리 텔만(Rene and Julie Thalmann)씨는 골드코스트에 있는 집을 6개월간 임대로 내놓은 뒤 캐러밴 여행을 시작했다.

텔만씨는 “우리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와 다름이 없다”며 “만약 모든 곳이 문을 닫게 되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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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줄리 텔만씨. 6월에 골드코스트로 돌아갈 예정인 이들은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셧다운’이 계속될 경우 많은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사진 : Rene Thalmann

 

이런 가운데 각 지방 지역도 여행자들이 몰려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그들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지방 각 지역에서도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역민에게만 식료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텔만씨는 “예전에는 캐러밴 여행자를 반기는 곳이 많았지만 지금을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캐러밴 파크 운영자들 ‘혼란’

 

지난 달 24일(화) 저녁, 모리슨 총리는 보다 강화된 ‘Coronavirus shutdown’을 발표하면서 꼭 필요한 여행자가 아닌(non-essential traveller) 이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캐러밴 산업협회의 존슨 매니저는 “이로 인해 많은 혼란이 해소되었다”면서 “중요한 여행(essential travel)과 그렇지 않는 것에 대한 혼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세피나와 로한 맥도널드(Josephina and Rohan McDonald)씨는 홀스 갭 레이크사이드 투어리스트 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파크는 스쿤씨와 텔만씨가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그들은 뉴스를 통해 모리슨 총리의 발표 내용을 알았고, 정부 지침이 없음에도 그날 이후 예약을 받지 않았다. “여행자를 위한 캐러밴 파크는 ‘중요한 여행’이라는 기준에서 볼 때 결코 그렇지 않기에 우리는 계속 여행자들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모리슨 정부가 내놓은 2단계 ‘Coronavirus shutdown’ 대상에 캐러밴 파크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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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Victoria) 주 그랜피언스 국립공원(Grampians National Park) 지역의 홀스 갭 레이크사이드 투어리스트 파크(Halls Gap Lakeside Tourist Park)를 운영하는 조세피나와 로한 맥도널드(Josephina and Rohan McDonald)씨. 이들은 갈 곳이 없는 캐러밴 여행자들에게 캐러밴 파크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 Halls Gap Lakeside Tourist Park

 

캐러밴 파크 비즈니스도 어려움 많아

 

모든 산업 부문, 모든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맥도널드씨의 캐러밴 파크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맥도널드씨에 따르면 바이러스 위험이 높아지면서 그녀의 투어리스트 파크를 예약했던 이들이 무더기로 취소했고, 액수만도 50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부활절의 방학기간(Easter school holidays), 그램피언스 국립공원은 빅토리아 주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곳 중 하나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맥도널드씨는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행길이 막힌 캐러밴 여행자들에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는 말도 전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이 나오는 가운데 캐러밴 파크도 문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면서 “캐러밴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가지도 못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아직도 많다”고 전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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