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Bush clean up 1).jpg

아웃백 여행을 꿈꾸었던 스무 살 청년이 이를 실천에 옮기면서 각 캠프장 등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 수거 활동을 병행하다 ‘Outback Cleanups Australia’(OCA)라는 단체를 등록,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가장 최근 여행길인 북부호주(Northern Territory) 외딴 원주민 타운 아파툴라(Apatula)에 도착, 버려진 폐기물들을 수거해 모아 놓은 랭포드-바라이올라(Boe Langford-Kimberley Baraiolo)씨 커플. 사진 : 인스타그램 / Outback Cleanups Australia

 

5년 전 아웃백 여행 시작하며 Clean up 활동... ‘OCA' 자선단체 등록

 

여행이 좋아 아웃백 지역을 떠돌며 방문 지역을 청소하는 젊은 커플이 있다. 이들은 ‘Outback Cleanups Australia’(OCA)라는 자선단체를 등록하여 자신들의 봉사활동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목수로 일하던 보에 랭포드(Boe Langford)씨는 5년 전, 허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입었다. 자동차에 모터사이클을 견인하여 호주 아웃백을 여행하고자 했던 그의 꿈은 그저 꿈으로 남는가 했다.

그는 사고 이후 몇 달간에 걸친 힘겨운 재활훈련을 이어갔고, 마침내 다친 허리가 회복되자 본래 꿈꾸었던 여행에 나섰다. 단순히 여행을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캠프장 등을 청소하는 일도 동시에 계획했다.

첫 아웃백 여행에서, 캠프장에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들은 보는 순간 그는 ‘clean up'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바로 차량에 연결한 트레일러 안의 모터바이크를 내리고 그 공간에 작은 바퀴가 달린 쓰레기통 4개를 실었다.

약 5년 가까이, 랭포드씨와 그의 파트너인 킴 바라이올로(Kimberley Baraiolo)씨는 여행 차량에 ‘Outback Cleanups Australia’라는 배너를 달고 거의 모든 주와 테러토리(State and Territory)를 여행하면서 쓰레기 치우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남부호주(South Australia)의 오팔 타운 민타비(Mintabie)에서 자란 랭포드씨는 2019년 OCA를 시작, 자선단체로 등록했다.

그는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건, 호주의 먼 외딴 지역에서 쓰레기를 치우는데 전념하는 비영리 단체는 아직 없다는 것”이라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이 일을 병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랭포드-바라이올로 커플이 수거한 쓰레기는 약 6만 킬로그램에 이른다. 이들은 돛으로 사용됐던 천을 재활용하여 쓰레기 수거 포대를 만들고 여기에 모아둔 쓰레기를 현지 지역민에게 배달(처리하도록)한다.

 

종합(Bush clean up 2).jpg

앨리스 스프링(Alice Springs)에 거주하는 OCA 자원봉사자 스콧(Scott. 오른쪽))씨와 함께 인근 지역 캠프장 청소활동을 마친 랭포드(가운데)-바라이올로(왼쪽)씨. 내년에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와 함께 조직적으로 활동하고자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 : 인스타그램 / Outback Cleanups Australia

 

아웃백 및 인적이 많지 않은 해안 지역에 이르기까지 각지를 돌며 이들은 마구 버려진 다양한 물품을 수거했다. 이런 것들 가운데는 재미있는 쓰레기들도 있다. 의외로 이들이 수거한 폐기물 가운데는 ‘섹스토이’(sex toy)가 많으며, 남부호주 에어 반도(Eyre Peninsula, South Australia)의 포트링컨(Port Lincoln) 해안에서는 깨끗한 상태로 죽어 있는 아기돌고래의 사체를 치우기도 했다. 랭포드씨는 “아마도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이로 착각해 먹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가장 최근에는 남부호주(SA) 주 경계와 가까운 북부호주(Northern Territory) 남쪽의 외딴 원주민 타운 아파툴라(Apatula)를 거쳐 앨리스 스프링(Alice Springs)까지 비포장도로를 따라 여행하면서 지난 6월 열린 ‘Finke Desert Race’ 참관 관객들이 남긴 쓰레기 잔해들을 처리했다.

