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녀교육 1).jpg

과거 특정 세대에게 있어 자녀교육은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와 반대로 자녀에 대한 칭찬이 자녀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직접적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사진 : Pixabay / StartupStockPhotos

 

‘매를 아끼면 자녀를 망친다’? 최근 연구결과는 그 반대

 

한때, 특정 세대의 부모들에게 있어 자녀교육의 한 방식으로 마치 만트라(mantra)와 같이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던 것은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spare the rod, spoil the child)는 것이었다. 이것이 때로는 심한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사랑의 매’라는 미명으로 포장된 적도 있었다.

그 반대로, 부모가 자녀에게 너무 많은 칭찬을 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아이의 성취도를 방해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과연 이 같은 교육방식이 맞는 것일까. 최근 호주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완전히 그 반대임을 알 수 있다. 부모의 칭찬이 자녀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긍정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가 아동의 성공과 자신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필립 파커(Philip Parker)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와 함께 “이는 또한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에 관한 하나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호주가톨릭대학교(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 ‘긍정 심리학 및 교육 연구소’(Institute for Positive Psychology and Education) 부소장이기도 한 파커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호주 전역 2천600명 이상 아이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3, 5, 7학년의 ‘나플란’(NAPLAN. National Assessment Program–Literacy and Numeracy) 시험 결과를 추적했다. 이 시험은 문해력과 수리능력을 평가하고자 치르는 것으로 3, 5, 7, 9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종합(자녀교육 2).jpg

호주가톨릭대학교(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 ‘긍정 심리학 및 교육 연구소’ 부소장인 필립 파커(Philip Parker) 교수. 그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때론 자기충족적 예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진 : 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

 

또한 아이의 학업 성취도가 평균 이상인지 아니면 평균 이하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주로 아이의 어머니인 1차 보호자로부터 정보를 수집했다.

파커 교수는 “이를 통해 우리가 확인한 것은, 5학년 때 부모가 자신에 대해 긍정적(낙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본 아이는 다음 나플란 시험(7학년 때)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이라며 “특히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실제로 학업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아이의 경우 부모로부터 (자신의 학업 능력에 관해) 비관적 시선을 받은 아이들에 비해 수학에 더 관심을 가졌고 읽기 능력에서도 더 뛰어났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가정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어머니가 아이의 읽기 능력을 평가할 때, 영어를 사용하는 어머니들에 비해 자녀에 대해 훨씬 더 긍정적 판단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파커 교수는 “부모의 긍정주의가 자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자녀가 만족할 만한 학업 성취를 돕고자 과외교사를 고용한다든가, 수학 공부를 위해 관련된 컴퓨터 게임을 구입해 주는 등 동기를 부여하고자 더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런 부모는 (자녀를) 통제하거나 (학업에) 방해가 되는 것보다 더 긍정적이고 지지하는 편에서 아이의 숙제를 도와주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종합(자녀교육 3).jpg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긍정적 피드백은 아이의 학습 능력은 물론 그 의지를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이다. 사진 : Pixabay / 14995841

 

자녀 교육 방식의 변화

 

시드니 서부, 펜리스(Penrith)에 거주하는 다이앤(Dianne)씨는 4명의 자녀, 8명의 손주를 둔 조부모 세대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격언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이런 교육 분위기에서 그녀는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아낌없이 칭찬하기보다 훈육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다.

하지만 자신의 집을 방문한 자녀 및 손주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세대에 따라 양육 방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목격하게 된다.

다이앤씨는 “어린 시절 내가 부모에게서 받은 것, 그리고 내가 자녀들에게 알려준 것보다 더 나은 양육 스타일, 더 긍정적인 자녀교육 방식을 바로 내 자식들에게서 보고,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enting Research Centre’의 워렌 칸(Warren Cann) CEO 또한 이전 세대의 경우 자녀를 망칠까 염려해 너무 많이 칭찬하는 것을 꺼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몇 세대를 거치면서 긍정적 피드백이 아이의 자존감, 회복력, 대인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으로 발전해 왔다”는 칸 CEO는 “오늘날 , 더 중요한 것은 칭찬을 해 줘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잉 칭찬은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아이에게 너무 많은 칭찬을 하거나 지나치게 긍정적 또는 낙관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아이에게 해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Raising Children Network’의 데렉 맥코맥(Derek McCormack) 대표에 따르면 자녀와 칭찬에 대해 몇 가지 상충되는 생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하지만 자녀가 하려는 일에 대해 부모가 자녀의 노력을 칭찬한다면 ‘칭찬 과용’이라는 위험은 없다”고 덧붙였다.

파커 교수는 ‘과잉 칭찬이 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일축하면서 “이번 연구에서 이에 대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합(자녀교육 4).jpg

파커 교수는 칭찬을 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가 진정으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한 칭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 : Pixabay / Vladvictoria

 

파커 교수는 “오늘날, 학교에서 각 아이들은 교사뿐 아니라 동료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이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이 위축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그래서 자녀에게 많은 칭찬을 하는 게 그리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칭찬을 하는 더 좋은 방법은

 

파커 교수는 이어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칭찬만이 아니라 특정한 칭찬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녀에게 배움에 대한 애정을 심어주는 게 좋다”는 그는 “아이에게 ‘너는 정말로 똑똑하다’는 식의 칭찬을 하는 게 아이에게 공부를 하도록 독려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코 아니다”는 것이다.

