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James Austin 1).jpg

영국에서 죄수로 유배돼 타스마니아에서 형기를 마친 후, 지금의 호바트 북부, 더웬트 강(River Derwent) 언덕에 정착한 제임스 오스틴이 직접 지은 코티지(James Austin Cottage). 최근 지역 사학자이자 예술가인 루이스 켐슬리(Louise Kemsley. 오른쪽)와 예술가 케이 그린(Kaye Green. 왼쪽)씨가 이 건물의 관리를 맡아 새롭게 단장한다는 소식이다.

 

죄수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지역 사학자-예술가, 코티지 관리 맡아

 

18세기 영국의 죄수 유배지로 백인들이 시드니 코브(Sydney Cove)에 첫 죄수 선박(First Fleet)이 들어온 이후 이어진 죄수 수용은 시드니뿐 아니라 호주 전역 곳곳에 수용됐다. 19세기 초반, 백인들의 정착이 시작된 타스마니아(Tasmania) 또한 당시 죄수들의 흔적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

호바트(Hobart) 시 북부, 더웬트 강(River Derwent) 언덕에 자리한 ‘오스틴 페리’(Austins Ferry)는 1809년 풀려난 죄수 제임스 오스틴(James Austin)이 이곳에서 시작한 페리(ferry) 서비스에서 이름을 딴 곳이다.

 

종합(James Austin 2).jpg

오스틴이 더웬트 강 페리 이용자를 위해 지은 숙박업소 ‘Roseneath Inn’의 1920년대 모습. 이 숙소는 이즈음 파산했으며, 1967년 발생한 산불로 소실됐다.

 

종합(James Austin 3).jpg

상공에서 내려다 본 오스틴 페리(Austins Ferry) 풍경. 유배를 마친 후 이곳에 땅을 하사받은 오스틴은 자신이 거주할 작은 코티지를 지었고, 더웬트 강을 건너는 페리 사업을 시작, 성공했다.

 

제임스 오스틴은 영국 서머셋(Somerset), 볼튼스보로(Baltonsborough) 출신이다. 이곳 농장 노동자였던 그는 아버지 존 오스틴(John Austin)과 함께 꿀벌 벌통과 꿀을 훔친 혐의로 유죄가 확정, 7년의 유배형을 받아 당시 호주로 이송된 사람이었다.

1803년, 영국 왕실 해군의 ‘HMS Calcutta’ 호에 실려 지금의 멜번(Melbourne) 남부 포트 필립(Port Phillip)에 도착한 그는 이듬해 ‘반 디멘스 랜드’(Van Diemen's Land)로 이송됐다. 반 디멘스 랜드는 당시 영국인들이 타스마니아 섬을 지칭하던 이름으로, 이 섬이 ‘타스마니아’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856년이다.

1809년 형기를 마치고 풀려난 그는 더웬트 강 서쪽에 12헥타르의 땅을 부여받았고, 거기에 자신이 거주할 작고 단순한 형태의 코티지(cottage)를 지었다. 이곳에 농장을 개척하고 살아가던 그는 1816년 사촌인 제임스 얼(James Earl)과 함께 더웬트 강을 건너는 페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페리는 1883년 브릿지워터 다리(Bridgewater Bridge)가 완성될 때까지 강 운송의 주요 역할을 수행했다. 페리 사업과 함께 그는 농장과 과수원, 더웬트 강을 건너는 이들을 위한 숙소를 운영하기도 하는 등 ‘죄수 신분으로, 성공한 인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늘날 ‘오스틴 페리’라는 지명을 가진 타운에는 그가 지어 거주했던 코티지(James Austin cottage. 12-16 Austins Ferry Rd, Austins Ferry TAS)가 남아 있으며, 이 유산은 오스틴 페리 타운이 속한 글렌오치(Glenorchy) 카운슬이 관리하고 있다.

최근 타스마니아의 신예 역사학자인 루이스 켐슬리(Louise Kemsley)와 예술가인 케이 그린(Kaye Green)씨가 이 건물의 관리를 맡아 새롭게 단장한다는 소식이다.

켐슬리씨는 “오래된 건축물을 좋아하는데, 오스틴 코티지를 보고는 한 눈에 반했다”면서 “지역 공동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호바트 북부의 관광 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종합(James Austin 4).jpg

제임스 오스틴이 마지막으로 펼친 사업은 보다 큰 숙박업소 ‘Roseneath House’였다. 이 숙박업소는 1831년, 그가 사망하기 직전 완공됐다. 사진은 1860년대 촬영된 ‘Roseneath House’.

