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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뮬레이션 도박에 대한 연방의회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의회 조사위원회는 소셜 카지노 게임과 같은 모든 도박이 호주에서 온라인 도박을 금지한 ‘인터랙티브 도박법’(Interactive Gambling Act)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 : Sydney Morning Herald 뉴스 영상 캡쳐

 

호주인들, 당국의 규제 없는 시뮬레이션 카지노 게임에 매년 수천만 달러 지출

 

보상에 대한 희망도 없는, 당국으로부터 규제되지 않은 시뮬레이션 카지노 게임에 호주인들이 매년 수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온라인 시뮬레이션 도박에 대한 연방의회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조사위원회는 루트박스(loot boxes. 무작위적 보상 시스템의 게임)나 소셜 카지노 게임과 같은 모든 도박이, 호주에서 온라인 도박을 금지한 ‘인터랙티브 도박법’(Interactive Gambling Act)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조사 위원장을 맡은 페타 머피(Peta Murphy) 하원의원은 일부 제출된 보고서에서 이런 유형의 게임이 청소년들의 도박 행위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머피 의원은 이어 “조사위원회는 2001년도의 관련법인 ‘Interactive Gambling Act 2001’에서 ‘도박 서비스’(gambling service) 정의의 적절성, 시뮬레이션 도박과 같이 추가적인 도박 유사 행위를 언급해야 하는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의회 조사는 NSW 주 노동당과 자유-국민 연립이 주 선거를 앞두고 포커머신 도박을 핵심 정점 중 하나로 부각시킨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앱 스토어 분석회사 ‘Sensor Tower’에 따르면 포커머신 시뮬레이터 ‘Lightning Link Casino’는 최소 지난 3년간 호주에서 다른 어떤 게임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는 호주 최대 포커머신 제조회사 ‘Aristocrat’에서 만든 여러 가지 무료 포커 시뮬레이터 중 하나이다.

이 앱은 ‘Aristocrat’ 사가 펍(pub)과 클럽(club)에 제공하는 포커머신과 동일한 게임을 제공하지만, 게임을 즐기기 위해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을 충전하는 가짜 돈을 사용한다. 그리고 실제 비용 지출을 끌어내고자 게임자에게 체계적으로 패키지 거래를 제공한다.

결국 게임자가 이 플레이를 통해 실제로 이익(가짜 돈을 사용)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Aristocrat’로써는 수익을 거두면서 ‘도박’으로 분류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Aristocrat’)는 지난해 11월 투자자들에게 “이전 회계연도, 소셜 카지노 게임 전반에 걸친 안정적인 운영으로 게임자들로부터 14억 달러(미화 약 9억5천만 달러)를 거둬들였다”고 소개했다.

‘Aristocrat’ 사는 이제 인-앱 구매(in-app purchase. 앱에서 추가 콘텐츠나 재화를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가 포함된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회사 전체 수익의 절반을 만들어내고 있다. 근래에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부문인 ‘Pixel United’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으며 지난 회계연도에는 이용자 확보를 위해 7억400만 달러(미화 약 4억8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 다른 앱 분석회사 ‘Data.ai’에 따르면 호주인들은 2022년 2분기(4-6월)에만 모바일 카지노 게임 부문에서 8천만 달러를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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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도박문제연구소(Australian Gambling Research Centre)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도박 게임을 해 본 청소년은 18세가 되었을 때 실제 도박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사진 : Sydney Morning Herald 뉴스 영상 캡쳐

   

연방 사회복지부, 호주 가족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 및 로이 모건(Roy Morgan)의 파트너십으로 1만 명의 호주 청소년과 그 가족의 발달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 프로젝트 ‘The Longitudinal Study of Australian Children’(LSAC)에 따르면 15-16세 호주 청소년 5명 중 1명은 카지노 테이블 게임을 포함해 모든 종류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

‘호주도박문제연구소’(Australian Gambling Research Centre)의 레베카 젠킨슨(Rebecca Jenkinson) 박사는 “이 앱들은 사용자들, 특히 10대 청소년들에게 도박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는 비현실적 기대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젠킨슨 박사는 “소셜 카지노 게임은 실제 포커머신처럼 보이고 소리가 들리며 게임에서 이기는 경우에도 포키(pokie. 포커머신)와 똑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운영자가 실제로는 돈을 지불하지 않으므로 이용자가 실제 카지노에서의 게임에 비해 더 많은 승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 연구의 증거는 이 같은 게임을 하는 것과 그 피해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으며, 그것은 실제 도박피해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젠킨슨 박사는 또한 이 같은 유형의 기능에 대해 “반복 플레이를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디자인”이라면서 “이 시뮬레이션 도박에 참여하는 것, 특히 게임을 하면서 인-앱 구매를 하는 것은 도박 관련 문제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피해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과 관련된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도박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도박 게임을 해 본 청소년은 18세가 되었을 때 실제 도박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젠킨슨 박사는 “16-17세에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것과 성인(18세)이 되어 실제 카지노 도박을 하는 것 사이에 강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매일 비디오 게임을 하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시뮬레이션 도박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와 관련된 글로벌 대표 단체인 ‘International Social Games Association’의 루크 딜러니(Luc Delany) 최고경영자는 “소셜 카지노 게임은 도박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 카지노 게임을 포함한 소셜 게임들은 돈이나 기타 가치 있는 것을 얻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이는 엄밀히 도박이 아니며 유사한 위험을 초래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연구에서도 그 인과관계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호주에서 온라인 도박은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Aristocrat’ 사의 트레버 크로커(Trevor Croker) 최고경영자는 최근 시드니에서 투자자들에게 “해외에서 온라인 리얼 게임을 개발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드니대학교 도박치료 및 연구 클리닉 책임자인 샐리 게인스버리(Sally Gainsbury) 교수는 “소셜 카지노 게임은 ‘도박’으로 간주되지 않기에 투명성 요구 사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게인스버리 교수는 “이 게임의 반응이 더 좋은지 알 수 없고 게임에서 무엇을 하는지 공개할 필요도 없다”며 “만약 (운영자가) 기만적인 전술이 있다면 해로울 것이지만 이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이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며 “이들을 나쁘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출 자체는 (도박) 피해의 증거가 아니다”는 게 게인스버리 교수의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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