그 대신 부모가 자녀의 숙제나 취미에 관심을 갖고 ‘아주 재미있다’ 또는 ‘네가 이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니 무슨 계획인지 말해보렴’이라는 식의 특정한 칭찬이 필요하다.

파커 교수는 “이것이 자녀를 진정으로 학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칭찬”이라며 “자녀의 학업 성취가 당신의 칭찬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칭찬으로 인해 더욱 발전되는, 배움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자녀교육 1).jpg (File Size:77.1KB/Download:20)
  2. 종합(자녀교육 2).jpg (File Size:33.1KB/Download:13)
  3. 종합(자녀교육 3).jpg (File Size:84.1KB/Download:11)
  4. 종합(자녀교육 4).jpg (File Size:62.2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551 호주 6월 분기 부동산 판매 수익성, 10년 만에 최고 수준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21.10.14.
5550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뱅시아 주택, 잠정가격에서 50만 달러 높아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10.14.
5549 호주 NSW 주 도미닉 페로테트 재무장관, 제46대 주 총리에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8 호주 NSW 주 총리 이어 부총리까지… 집권 여당 의원들, 사임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7 호주 연방정부의 국경 재개 계획...국제 여행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6 호주 모리슨 총리, 국경 제한 변경… 11월부터 해외여행 재개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5 호주 디지털 ‘COVID-19 백신접종 증명서 활용’ 계획 속, ‘위조 가능성’ 제기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4 호주 NSW 주, ‘제한 완화’ 대비… COVID-19 격리 규정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3 호주 연방정부, 전 세계 일부 국가 시행 중인 ‘빠른 항원검사’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2 호주 호주 인구성장률 감소 불구, 지속적인 주택가격 상승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1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1960년대 지어진 주택, 잠정가격에서 50만 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1.10.07.
5540 호주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근로 패턴, 어떻게 바뀔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9 호주 NSW 주의 제한 완화 로드맵… 꼭 알아야 할 것들(This is what you need to know)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8 호주 NSW 주 정부, 공공보건 명령 완화 ‘3단계 로드맵’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7 호주 호주 대학졸업자들, 전공 분야 직업 얻기까지 시간 길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6 호주 COVID-19 예방접종, 감염위험 차단 정도와 그 지속성은…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5 호주 연방정부 백신자문그룹 ATAGI, ‘부스터샷’ 배제 안 해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4 호주 팬데믹으로 호주 고용시장 크게 변화… 7명 중 1명, 보건 분야 종사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3 호주 팬데믹 상황 길어지자 가정폭력 사례도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2 호주 NSW 주 정부, ‘Service NSW 앱 활용한 ‘백신 여권’ 시범 실시 예정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1 호주 호주 주거용 부동산 총 가치, 올해 말 9조 달러 이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30 호주 시드니 지역 해변 5km 이내 주택가격, 도시 평균의 최대 4배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29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어스킨빌의 4개 침실 테라스 주택, 324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21.09.30.
5528 호주 호주 12~15세 아동-청소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배포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7 호주 NSW 주 총리, “COVID 핫스폿 대상 더 엄격한 제한은 최악의 옵션”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6 호주 캔버라-시드니-멜번, 세 도시 록다운 조치의 차이점은...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5 호주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 향후 수년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4 호주 경제 전문가들, 부동산 부문에 치중된 지나친 자금 투입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3 호주 “추석은 다문화 국가인 우리가 가진 다채로움의 일부…”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2 호주 백신접종 마친 호주인, 프랑스 ‘COVID-19 health pass’ 신청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1 호주 8월 호주 실업률, 4.5%로 다시 하락하기는 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20 호주 호주 주택시장 붐… 가격 상승 속도,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19 호주 로즈의 새 주거 프로젝트, ‘햇볕 나눔’ 위한 ‘힐리어스탯’ 주목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18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하버필드 주택, 잠정가격에서 무려 202만 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1.09.23.
5517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올 여름부터 새 캠핑 법규 적용 추진 일요시사 21.09.18.
5516 뉴질랜드 오클랜드 카운실 주최 예정 이벤트들 취소 일요시사 21.09.18.
5515 뉴질랜드 뉴질랜드 생물학적 남녀 성별 사라진다? 일요시사 21.09.18.
5514 호주 9.11 테러 공격 20년… 2001년 9월 11일 사건이 세상을 바꾼 세 가지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13 호주 NSW 주, 백신접종 받은 이들 제한 완화… 증명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12 호주 NSW 주 공공보건 명령의 제한 규정 완화 로드맵은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11 호주 호주 사회상식- 고립된 이들에 대한 관심, ‘R U OK Day’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10 호주 호주의 ‘mRNA’ 백신 생산 계획,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09 호주 NSW-Queensland 주 정부, 필부 업무 대상 ‘Border Bubble’ 합의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08 호주 광역 멜번 3분의 1 지역, 주택가격 상승이 가계소득 앞질러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07 호주 ANZ 은행, “올해 호주 주택가격 20% 이상 상승할 것”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06 호주 전염병 사태 따른 ‘록다운’, 도시 거주자들의 지방 이주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05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아발론비치 주택, 잠정가격에서 72만 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1.09.16.
5504 뉴질랜드 재외국민 우편투표 허용을 위한 관련 선거법 개정 요청 일요시사 21.09.13.
5503 호주 집단면역 가능한 COVID-19 백신접종률, 달성 시기는 언제? file 호주한국신문 21.09.09.
5502 호주 ‘COVID zero’ 불가능...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단계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2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