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헤리티지 파손 1).jpg

시드니 도시개발 계획을 담당하는 ‘광역시드니위원회’의 루시 턴불 위원장이 ‘웨스트커넥스’(WestConnex) 건설 과정에서 하버필드(Haberfield) 문회유산 보호구역에 있는 수십 채의 헤리티지 주택이 철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몰랐다”는 말로 일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1900년대 초반 하버필드의 헤리티지 주택.

 

‘WestConnex’ 공사 중 하버필드 소재 문화유산 주택 철거 관련

야당, “시드니 도시계획 추진 기구에서 상황 파악조차 못해” 비난

 

시드니 도심에서 서부 지역을 잇는 도로 인프라 프로젝트인 ‘웨스트커넥스’(WestConnex) 건설 과정에서 하버필드(Harberfield) 소재 대규모 문화유산(heritage) 주택을 철거한 것이 알려진 가운데,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광역시드니위원회’(Greater Sydney Commission)의 루시 턴불(Lucy Turnbull) 위원장이 “헤리티지인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금주 화요일(1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루시 턴불 위원장은 하버필드 주택들의 파손에 대한 비난이 일자 이날(16일)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웨스트커넥스’ 도로 확장 작업이 하버필드를 통과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도로 계획에 따르면, 하버필드의 문화유산 보호 지역의 ‘웨스트필드’ 확장구간에는 50여 채 이상의 헤리티지 주택이 포함되어 있다.

이날 ABC 방송이 ‘하버필드의 헤리티지 철거에 대해 우려했는가?’라고 묻자 루시 턴불 위원장은 “하버필드 주변?”이라고 되물은 뒤 “(도로 확대를 위해) 하버필드에 주택을 철거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하버필드의 많은 헤리티지를 잃게 된다는 것을 몰랐었다”고 덧붙였다.

턴불 위원장의 이 같은 답변은 광역 시드니 도시 개발을 계획, 감독하는 위원회 책임자로서 헤리티지 건축물이 철거되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턴불 위원장은 “조사를 해 볼 터이지만 현 시점에서 이미 철거가 진행 중”이라며 “파라마타(Parramatta)나 펜리스(Penrith) 쪽으로 운전하다 보면 건설이 진행 중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턴불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실제로 NSW 야당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올 1월, NSW 자유당 정부가 현 연방 수상인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의 부인인 루시 턴불을 광역시드니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했을 당시에도 야당인 NSW 노동당은 이에 대한 비난을 자제했었다.

섬머힐(Summer Hill) 지역구의 노동당 소속 주 하원의 조 헤일런(Jo Haylen) 의원은 “광역시드니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헤리티지 건축물이 많은 하버필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헤일런 의원은 이어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에서도 하버필드의 오랜 주택들을 철거하는 것에 대해 ‘호주 역사에서 아주 소중한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것’이라 묘사했다”며 “그럼에도 턴불 위원장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직적접인 비난을 쏟아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호주의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정부 기구이다.

그럼에도 턴불 위원장은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후 턴불 위원장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하버필드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웨스트커넥스 첫 두 영역 공사가 계획, 설계될 당시 자신은 광역시드니위원회라는 조직에 없었다”며 비난에서 빠져나가려는 언급만 되풀이 했다.

그녀는 “M4 상의 웨스트커넥스 부분은 오래 전에 결정된 것이며, 광역시드니위원회가 구성되기 이전에 시드니에서 일어난 모든 사항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턴불 위원장은 “하버필드의 주택들이 철거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특정 주택들이 헤리티지였던 것은 몰랐다”고 다시금 되풀이하면서 “광역시드니위원회는 웨스트커넥스의 세 번째 계획 구간, 즉 세인트 피터스(St Peters)에서 로젤(Rozalle)을 거쳐 애쉬필드(Ashfield)로 이어지는 터널 공사부터 관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버필드는 1900년대 초반 주거지로 개발되기 시작한 곳이며,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이 지역의 주택 가운데 700여 가옥은 존 스펜서 스탠포드(John Spencer-Stansfield)라는 정부 건축가 한 사람이 설계한 것이다.

‘웨스트커넥스 환경영향 평가보고서’(WestConnex Environmental Impact Statement)에 따르면 현재 하버필드 헤리티지 보호구역(Haberfield Conservation Area)에는 53채의 당시 주택이 웨스트커넥스 프로젝트 과정에서 철거되어야 할 것이라고 되어 있다.

녹색당의 기획부 담당인 데이빗 쇼브릿지(David Shoebridge) 의원은 이와 관련, 턴불 위원장의 언급은 “상황 파악을 못하는 것이며, 또한 광역시드니위원회가 아주 비민주적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쇼브릿지 의원은 이어 “시드니 지역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는 한 사람이 시드니의 미래 계획을 담당한다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종합(헤리티지 파손 2).jpg

현 연방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의 부인인 광역시드니위원회(Greater Sydney Commission) 루시 턴불(Lucy Turnbull) 위원장.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헤리티지 파손 1).jpg (File Size:79.1KB/Download:39)
  2. 종합(헤리티지 파손 2).jpg (File Size:41.1KB/Download:4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837 호주 외국인 소유 농지, 빅토리아 주 넓이의 두 배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836 호주 IS, 오페라하우스 등 호주 주요 지역 테러공격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835 호주 NRMA와 손잡은 스타트업 회사 ‘Camplify’의 성공 ‘화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834 호주 시드니 서부 개발 위한 ‘시티 딜’, 내년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833 호주 60년대 풍자잡지 ‘Oz’ 창간, 리차드 네빌 사망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832 호주 도심 중심가 주택, 높은 가격에도 예비 구매자 유혹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8.
831 호주 Top 10 Most Misunderstood Road Rules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30 호주 연방 노동당 여성 의원, 자유당 비해 2배 많아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9 호주 ‘Father's Day’... 아버지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8 호주 호주인 100만 명 이상 불량주택 거주, ‘슬럼화’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7 호주 NSW 주 180개 학교, 학생 수용 한계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6 호주 시드니사이더들, 주거지역 선택 우선 고려 사항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5 호주 NSW 경찰, 운전-보행자 대상 1만3천 건 위반 적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4 호주 ‘학대’ 신고 1천여 건, 가해자 기소는 18건 불과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3 호주 SMS에 ‘테러 계획’ 게시한 10대에 보석 불허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2 호주 ‘크라운 그룹’, 시드니 서부에 새 호텔 브랜드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1 호주 ‘시드니 메트로’, ‘뱅스타운 라인’ 신규 공사 앞두고 ‘고민’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20 호주 20대 첫 주택구입자, 테라스 주택에 14만 달러 더 지불 file 호주한국신문 16.09.01.
819 호주 The 9 most epic bike rides you can ever do file 호주한국신문 16.08.25.
818 호주 시드니, 전 세계 ‘톱 10 살기 좋은 도시’에서 밀려 file 호주한국신문 1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