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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윈번대학교-VicHealth’ 조사... 어린이-청소년 대상 교육 필요성 강조

 

디지털 기술로 스마트폰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이를 이용한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 된 오늘날, 호주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알아보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세에서 25세 사이의 호주 청년 3명 중 1명이 ‘심각한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멜번 소재 스윈번공과대학교(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와 빅토리아 주 정부 보건 기구인 ‘Victorian Health Promotion Foundation’에서 빅토리아 주에 거주하는 12세에서 25세 사이 청(소)년 1천520명을 대상으로 ‘외로움’에 대한 이들의 경험을 조사했다. 또한 그들이 느끼는 우울증과 사회적 불안감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전체 조사 대상 연령(12-25세) 4명 중 1명은 최근 1주일(week) 사이에 3회 이상 외로움을 느꼈다는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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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소셜 미디어가 일상화 된 상황이지만 호주 젊은이들의 상당 비중이 심각한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감정은 청소년 계층보다는 청년층에서 더 높았다. 사진 : pexels

 

이 감정은 청년들 사이에서는 더 높았다. 18-25세 사이 응답자(청년) 가운데 3명 중 1명이 최근 일주일 사이 세 차례 이상 외롭다는 생각을 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의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증으로 비약될 위험이 12%, 사회적 불안은 10% 증가함을 확인했다.

청년들과 달리 12-17세 사이 청소년들은 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 일주일에 3회 이상 외로움을 느꼈다는 답변은 7명 중 1명뿐이었다. 이 연령 그룹은 청년(18-25세) 그룹에 비해 우울증과 사회적 불안을 염려할 기능성이 크게 낮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스위번공과대학교 임상심리학자 미셸 림(Michelle H Lim) 교수는 학술연구, 정치평론 등의 주제를 다루는 비영리 인터넷 매체 ‘The Conversation’을 통해 오늘날 청(소)년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불안감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 눈길을 끌었다.

 

“청년기 겪으며

외로움 느낄 수 있다”

 

림 교수에 따르면 누구나 삶의 어떤 시점에서든 외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종종 인생의 중요한 사건에 의해 유발되는데, 새 직장, (자녀 출생으로) 부모가 될 때 등 긍정적인 일일 수도 있고, 또는 부모의 사망이나 이혼, 건강문제 등의 부정적인 사건들 양쪽에 모두 해당된다.

성인이 되면 대개의 청년들은 부모에게서 독립하거나 대학, TAFE로 진학하는 등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게 된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거의 절반(48%)은 가족이나 보호자에게서 독립한 청년들이었으며 77%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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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느끼는 감정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드러난 결과이다. 6개월 이상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우울증, 사회적 불안, 편집증(피해망상)으로 발전할 위험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 사회적 불안감을 갖게 되면 나중에 더 많은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 Flickr / Jenna Carver

 

또 청소년들, 즉 하이스쿨에 재학 중인 이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은 여러 해 동안 알고 지내온 학교 친구들과의 교제를 통해 그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일단 수년 동안 친숙했던 환경을 벗어나게 되면 청년들은 새로운 유대관계를 맺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이전에 관계를 이어 왔던 친구와의 교류가 끊어지는 경우도 많다.

림 교수는 “독립된 생활로의 전환 과정에서 청년기 젊은이들은 다양한 연령대의 동료, 그들과의 상호관계를 포함해 진화해 가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서로 다른 관계를 찾아가는 과정은 개별적 조절과정과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는

어떻게 사용되나...

 

그러나 청소년기에 지나치게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외로운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림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외로움과 소셜 미디어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오프라인에서의 교류에 더 적은 시간을 들인다는 증거는 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사용이 더 많은 외로움을 유발시키는지에 대한 부분은 확실하지 않다.

소셜 미디어는 오프라인 관계를 온라인 교류로 대체하는 데 활용될 수도 있지만, 한발 더 나아가 기존의 교류 관계를 향상시키고 사회적 기회를 더욱 풍부히 만드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림 교수는 최근의 관련 연구를 인용, “소셜 미디어 사용과 심리적 고통 사이의 관계는 크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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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외로움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드러난 결과이다. 6개월 이상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우울증, 사회적 불안, 편집증(피해망상) 위험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 사회적 불안감을 갖게 되면 나중에 더 많은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림 교수에 따르면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외로움을 느끼는 당사자가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그룹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친구를 사귀고자 좀 더 노력한다고 간단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가슴 속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기를 원하지만 오히려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뇌 영상 연구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적 상호작용에 의한 보상 느낌을 보통 사람들 보다 덜 느끼며, 대신 타인의 고통에 더 잘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임 교수는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친목 활동을 하면서 비 협조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자기 패배적 행동 패턴을 보이며 부정적 감정과 과장된 제스처를 취한다. 자신이 남으로부터 거부되는 것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무의식적인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수에 따르면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남을 신뢰하지 않거나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으려 하고 또한 ‘타인들은 (본인보다) 현실에 대해 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렇다면 젊은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림 교수는 “한 가지 방법은, 젊은이들이 우정에 대해 (본인 스스로) 친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또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시키는 것”이라며, “부모, 교사들, 컨설턴트 등이 우정의 의미와 그 변해가는 속성에 대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도하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는 젊은이들 스스로 자신의 행동과 사고 패턴을 평가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또한 서로가 긍정적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림 교수가 제시하는 보다 구체적인 전략은 먼저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이나 부정적인 견해를 떨쳐버리고자 스스로 도전하고,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파악하도록 노력하며, △타인과 강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다. 가령 유머에 강점이 있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맺음에 이 유머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림 교수는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청소년들의 사회적 정신건강 문제 해결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 토론을 건강 관련 수업에 통합시켜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오늘날 청소년들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다는 것을 고려해 대인관계와 관련된 디지털 도구를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도구는 청소년들이 보다 의미 있는 관계를 발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며 또한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 타인과의 접촉을 꺼릴 수 있기에) 안전한 공간에서 우선 사회적 자신감을 키우고 새로운 기술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게 림 교수의 설명이다.

림 교수는 이어 “중요한 것은, 외로움을 느끼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며, 따라서 외로움은 약점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진 ‘사회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다’는 선천적 욕구라는 점을 인식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림 박사는 “외롭다는 감정이 무시되거나 해결되지 않을 경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또한 그로 인한 고통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날 젊은이들은 외로움이 스스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기에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를 발전,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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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관련 상담 기구

-Lifeline : 13 11 14

-Kids Helpline : 1800 551 800

-MensLine Australia : 1300 789 978

-Suicide Call Back Service : 1300 659 467

-Beyond Blue : 1300 22 46 36

-Headspace : 1800 650 890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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