그는 아웃백 여행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남긴 쓰레기를 차량에 싣고 돌아간다며 “95%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쓰레기들이 함부로 버려지고 흩어져 있는 100개 넘는 캠프장을 봤다”고 덧붙였다.

이 여행에서 랭포트씨는 “마운트 데어(Mount Dare)와 앨리스 스프링 사이에서만 버려진 자동차 머플러 등 800킬로그램의 쓰레기를 치웠다”며 “이는 그리 많지 않은 양”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자동차로 옮길 수 없는 경우에는 수거한 쓰레기를 한 곳에 쌓아놓는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간 뒤 더 큰 장비를 갖고 와 치울 계획으로.

 

종합(Bush clean up 3).jpg

랭포드씨는 “아웃백 여행자의 대부분(95%)은 쓰레기를 본인이 수거해 돌아간다”면서 “하지만 어디를 가든 마구 버려진 쓰레기들이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 6월 열린 ‘Finke Desert Race’ 관람객들이 버린 듯한 술병들. 사진 : 인스타그램 / Outback Cleanups Australia

 

어느 지역을 가나 그들이 수거하는 쓰레기들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마구 버려진 감자칩 봉투, 플라스틱 콜라 병이나 캔, 1회용 접시들이다. 랭포드씨는 더 많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두 대 이상의 차량을 갖고 여행할 계획이라며 “Finke Desert Race 스폰서로부터 클린업 후원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사막 자동차 경주의 레이서를 후원한다면 경기가 끝난 후 남는 쓰레기 처리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랭포드-바라이올라 커플은 앨리스 스프링에서 새 트레일러가 제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캠핑카와 대형 트럭이 자주 다니는 주변 타운 지역을 청소했다.

그는 지역사회의 행동이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통해 지역별로 ‘생태-관광-(폐기물)줄이기-(환경)보호’라는 ‘eco-tourism-slash-conservation’ 운동 단체가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랭포드와 바라이올라씨는 “정규직으로 우리와 함께 하는 5명 정도의 직원 및 자원봉사자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활동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약 10여 명의 지원봉사자를 인솔해 한 번에 약 10일 정도 여행을 하면서 하루 중 3분의 1정도의 시간에 부시(bush) 지역 쓰레기 수거 활동을 펼쳤으면 한다”는 게 랭포드씨의 말이다.

