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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보통 하나의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COVID-19 백신 개발은 각 시험단계 사이의 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사진 : RMIT University

 

전문가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기본 단계 무시한 것 아니다” 강조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백신 개발도 속속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160개의 후보물질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중 30여 물질이 3상 임상시험 중인 알려져 조만간 코로나 바이러스 대항체를 만들어줄 백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COVID-19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명명될 때까지만 해도 이의 백신이 이른 시간 내에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나의 백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시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 연구팀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백신 후보물질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여 기대를 갖게 한다. 의약품 규제 당국에 의해 승인되어 다수의 사람들(피시험자)에게 접종하는 마지막 단계의 시험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백신의 빠른 개발 속도에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놀라움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이전의 경우를 보면 새로운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수년이 소요됐다. 심지어 오랜 연구와 많은 시험에도 불구하고 해당 백신을 만들어내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과학자들은 어떻게 하여 이처럼 빠르게 백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또 그것이 최종 승인될 경우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각종 바이러스(disease X)에 대한 백신

 

과거, 백신 개발에 몇 년이 소요됐던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백신의 기능을 살려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 정부 산하의 과학기술연구기구인 CSIRO(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 내 질병대비센터(Australian Centre for Disease Preparedness)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개발을 담당하는 트레버 드류(Trevor Drew) 박사는 “우리는 그것(COVID-19)이 무엇인지 알기 전부터 이 전염병에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호주 공영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를 ‘Disease X’라 명명했다”고 언급한 뒤 “어떤 바이러스가 올지는 몰랐지만 무언가 출현할 것을 예상했다”면서 “갑자기 COVID-19가 새로운 질병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질병을 대비하고자 하는 사전 계획 자금은 지난 2017년 미실현 질병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조직된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CEPI. 본부는 Oslo, Norway)로 인해 최근 수년 사이 가능해졌다.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 중에 있는 CEPI 자금 지원의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연구팀 백신 후보물질은 초기 ‘Disease X’와의 싸움에서 개발된 ‘분자 클램프’(molecular clamp) 기술에 기초하고 있으며, 유전자 구조가 제공되자마자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적응할 수 있었다.

뿐 아니라 COVID-19 백신개발 경쟁의 선두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도 이미 메르스(MERS) 및 에볼라(Ebola)를 포함해 다른 바이러스에 대비해 사람에게 매우 유사한 백신을 시험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 또한 빠른 준비가 가능했다.

멜번 소재 RMIT대학교(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바이오 과학자인 카일리 퀸(Kylie Quinn) 박사는 “현재 파이프라인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들은 이미 시행되고 있던 연구와 개발 중이던 백신 후보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절차가 백신개발 속도 높였다”

 

퀸즐랜드대학교 바이러스 학자인 커스티 쇼트(Kirsty Short)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들의 타임라인은 과학 자체의 속도 이상의 것에 기초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쇼트 박사는 “백신의 필요성이 분명하기에 이를 빠르게 추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이 무시되고 잇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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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은 일반적인 행정절차가 간소화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임상시험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의 백신 연구. 사진 : University Of Queensland 제공

 

하나의 백신이 실험실에서 개발되면 일반 대중에게 접종되기 전 다음과 같은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시험 전 단계 : 전 임상(pre clinical)으로, 연구된 백신이 항체를 형성하고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지, 어느 정도의 용량이 필요한지를, 동물을 대상으로 시험한다.

-1단계 :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이다. 이 단계에서는 백신이 안전한지를 확인한다.

-2단계 :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가 검사로, 백신의 효과를 집중 확인한다.

-3단계 : 백신의 효과를 보다 폭넓게 확인하고자 보다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시험한다.

그런 다음, 백신을 출시한 후에도 이를 인체에 접종했을 때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가는 것(4단계)이다.

쇼트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은 이전의 백신 개발처럼 이런 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각 단계 사이에 지연될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시험을 가속화하는 방안으로 1단계를 거치면 이어 다시 시험대상자를 모집, 등록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서류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쇼트 박사는 “1단계에서 3단계로 건너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RMIT대학교 카일리 퀸 박사는 “백신 시험을 단계별로 진행하는 데 있어 종종 연구자금이 문제가 되곤 하지만 COVID-19 백신 개발을 위한 전 세계적 추진은 후속 단계에 대한 자금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1, 2상 및 3상 시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개발 중인 백신이 진정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는 퀸 박사는 “이런 시험 자체가 매우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위험은 (백신의) ‘안전성’이 아니라 재정상의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제약회사들, 재정적 도박

 

실험실에서 백신이 개발되면, 이를 제조할 제약회사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작되지 않는 또 다른 시간소모 단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기대로 제약회사들은 재정적 도박을 한다. 아직 시험 단계에 있는 수백만 개의 백신을 제조하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제조해 시험 중인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다면 백신은 즉시 출시될 수 있다.

쇼트 박사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3상 시험을 위해 백신을 제조한 제약회사들은 수백만 명이 접종할 수 있을 만큼의 양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제조해 놓은 약품이 3상 시험에서 실패하는 경우 제약회사는 엄청난 비용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용할 수 없는 백신을 너무 많이 생산해 놓았기 때문이다.

 

개발 후에도 ‘안전’ 모니터링

 

개발된 백신이 출시된 이후 희귀한 부작용 또는 장기적으로 이상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은 이미 백신개발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1-2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후 3상 시험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해 다시 한 번 부작용을 확인하는 기회이다. 퀸 박사에 따르면 1-2 및 3상 시험에 참여한 이들은 접종 후 1~3년 동안 모니터링 되며, 이를 접종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계속 확인하게 된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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