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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생활 일부 부분을 차지한 인공지능 기술이 보다 향상되고 생활 전반에 영역을 넓혀가면서 미래 세계는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3월, 구글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알파고’(AlphaGo)와 한국 바둑천재 이세돌 9단이 펼친 3국 장면. 이 3국에서도 이 9단이 패배함으로써 세기의 바둑대결은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났다.

 

NSW대학교 AI 전문가 토비 월시 교수, 최근 저서 ‘It's Alive...’서 분석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라는 용어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네 생활 각 부문에 AI는 점차 인간의 영역을 잠식해 가고 있다.

AI는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자기개발 등을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컴퓨터 공학 및 정보기술의 한 분야를 일컫는다. 다시 말해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 3월12일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의 바둑 스타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알파고’(AlphaGo)의 3번째 대국이 알파고의 불계승으로 끝이 난 날이다. 세 번째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판을 풀어나가며 분전했으나,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알파고의 계산을 넘어서지 못했다. 3국까지 0대3의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나머지 대국 결과와 상관없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긴 것이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결정됐을 때만 해도 ‘아직은 인간 능력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알파고가 세 번째 대국마저 승리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와 함께 현실로 다가온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됐다.

인간의 지능을 갖춘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은 그보다 앞서 제기됐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스카이넷’(Skynet)은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는 시스템이었다. 영화에서 AI에 두려움을 느낀 인간이 더 이상의 발전을 멈추려하자 스카이넷은 인간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호주에서도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호주의 저명 인공지능 전문가인 NSW대학교 토비 월시(Toby Walsh) 교수는 미래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이 비몽사몽에 빠져들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AI가 어떻게 개발되고 우리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어야 하는지’ 명확한 경계와 가이드라인을 위한 국가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월시 교수는 최근 출간한 <It's Alive: Artificial Intelligence From The Logic Piano to Killer Robots>라는 저서에서 AI가 가져올 인류 미래의 좋은 점과 최악의 상황에 대한 일련의 예측을 제기했다. 월시 교수는 앞으로 2050년까지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전망한 10가지 주요 변화를 소개한다.

 

1. 자동차 운전을 하지 않게 된다= 자동차 사고의 95%는 음주운전에서 기인된다. 앞으로 AI가 정착될 경우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인간이 직접 자동차 운전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가 연중무휴 이동 승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동차 승객은 보다 안전해지고 도로 정체도 더욱 줄어든다.

도로상의 주차는 물론 대부분의 주차공간도 사라지고 교통비 또한 더욱 저렴해지며 고령자 및 장애자들의 이동성 또한 크게 높아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 구입을 망설이지 않게 되며 또한 운전기술이 둔화된다. 인공지능 자동차는 앞으로 15-20년 이내 빠르게 정착될 것이다.

월시 교수는 “2050년경이면, 2000년대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가 1900년대 말을 타고 다니던 시대를 보는 것처럼 예스러운 풍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2. 매일 의사와 만난다= 개인 인공지능 의사가 각 개인의 유전자 서열과 특정 질병에 대한 취약성을 파악하게 된다. AI 닥터는 지속적으로 혈압, 혈당수치, 수면 상태, 운동 필요성을 모니터링하고 또한 화장실 데이터를 통해 건강여부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미래 버전의 스마트폰, 피트니스 시계는 정기적으로 안구 질환 및 흑색종(melanomas. 피부암의 일종)을 식별하고, 감기, 치매, 뇌졸중 증상을 파악하기 위해 목소리를 체크한다. 이 같은 인공지능 의료 시스템의 전 세계 사업 규모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3. 마릴린 먼로가 영화로 돌아온다= ‘아바타’(Avater)는 가상사회에서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시각적 이미지로,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avataara)에서 유래된 말이다. 인터넷 채팅, 쇼핑몰, 온라인 게임 등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가상육체로 각광받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이용가치가 급증하고 있는데, 영화 ‘아바타’의 성공이 그 예이다. 그 아바타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해당 개인이 하는 말이나 행동에 달려 있다. 헐리우드 영화나 컴퓨터 게임 산업은 인간을 초현실적 세계와 통합시켜 놓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런 비현실적 대체 세계의 매혹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도 커지게 마련이다. 아바타가 본래 개인과 달리 별도로 깨어 있는 순간이 올 수 있으며, 이때 아바타 독자적으로 불법적인 행동을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다.

월시 교수는 “이것이야 말로 미래 우리 사회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현실 세계에서의 불법 행위가 가상 세계에서도 불법적으로 인지되도록 하거나 아예 불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 컴퓨터가 개인을 고용하거나 해고 하게 된다= 어쩌면 이는 시작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AI 시스템은 점차 개인이 일하는 방식, 즉 업무활동과 휴가 승인, 모니터링, 성과 점검 등을 맡게 된다. 그렇다고 직원을 채용하는 일까지 컴퓨터에 넘겨야 하는 것일까?

