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게이 사건 1).jpg

시드니 달링허스트(Darlinghurst) 테일러 스퀘어(Taylor Square)에 모여 동성애자 차별 금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동성애자들. 1978년 6월, 이들의 평화 시위는 그러나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막을 내렸다.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 자료사진.

 

관계자들, “NSW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 평가

 

오늘날 NSW 주 최대 동성애자 축제 중 하나로 자리잡은 시드니 마디그라 축제(Sydney Mardi Gras)는 38년 전 시드니 도심 일대에서 동성애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저항의 현장에 있었으며 지금까지 모든 동성애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줄리 맥크로신(Julie McCrossin​)씨는 당시 상황에 대한 주 정부의 공식 사과에 대해 “감정적 전율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드니 마디그라 축제의 최초 조직가이기도 한 그녀와 1978년도의 끔찍한 현장에 있었던 다른 동성애자들은 어제(25일, 목) 쿠지(Coogee) 지역구 브루스 노틀리-스미스(Bruce Notley-Smith) 의원이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발의한 주 입법의회에 참가했다.

지난 1978년 6월24일, 500여명의 호주 동성애자들은 1969년 뉴욕(New York)에서 일어난 ‘동성애 자유’를 위한 시위를 기리고 동성애자 학대 및 차별법 금지를 요구하기 위해 달링허스트(Darlinghurst) 테일러 스퀘어(Taylor Square)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이들의 평화적 시위는 폭력으로 마무리됐고, 동성애자들은 당시 호주 미디어, 경찰, 정부에 의해 공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당시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과 동성애자들의 구속을 기억하고 있는 맥크로신씨는 금주 월요일(22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시드니의 첫 동성애자 권리 운동이 폭력으로 마무리된 것에 대해 “아주 잔인하고 끔찍한 일”이었다며 “엄청난 정신적 충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만약 주 의회를 통해 우리가 공식 사과를 얻어낸다면, 이는 아주 놀랍고 또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녀는 “당시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충격을 주었는지를 알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맥크로신씨는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LGBTQ(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or queer)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본인들 역시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권리가 있다는 것이며 법에 의해, 법을 집행하는 경찰에 의한 차별 또한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NSW 주 연립(자유-국민당) 정부가 초당적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에 대해 그녀는 아주 흥미로운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개인적으로, 감격스러워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노틀리-스미스 의원은 정부의 이번 공식 사과에 대해 “38년 전 6월, 그날 밤 사건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제 1978년도 현장에 있던 이들 중 상당수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공식 사과는 그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내각 기획-환경-문화유산 부서의 페니 샤프(Penny Sharpe) 의원은 “78년도 사건의 중심인물이었던 이들은 지난 30년 넘게 지속적으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들의 공헌을 기리고 합당한 권리를 침해한 데 대한 사과로써 NSW 주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맥크로신씨는 이제 주 정부와 경찰이 시드니 마디그라 축제를 위해 많은 협조를 하고 또한 동성애자 평등을 위해 함께 보조를 맞추어 나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LGBTQ 차별에 대해 종교계 지도자들이 공식 사과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게이 사건 1).jpg (File Size:44.1KB/Download:3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777 호주 White Australia to multiculturalism... 호주의 이민국가 형성 과정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6 호주 Cost of Living Crisis 영향? NSW 주 중-장년층 남성 자살 비율 급증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5 호주 시드니 각 지역 운전자들, 유료도로 통행료로 연간 수백 만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4 호주 시드니-멜번 등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급등한 ‘스쿨존’ 구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3 호주 음주량에도 빈부격차? 부유한 지역 10대들, 저소득 지역 비해 더 마신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2 호주 호주, 전 세계 ‘행복’ 순위 12위... 핀란드 등 북유럽 국민들, ‘가장 행복’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1 호주 NSW 주 각 학교 교장에 대한 학생-학부모 폭력 행위, ‘사상 최고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4770 호주 NSW State Election- 연립의 수성 전략에 노동당, 파상적 공세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9 호주 “호주, 학비대출 확대-취업비자 점검 및 직장 관련 규정 재정비 필요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8 호주 ‘Climate 200’의 일부 주요 후원자, 이번에는 ‘대마초 합법화’에 눈 돌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7 호주 Age-Disability support pension-JobSeeker 보조금, 약 3.7% 인상 지급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6 호주 NSW 주 전역에서 최악의 ‘혼잡도로’는 Parramatta Road at Auburn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5 호주 상원위원회 보고서, ‘주 4일 근무 시범 시행-유급 육아휴직 기간’ 등 ‘권고’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4 호주 광역시드니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 일부 교외지역 ‘picking up’ 뚜렷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3 호주 NSW 주의 ‘두뇌 유출’... 매년 10만 명의 거주민, 타 정부관할구역으로 이주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2 호주 일자리 반등으로 실업률 하락... RBA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 가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1 호주 도심 인근 ‘Enmore Road’, 킹스크로스 대체하는 새 유흥구역 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60 호주 브리즈번, 미 주간지 ‘타임’의 ‘World's Greatest Places’ 중 한 곳으로 선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
4759 호주 ‘베이비부머’보다 많아진 젊은이들, NSW 주 선거 결과는 청년 유권자 손에...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4758 호주 WHO의 ‘팬데믹 선포’ 3년... COVID-19가 호주에 남긴 타격과 향후 대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