아파툴라를 지나 앨리스 스프링까지 간 이들 커플은 트레일러가 만들어지는 대로 앨리스 스프링 타나미 사막(Tanami Desert)을 가로질러 북서쪽 킴벌리(Kimberley)로 향하면서 홀스크릭(Halls Creek)-쿠눈누라(Kununurra), 그리고 깁스리버 로드(Gibb River Road)를 거쳐갈 예정이다. 우기가 시작되기 전,이 일대에서 최대한 많은 쓰레기를 수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Bush clean up 1).jpg (File Size:105.5KB/Download:14)
  2. 종합(Bush clean up 2).jpg (File Size:121.0KB/Download:17)
  3. 종합(Bush clean up 3).jpg (File Size:182.2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951 호주 여행자 수요에 한정됐던 캐러밴, ‘임대 위기’ 상황 해결책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50 호주 COVID-19 감염자 확산... 정부, 재감염 시기 관련 조언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49 호주 인슐린 주사 필요성 없을 수도... 당뇨 환자들에게 ‘희소식 가능성’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48 호주 Northern Territory 원주민 기대수명 증가했지만... “더 많은 노력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47 호주 NSW 주 기술-훈련부, 100만 명 이상 대상 TAFE 기술교육 제공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46 호주 올해 5월까지 지난 1년 사이, 시드니 전역 주택 17채 가운데 1채 매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8.
5945 호주 호주 상위기업 CEO들은 어떻게, 얼마나 많은 급여와 보너스를 챙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44 호주 호주의 문화적 다양성 상위 10개 교외지역 중 8개는 빅토리아 주에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43 호주 2021년도 HSC 시험대상 학생들 부정행위, 이전년도 비해 27%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42 호주 서부호주 항구도시 프리맨틀, ‘World's top 50 travel destinations’에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41 호주 6월 호주 실업률 3.5%로 하락... 거의 9만 개 일자리 추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40 호주 하루 필요한 양의 야채 섭취하는 호주 성인,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돼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39 호주 6월 종료된 COVID-19 병가 보조금 지급, 9월 말까지 연장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38 호주 NSW 주 정부, 취약 지역사회 대상 RAT 키트 무료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37 호주 COVID-19 감염자 다시 확산... 정부, 실내 마스크 착용 강력 ‘권장’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36 호주 NSW 주 정부, 스몰비즈니스-NFP 단체 대상으로 홍수피해 지원금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35 호주 시드니 지역 주택 임대료,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19%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5934 호주 호주인들, 이전보다 더 장수하지만 만성질환 안고 있는 이들도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33 호주 NSW 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중 가장 많은 인구 순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32 호주 국가 성별 임금격차 분석... 여성 근로자에 ‘암울한 그림’ 보여준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31 호주 호주 소비자들의 ‘Buy now, Pay later’ 지출, 119억 달러로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30 호주 ACMA, 이동통신사에 ‘문자메시지’ 관련 새 규정 적용... 사기행각 차단 위해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29 호주 COVID-19 4차 접종, 7월 11일부터 가능... 알아야 할 사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28 호주 IT 분야의 빠른 기술 발전 불구, NSW 주는 19년 전 강의 계획 ‘그대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27 호주 2019-20년도 호주 전역 ‘여분의 침실’ 1,300만 개... 더 나은 용도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26 호주 시드니-멜번 부동산 시장 위축 불구, 12개월 사이 가격 상승한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25 호주 밀레니엄 세대의 지방 지역 이주, 지난 5년 사이 최고치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5924 호주 Census 2021- ‘이너 시드니’ 경제 수준, 호주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23 호주 Sydney's gangland...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얻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22 호주 2022-23 회계연도, 변경되는 규정은 어떤 것이 있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21 호주 기후변화 심각... 2030년까지 25가구 중 1가구, 주택보험 가입 불가능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20 호주 호주의 COVID-19 사망자, 1만 명 넘어서... 다른 국가와의 비교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9 호주 인구조사에서 드러난 호주의 빈 주택, 전체의 10% 달하는 100만 채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8 호주 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실생활에 미칠 영향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7 호주 호주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 국내 전문가들, “위험 수준은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6 호주 독감 또는 COVID-19 증상이 느껴진다면... ‘복합 바이러스 검사’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5 호주 NSW 주의 도로 통행료 경감 프로그램, 이달 1일부터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4 호주 NSW 주, 7월 17일까지 무료 독감 예방접종 ‘연장’ 제공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5913 호주 호주의 비공식 국가 이념 ‘mateship’, “이전처럼 강하지 않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12 호주 Census 2021... 호주, 무종교 인구 증가-문화적 다양성은 더욱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11 호주 호주의 첫 ‘오미크론’(Omicron) 변이 파동, “드러난 것보다 더 컷을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10 호주 NSW 주, 불법 파업단체에 대한 처벌 강화... 노사관계법 개정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09 호주 세금신고 준비... “직종에 따라 법적으로 청구 가능한 항목들 많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08 호주 NSW 주, 스몰비즈니스 관련 이벤트 개최 단체에 보조금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07 호주 NSW 주 정부의 토지세 개혁, 광범위한 이점은 아직 부족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06 호주 ‘Shared Equity Scheme’으로 일부 계층의 주택구매, 한결 수월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2.06.30.
5905 호주 공정근로위원회, 국가 최저임금 5.2% 인상 결정... 주 $40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904 호주 NSW budget 2022- 새 예산 계획의 Winner and Loser는 누구?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903 호주 NSW budget 2022- 다문화 커뮤니티 문화 행사 지원 예산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902 호주 NSW budget 2022- 주 정부 예산적자, 113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