 

종합(James Austin 5).jpg

‘James Austin cottage’의 1970년대 모습.

 

그녀는 역사학자답게 제임스 오스틴이라는 죄수의 역사를 들려주는 역사 관광지 코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켐슬리씨는 오스틴에 대해 “그는 문맹이었지만 수완이 좋은 사업가였다”며 “형을 마치고 이곳에서 땅을 부여받았을 때, 그는 강을 건너야 할 필요성과 요구가 많을 것임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오스틴은 더웬트 강 페리를 시작하면서 사업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더웬트 강 건너편, 올드비치(Old Beach)로 가는 페리 사업을 시작한 이후 북부 론세스톤(Launceston)과의 무역 활동은 더욱 늘어났다.

1818년, 그는 당국으로부터 페리 서비스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독점이었던 그의 페리 운송 사업은 큰 수익을 안겨 주었으며, 그는 더 큰 농장을 만들어 과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길렀다.

오스틴과 사촌 얼은 또한 페리 승객을 위한 대형 숙박업소를 운영했으며, 이곳은 당시 호바트 타운을 방문하는 이들의 휴가지가 됐다.

오스틴이 더웬트 강변에서 일궈낸 비즈니스는 당시 식민지 총독이었던 라클란 매콰리(Lachlan Macquarie)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었으며, 매콰리 총독은 이곳에 ‘로즈니스’(Roseneath)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종합(James Austin 6).jpg

1967년, 이 지역에서 발생된 산불에 소실되기 전의 ‘Roseneath House’. 1960년대 촬영된 것이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던 오스틴은 1831년 사망했다. 그는 사망 전 모든 재산을 조카에게 남겼다.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사업체는 보다 큰 숙박업소 ‘Roseneath House’였다.

