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중국 링크 1).jpg

중국 공산당 정부가 호주 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호주 내 가장 규모가 큰 중국 학생 단체가 호주 대학 내 중국 학생들의 활동 등 전반에 대한 정보를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에 보고하면서 활동 자금을 지원받은 것이 드러났다. 이 단체는 ‘중국 학생 및 학자협의회’(Chinese Students and Scholars Association, CSSA)로 중국대사관의 지도하에 자치단체로 활동하며, 호주 전역의 각 대학에 분회를 두고 있다. 사진은 ANU에서 열린 CSSA 주관 행사의 한 장면.

중국대사관 지원하는 자치 단체들... 각 대학 내 정보 취득 활동도

 

호주 내 가장 규모가 큰 중국 학생 단체가 학내 생활 등 전반에 대한 정보를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에 보고하면서 활동 자금을 지원받았음이 드러났다. 이 단체는 ‘중국 학생 및 학자협의회’(Chinese Students and Scholars Association - CSSA)라는 명칭으로 중국대사관의 지도하에 자치단체로 활동하며, 호주 전역의 각 대학에 분회를 두고 있다.

CSSA가 중국 공산당 정부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은 ABC 방송 시사 프로그램인 ‘Four Corners’와 또한 동 방송사의 전국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인 ‘Background Briefing’의 공동 조사 과정에서 입수한 문서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지난달 13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캔버라에 본부를 두고 있는 CSSA가 각 대학 중국 학생단체들간의 교류를 주도하면서 중국대사관의 정보 취득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의 CSSA ACT 단체의 문서에는 이 협의회의 역할에 대해 ‘중국대사관과 중국학생 및 학자들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집행위원회는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과 정기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 동안 이 단체는 호주 내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선전을 꾀하면서 반공산당 성향의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감시 활동을 돕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캔버라에서 이 단체는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를 중심으로 학내 제반 정보와 함께 이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중국 학생들의 활동을 감시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캔버라 지역 중국 학생들을 지원하는 CSSA ACT는 자기 단체가 캔버라에 있는 8천600명의 중국인 학생 가운데 5천5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ABC가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ACT의 모든 학생과 학자들은 자동적으로 조정 회원(coordinating members)이 되며, 아울러 모든 회원은 이 협의회의 행사에 ‘적극 관여해 지원’하고 ‘집행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이 단체의 핵심 운영은 중국 정부 지원의 유학생이 맡으며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운영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CSSA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이며 핵심 회원 중 최소 한 명은 중국대사관 관계자로 알려져 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원(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분석가이자 ANU 출신인 알렉스 조스크(Alex Joske) 연구원은 “호주 대학들이 CSSA와 같은 친중국계 단체를 지나치게 친숙하게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들이 이들의 손에 좌우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대학은 CSSA와 같은 단체가 대학 캠퍼스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방치했으며 영향력을 키우고 친중국 자원을 만들도록 방치함은 물론 중국 정부가 호주 내 중국 학생들을 감시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고 비난했다.

보도에 따르면 CSSA는 ABC 방송 측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종합(중국 링크 2).jpg

호주 내 모든 대학에 분회를 두고 있는 CSSA는 친홍콩 학생들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사진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한 대학 내의 알림판. 홍콩 사태 뉴스와 사진들로 만들어진 것이다.

 