월시 교수는 “미안하지만 이를 그대(컴퓨터)에게 맡길 수는 없군. 이는 사람이 하는 것만큼 컴퓨터가 처리할 수는 없네... 라고 ‘언제’ 컴퓨터(인공지능)에 말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해서는 안 될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분명히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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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 서비스사인 ‘우버’(Uber)가 시작한 무인 물류트럭 ‘오토’(Otto)의 시험 주행(사진). 향후 인공지능은 보다 복잡한 인간 영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5. 빈 방에 대고 말을 한다= 외출 또는 퇴근 후 방으로 들어오면 ‘불을 켜’라든가 ‘오늘 축구경기는 누가 이겼지?’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 집안의 여러 AI 기기 중 하나가 당신 목소리를 인식하고 당신의 축구 코드를 이해하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 같은 시스템을 거부하고 단호하게 20세기의 생활 방식을 따라가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우리네 삶과 연계된 모든 것, 냉장고와 토스터기, 샤워, 문 잠그기, 창문 여닫기, 화분 키우기 등에서 보다 손쉬운 혜택을 따라가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소위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통해 타이핑을 하는 대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월시 교수는 “우리 사생활, 다양성이나 민주주의는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정보기관은 우리가 방 안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AI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는지) 일일이 파악할 수 있게 되며 마케팅 담당자들 또한 개개인의 일상생활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 로봇이 은행을 턴다= 아직까지 사이버 범죄(Cyber-crime)는 피싱(phishing. 인터넷, 이메일 등을 통해 개인 정보를 알아내어 그들의 돈을 빼돌리는 사기 범죄)이나 악성코드(malware) 공격 등 비교적 낮은 기술 수준의 범죄 행각이다. 하지만 AI는 인간 해커를 능가할 것이며 이의 유일한 방어책은 또 다른 AI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특정한 무기나 방법을 이용한 전쟁(Warfare)의 무대는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게 되며, 이 싸움 기술은 또한 군이 아닌 민간 영역(civilian sphere)으로 빠르게 파고들 것이다.

AI로 인한 인간의 여러 도전 중 하나는 시스템을 방어하는 데 사용된 AI 기술의 진보가, 반대로 시스템을 공격하는 것으로도 빠르게 전환될 수 있음을 막는 것이다.

월시 교수는 “지난해 말 미국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사용한 해킹 기술이 바로 이런 대표적 사례로 꼽을 만하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은행이나 정부, 기업들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보다 정교한 AI 부문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7. 월드컵 축구 챔피언 팀도 로봇 팀에게 패배한다= 축구에 특화된 로봇은 정교한 패싱은 물론 페널티킥의 정확성 등 축구의 모든 부문에서 뛰어난 볼 기술을 갖게 된다.

AI 시스템은 전 세계 축구팀의 최고 선수들, 그들이 월드컵 대회에서 펼치는 모든 경기를 지켜보며 인간의 축구 전술, 개개인 선수의 기술을 파악했기에 그 정보를 분석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인간 팀은 로봇 팀과의 경기에서 당연히 패배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로봇 팀의 팬들조차 인간 팀에게 휴식을 주라고 요구할 것이다. 스포츠 부분은 오직 인간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즉 로봇 팀이 구성될 경우 인간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한 AI는 이들의 기술을 능가하는 새로운 기술로 교체될 것이다. 또 운동선수를 스카웃하려는 프로팀의 스카우터들은 각 대학 팀을 돌며 선수들을 관찰하는 대신 젊고 유능한 컴퓨터 과학자를 스카웃하고자 최고 대학들을 기웃거릴 것이다.

 

8. 유령 선박과 항공기, 기차가 지구촌을 누빈다= 무인자동차 기술, 즉 운전자가 필요 없는 기술이 승객수송 및 화물 운송을 위한 선박, 항공기, 기차 등으로 빠르고 폭넓게 확대될 것이다. 또한 운전자 없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안전성과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더 이상 항공기 조종사나 열치 기관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지 않을 것이다.

월시 교수는 “사람을 수송하는 여객기는 계속해서 조종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조종사가 없는 화물운송 항공기가 오랜 기간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될 경우 여객기에 인간 조종사가 계속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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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호주(SA) 애들레이드(Adelaide)의 서던 익스프레스(Southern Expressway) 상에서 볼보(Volvo) 사의 무인자동차 시험 주행(사진). 이 기술의 확대는 선박, 기차, 항공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9. TV 뉴스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예측은 이 부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컴퓨터는 아직 단순한 스포츠나 재무 관련 이야기를 작성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기술 향상으로 AI는 보다 복잡한 이야기를 작성하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앞으로 아바타나 챗봇(chatbot. 사용자의 대화나 질문을 통해 그에 알맞은 답이나 연관 정보를 찾아 제공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은 로봇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의 출연자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각 개인이 시청하는 뉴스는 ‘내로우캐스트’(narrowcast. 특정 대상 집단에게만 보내는 방송)가 될 것이다.

월시 교수는 “우리의 견해는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렌즈를 통해 형성되게 마련”이라며 ‘과연 컴퓨터 알고리즘(algorithm)은 인간 영역에 도전할 수 있는가?’ ‘컴퓨터는 거짓과 속임수를 파악할 수 있는가?’ ‘인간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컴퓨터도 관심을 보일 것인가’ 등 몇 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10. 인간은 사망 후에도 산다= AI 챗봇이 있으면 당신처럼 이야기하고 당신 생애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며 당신 사망 후에도 당신 가족을 위로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챗봇을 통해 당신의 유언을 전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원한을 갚아달라고 하거나 유머를 통해 당신 사망에 따른 가족들의 슬픔을 덜어주려고 할 수도 있다. 디지털화된 또 한 명의 당신이 사망 후에도 거실에 나타나고, 챗봇이 당신의 소설미디어를 만들기도 한다. 이 같은 디지털 아웃소싱은 격한 논쟁을 이끌어낼 것이다.

월시 교수는 ‘당신으로 가장된 AI 로봇(AI bot)에 대해 당신이 가진 보상은 무엇인가?’ ‘실제 인간이 아닌 컴퓨터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구별이 가능한가?’ ‘AI 로봇에게 정치적 담론을 금지해야 하는가?’ ‘당신 사망 후 누가 당신 AI 로봇의 스위치를 끌 것인가?’ ‘AI 로봇에게 언론의 자유가 있는가’는 등 몇 가지 질문을 제시하면서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아주 흥미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남겼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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