이 숙박업소는 그의 사후 90여 년간 운영되다가 1920년대 파산했고, 건물은 1967년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파괴됐다. 또한 그가 처음 시작한 더웬트 페리는 1950년대까지 운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James Austin 1).jpg (File Size:96.4KB/Download:15)
  2. 종합(James Austin 2).jpg (File Size:83.4KB/Download:15)
  3. 종합(James Austin 3).jpg (File Size:86.4KB/Download:15)
  4. 종합(James Austin 4).jpg (File Size:90.3KB/Download:19)
  5. 종합(James Austin 5).jpg (File Size:67.1KB/Download:12)
  6. 종합(James Austin 6).jpg (File Size:76.2KB/Download:1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951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 알렉산드리아 1개 침실 유닛에 30여 예비 구매자 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0.03.05.
4950 호주 호주서 ‘화장지’ 때문에 난데 없는 흉기 소동…경찰 출동후 상황 종료 호주브레이크.. 20.03.05.
4949 호주 호주, "언론의 슬픈 날" 호주 AP통신 85년 만에 문 닫는다… 호주브레이크.. 20.03.04.
4948 호주 호주, '생물보안법' 적용 경고…”코로나19 확산시 최후의 수단 될 것” 호주브레이크.. 20.03.03.
4947 호주 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0.75%→0.5%로 역대 최저치 호주브레이크.. 20.03.03.
4946 호주 <속보>호주, ‘코로나 바이러스’ 사람간 전염 첫 사례 발생! “해당지역 교민들 주의 당부” 호주브레이크.. 20.03.02.
4945 호주 동성애 축제로 뜨거운 시드니! 세계 성 소수자들의 한마당, 『마디그라 축제』 호주브레이크.. 20.03.02.
4944 호주 호주도 우한코로나 첫 사망자 발생! “78세 西호주 남성”… 호주브레이크.. 20.03.01.
4943 호주 호주, "한국 입국금지 안한다” 투명한 국가 인정... 한국 의료시스템 신뢰, '주호주한국대사관도 실시간 정보 공유' 호주브레이크.. 20.03.01.
4942 호주 “호주, COVID-19 최악 상황시 180만 개의 병상 필요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41 호주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호주 전문가들의 우려, “무엇을, 왜?”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40 호주 호주 과학자들, 전 세계 최초 ‘COVID-19’ 백신 개발에 근접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39 호주 3주간의 ‘시드니 마디그라’, 도심 퍼레이드로 ‘피날레’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38 호주 호주 산불의 역사... 원주민들은 산불에 어떻게 대처해 왔나?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37 호주 SNS 인스타그램, 유튜브 광고 수익 앞질렀다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36 호주 Metro Northwest 기차노선 지역, 주택 검색 크게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35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100년 넘은 서리힐 테라스 주택, 잠정가에서 44만 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7.
4934 호주 호주, 올림픽 의료팀 국장의 쓴소리! "일본, 방역 통제 능력 시험대 올라" 호주브레이크.. 20.02.26.
4933 호주 호주, 대북 제재 감시용 해상초계기 일본에 6번째 배치 톱뉴스 20.02.25.
4932 호주 QLD 일가족 몰살 참사, ‘가정 폭력 예방의 총체적 실패’ 톱뉴스 20.02.25.
4931 호주 중국인 호주입국 제한 조치 부분 완화…11, 12학년 유학생 입국 허용 톱뉴스 20.02.25.
4930 호주 호주, 한국 여행 경보 2단계로 격상…대구•청도는 3단계 톱뉴스 20.02.25.
4929 호주 에어 뉴질랜드, 코로나바이러스로 서울 운항 잠정 중단 톱뉴스 20.02.25.
4928 호주 ‘호주 산불’로 19억 호주 달러 보험손실 추산! 전년 대비 두 배 증가… 호주브레이크.. 20.02.24.
4927 호주 NAB "호주 금리 인하, 당장은 어려울 것" 호주브레이크.. 20.02.24.
4926 호주 ‘왜소증' 호주 원주민 소년에 응원 보낸 휴 잭맨… 호주브레이크.. 20.02.21.
4925 호주 日크루즈선 송환 호주•미국인 양성판정…방역 당국 긴장! 호주브레이크.. 20.02.21.
4924 호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위기, 최근 폭우로 일단 넘겨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23 호주 “중국여행자 입국 제한 확대, 호주 안전 유지 고려한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22 호주 NSW, COVID-19 바이러스 ‘진정 국면’ 들어간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21 호주 지난 2년간 NSW 주 애완견 공격 피해자 2,800명 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20 호주 1896년, 435명 목숨 앗아간 열풍... “지금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9 호주 지방정부 지역별 ‘Smart city’ 순위, 최상위는 ‘North Sydney’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8 호주 호주의 ‘Most romantic city’는 타스마니아의 론세스톤 타운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7 호주 ‘콴타스 항공’, 7년 연속 ‘World's safest airlines’에 이름 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6 호주 House Price Report- 주택가격 상승 두드러진 지방도시는?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5 호주 2020년 호주 주택가격, 전국적으로 8% 상승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4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250만 달러의 랜드윅 소재 주택, 입찰 과정서 15만 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0.02.20.
4913 호주 호주서 발생한 ‘산불 연기’ 뉴질랜드 빙하 녹인다… NASA 연구 논문 게재 호주브레이크.. 20.02.20.
4912 호주 호주, 1월 실업률 5.3%로 부진…예상치 5.1% 보다 저조한 성적 호주브레이크.. 20.02.20.
4911 호주 호주, 日에 해상초계기 배치! "北불법환적 감시 목적" 호주브레이크.. 20.02.20.
4910 호주 호주 소방당국 타임스 스퀘어에 감사 인사 광고! “호주를 지켜줘 고맙습니다.” 호주브레이크.. 20.02.19.
4909 호주 호주, 영국 등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박차 톱뉴스 20.02.18.
4908 호주 “생태 테러범이 조직적으로 산불 방화했을 수도” 톱뉴스 20.02.18.
4907 호주 호주, 중국 출발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 연장…관광, 화물 산업 ‘직격탄’ 톱뉴스 20.02.18.
4906 뉴질랜드 폐렴 증세로 뉴질랜드 콘서트 중단한 엘턴 존…목소리 안나오자 울음 까지 호주브레이크.. 20.02.18.
4905 호주 ‘우왕좌왕’ WHO 팀… ‘발원지’ 후베이성만 안간다 시드니대학 보건 전문가 일침..."최선을 다한다는 중국 주장에 의문점" 호주브레이크.. 20.02.18.
4904 호주 호주도 일본 크루즈선서 자국민 200여명 구출 예정…”전세기로 송환후 격리 할 것” 호주브레이크.. 20.02.17.
4903 호주 ‘호주 언론’ 법원 판결에 두번 죽었다! "경찰의 공영방송사 압수수색, 합법적 행위"… 호주브레이크.. 20.02.17.
4902 호주 영화 <기생충>, ‘Cannes’ 이어 ‘Academy’ 최고상 ‘영예’ file 호주한국신문 20.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