중국대사관이 ABC 방송의 중국대사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뒤 대신 내보낸 중국학자 첸 홍(Chen Hong)씨는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국가 선전을 위해 파견한 사람이다. 상하이 소재 국립 사범대학인 화둥사범대학(East China Normal University) 호주연구센터(Australian Studies Centre) 소장인 그는 방송에서 “호주 대학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 관련 논쟁이 높아지면서 각 대학의 중국 유학생들은 자신들이 점점 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많은 중국 학생들은 더 많은 학문을 공부하고자 호주를 선택하고 있는데, 호주가 (중국 학생들에 대해) 비우호적이며 (중국) 학생들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이들은 결국 호주를 떠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 학생들의 호주 유학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CSSA ACT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단체는 호주 연방정부 산하의 독립 과학-산업연구기관인 CSIRO, Australian Defence Force Academy(ADFA), ANU, 캔버라대학교 등 광범위한 분야에 회원들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ADFA는 동 국방대학교 내 중국 학생 및 학자들의 단체를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CSSA ACT는 또 ANU에 본부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ANU 측은 이 이름으로 공식 등록된 단체가 없다고 밝혔다. ANU의 브라이언 슈미츠(Brian Schmidt) 부총장 또한 ‘ACT에 체류 중인 모든 중국 학생들이 자동으로 CSSA의 회원이 된다’는 의무조항이나 단체의 문서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다만 슈미츠 부총장은 “(중국 학생 단체의 대학 내 활동에 대해) ANU가 지향해 온 가치와 일치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중국 정부가 (이들 단체를 통해) 대학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중국 학생 단체) 단지 대학 내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호주 주재 각국 대사관이 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곳(ANU)에 있는 많은 학생들은 우리 캠퍼스 안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캠퍼스의 일부가 되며 호주사회에 내재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이 단체는 캔버라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70주년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의 여권번호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ABC 방송 ‘Four Corners’는 이미 지난 2017년 리커창 중국 총리 방문 당시 CSSA가 중국대사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총리 환영을 위한 국기 제작, 교통비 등에 충당했음을 보도한 바 있다.

ACT와는 달리 다른 지역에서의 CSSA 활동 실적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들레이드대학교에 조직된 CSSA 분회는 캠퍼스에서 민주적 절차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체 등록이 취소되었으며, 타스마니아대학교에 있는 분회는 친홍콩(pro-Hong Kong) 성향을 보인다며 비난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캠브릿지대학교에 있는 CSSA 분회는 지난 2011년 해체된 것으로 보이며,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분회는 2015년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해외의 사례에서도 지난 달 캐나다에 있는 CSSA 회원들은 중국 공산당 정부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중국 링크 1).jpg (File Size:89.2KB/Download:25)
  2. 종합(중국 링크 2).jpg (File Size:103.9KB/Download:21)
  3. 종합(중국 링크 3).jpg (File Size:46.7KB/Download:24)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401 호주 호주 전역 부동산의 36%, 임대보다 구입이 저렴... file 호주한국신문 21.07.22.
5400 호주 퍼스 주택 임대료 급등... 전년 대비 주 80달러 이상 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1.07.22.
5399 호주 ‘Melburnians’의 이주 증가로 VIC 지방 임대료 두 자릿수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1.07.22.
5398 호주 NSW 주, 비즈니스-일자리 보호에 최대 51억 달러 푼다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7 호주 광역시드니 록다운, 호주 경제 전체에 상당한 영향 줄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6 호주 “코로나19 극복, ‘백-투-노멀’까지는 시간 필요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5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토크스 내셔널 서베이, '삶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의식' 조사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4 호주 국민들 해외여행 막은 정부 조치, 헌법상 문제 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3 호주 [호주 스포츠 역사] 원주민 올림픽 대표, 1964년에 처음 나와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2 호주 일부 국가들, ‘백신 여권’으로 제한 완화... So why doesn't Australia?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1 호주 “개방형 사무 공간의 잡다한 소음, 압박감 가중시킨다”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90 호주 파라마타 카운슬, 지역 커뮤니티 단체에 보조금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9 호주 호주의 ‘화이자’ 백신 확보,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8 호주 ‘CHOICE’, 예약 취소시 환불 등 담은 소비자법 개선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7 호주 캔버라, 호주 장편영화 제작의 또 하나의 허브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6 호주 부동산 투자자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5 호주 시드니 동부-노던비치 지역 주택 임대료, 가장 많이 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4 호주 호주 전역에서 주택 임대료 상승... 일부 지역, 최대 50%↑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3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맨리의 1침실 유닛, 110만 달러 낙찰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5382 뉴질랜드 오클랜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올라 file NZ코리아포.. 21.06.10.
5381 뉴질랜드 뉴질랜드에서 사육 중인 양의 숫자는? file NZ코리아포.. 21.05.12.
5380 뉴질랜드 25년 전 받은 지원에 보답한 이민자 부부 file NZ코리아포.. 21.05.12.
5379 뉴질랜드 ‘휘태커스 초콜릿’, 뉴질랜드서 가장 신뢰 받는 브랜드 file NZ코리아포.. 21.04.28.
5378 뉴질랜드 NZ “출생시 기대수명 남성80세, 여성은 83.5세” file NZ코리아포.. 21.04.28.
5377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들도 한자리 모인다 file NZ코리아포.. 21.04.22.
5376 뉴질랜드 호주 등반가 유해, 실종 42년 만에 서던 알프스에서 발견 file NZ코리아포.. 21.03.31.
5375 뉴질랜드 뉴질랜드, 4월 1일부터 최저임금 시간당 20달러로 인상 file NZ코리아포.. 21.03.31.
5374 뉴질랜드 웰링턴 한인회, 수익용 건물 구입 축하잔치 열어 file NZ코리아포.. 21.03.31.
5373 뉴질랜드 오로라 보면서 프로포즈 한 남성 file NZ코리아포.. 21.03.23.
5372 뉴질랜드 호주와의 트랜스-타스만 버블 시작일, 4월 6일 이후 발표 file NZ코리아포.. 21.03.23.
5371 뉴질랜드 첫날부터 치열한 레이스 펼쳐진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 file NZ코리아포.. 21.03.11.
5370 뉴질랜드 경비 때문에 올림픽 예선 못 가는 NZ농구팀 file NZ코리아포.. 21.03.09.
5369 뉴질랜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10주년 국가 추도식 열려 file NZ코리아포.. 21.02.23.
5368 뉴질랜드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 NZ 신용 등급 상향 조정 file NZ코리아포.. 21.02.23.
5367 뉴질랜드 하루 120차례 점프... 신기록 세운 스카이 다이버들 file NZ코리아포.. 21.02.14.
5366 뉴질랜드 뉴질랜드, 2월15일부터 오클랜드 레벨 3... 그 외 지역 레벨 2 file NZ코리아포.. 21.02.14.
5365 뉴질랜드 화려한 한복 옷맵시 뽐낸 모델들 file NZ코리아포.. 21.01.29.
5364 뉴질랜드 CHCH한국장학재단, 캔터베리 장학금 수여식 개최 file NZ코리아포.. 21.01.29.
5363 호주 서호주 진진-댄다라간 긴급 산불 경보, 감시 행동 경보로 내려가 퍼스인사이드 21.01.12.
5362 호주 서호주인들, 코로나19 백신접종 늦추기 원해 file 퍼스인사이드 21.01.12.
5361 호주 중국과 무역분쟁 속 성과 이끌어낸 서호주 농가 file 퍼스인사이드 21.01.12.
5360 뉴질랜드 미국인의 'NZ 이주', 구글 검색 최고치 기록 file NZ코리아포.. 21.01.08.
5359 뉴질랜드 2020년 NZ 아기 이름, '이슬라' '올리버'가 가장 인기 file NZ코리아포.. 21.01.08.
5358 뉴질랜드 남북섬 오가는 인터아일랜드 페리, 한국에서 만들 예정 file NZ코리아포.. 20.12.24.
5357 뉴질랜드 뉴질랜드 정부, 호주 자유 여행 내년 1분기로 설정 file NZ코리아포.. 20.12.15.
5356 뉴질랜드 전국 최초 “반려견 입양 전용 카페 문 연다” file NZ코리아포.. 20.12.11.
5355 뉴질랜드 “김치는 이렇게 담가야...” 자매도시공원에서 열린 ‘DIY 김치데이’ file NZ코리아포.. 20.12.10.
5354 뉴질랜드 술 사려고 9살짜리 아들 운전시킨 철없는 아빠 file NZ코리아포.. 20.12.10.
5353 뉴질랜드 아던 총리, 세계에서 32번째 영향력있는 여성 file NZ코리아포.. 20.12.10.
5352 뉴질랜드 2030년 “NZ 인구 5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 file NZ코리아포.. 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