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상승 요인 1).jpg

지난 10년간 정부가 첫 주택구입자 지원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205억 달러에 달했으나 이 공적 자금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주택을 판매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매물 주택. 사진 : ABC 방송 ‘The Business’ 방송 화면 캡쳐

 

AHURI, 영국-독일 등 7개국과 비교 연구... “기존 주택 소유자만 배 불려”

 

지난 10여 년 동안 정부가 첫 주택구입자 지원을 위해 205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나, 이는 부동산가격 상승을 부채질함으로써 주택 구입 가능성이 악화되고 기존 소유자만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자금은 주로 현금 보조금과 인지세(stamp duty) 감면 등 다양한 형태의 첫 주택 구매자 지원에 사용된 것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부터 더욱 증가해 이 부분에만 2020년까지 이전 4년간 12억 달러에서 25억 달러가 됐다.

이는 호주 주택 및 도시발전 연구소인 ‘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AHURI)의 관련 연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AHURI는 캐나다,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싱가포르, 아일랜드 및 영국 등 7개 국가와 비교해 호주의 첫 주택구입자 지원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제도가 사용주택 공급을 늘리는 대신 수요 측면에서의 지원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전략적 프레임워크의 부재와 함께 주택 소유율이 정체된 상태에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AHURI의 조사 보고서는 인지세 할인, First Home Owner Grants, 팬데믹 사태 중에서 시행된 HomeBuilder 프로그램에 대한 각 주 및 연방정부의 총 지출을 집계했다. 그리고 “구입자에게 현금으로 제공된 이 보조금은 높은 낙찰가를 보인 주택 경매에서 지출되어 주택 판매자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등 보조금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NSW대학교 도시미래연구센터(City Futures Research Centre) 선임 연구원이자 이번 조사 보고서의 저자인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박사는 2021년까지 지난 10년간 연방 및 각 주 정부가 지출한 수십억 달러의 효과에 대해 “보여줄 것이 거의 없다”면서 “주택정책 성과가 없는 주택 시스템에 200억 달러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고 말했다.

마틴 박사는 “주택비용 인플레이션 효과가 동일하지 않은 임대료 지원 또는 장기적으로는 임대에 비해 주택에 대한 지출이 더 나은 것이든, 주택 정책의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200억 달러를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도 덧붙였다.

 

부동산(가격상승 요인 2).jpg

‘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정부가 지출한 주택구입 지원 공적 자금은 6만 채의 사회주택 또는 13만7,000채의 공유지분 주택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이다. 사진 : ABC 방송 ‘The Business’ 방송 화면 캡쳐

  

이어 마틴 박사는 “정부의 첫 주택구입자 지원 정책이 오히려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고 구입 가능성을 악화시켰으며 기존 주택 소유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면서 “단지 낭비하는 것보다 더 안 좋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는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데 소요된 비용이며 결국 주택가격을 부풀린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한 지난 10년간 지출된 정부 자금을 다른 대책과 비교한 결과, 205억 달러는 6만 채의 사회주택 또는 13만7,000채의 공유지분 주택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 정책연구 싱크탱크인 그라탄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경제정책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랜던 코츠(Brendan Coates) 연구원은 “이 자금이 다른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면 사회주택 재고가 훨씬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금 규모라면 지난 10년 사이 사회주택 재고가 15% 증가했음을 확인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며 인구증가를 유지하는 데에도 충분한, 많은 비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코츠 연구원은 “첫 주택구입자 보조금은 주요 수혜자인 공급업체의 가격 상승을 불러오게 마련”이라며 “200억 달러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자금”이라고 덧붙였다.

중도우파 싱크탱크인 ‘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의 피터 튤립(Peter Tulip) 수석 경제학자는 정부의 이 정책이 효과적이기는 했지만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원금은 의심의 여지없이 주택구입자를 돕겠지만 다른 이들의 구입 가능성을 악화시킨다”면서 “더 많은 주택건설에 주력한다면 모든 구입자들이 가격 하락을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가격상승 요인 3).jpg

호주 정책연구 싱크탱크인 그라탄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경제정책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랜던 코츠(Brendan Coates. 사진) 연구원. 그는 “정부 주택지원 자금이 다른 방법으로 사용되었다면 사회주택 재고가 훨씬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Grattan Institute

   

튤립 연구원은 이어 “주 정부가 도시계획법을 개혁하고 더 많은 주택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시설 제공을 장려하는 데 유용하게 자금을 지출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독립 정책연구기관인 ‘Australia Institute’의 엘리자 리틀턴(Eliza Littleton) 연구원 또한 “정부가 투자자 수요를 억제할 더 많은 주택을 건설, 주택구입 가능성을 해결하고자 자금을 지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구택구입 가능성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사회주택 및 저렴한 주택 재고를 확대하는 데 더 많은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리틀턴 연구원은 “취약계층의 주거지 문제에 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정부가 이 공적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 정부의 주택구입자 지원

(연도 : 인지세 할인 / First Home Owner Grants / HomeBuilder 프로그램. 단위 / 백만)

2012년 : 780.2 / 1,175.3 / 0

2013년 : 606.1 / 1,039.4 / 0

2014년 : 744.3 / 677.9 / 0

2015년 : 698.1 / 552.3 / 0

2016년 : 681.5 / 532.2 / 0

2017년 : 661.9 / 602.2 / 0

2018년 : 1,433.6 / 639.7 / 0

2019년 : 1,510.8 / 499.7 / 0

2020년 : 1,825.3 / 583.4 / 229.9

2021년 : 2,196.8 / 741.1 / 1,992

*ACT 및 NT는 전체 자료가 제공되지 않아 포함 안 된 것임. HomeBuilder 프로그램은 이 제도시행 10개월 동안의 평균 지불액을 기준으로 추정

Source: State budget papers, various years / AHURI.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부동산(가격상승 요인 1).jpg (File Size:91.2KB/Download:9)
  2. 부동산(가격상승 요인 2).jpg (File Size:75.9KB/Download:12)
  3. 부동산(가격상승 요인 3).jpg (File Size:43.0KB/Download:10)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477 호주 전 세계 최고의 현역 사이클링 선수들, 다음달 울릉공에 집결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6 호주 실업률, 다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하락 원인, 좋은 소식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5 호주 태양광 에너지, 특정 순간 호주 전역의 가장 큰 전력 공급원 되기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4 호주 ‘클럽 비즈니스’ 쇠퇴... 호주 밀레니엄 세대의 밤 문화 트렌드 변화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3 호주 아직 COVID-19에 감염된 적이 없다? ‘운이 좋아서’ 만은 결코 아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2 호주 코카인, 시드니사이더들의 ‘메뉴’에 다시 등장... 적발 건수 크게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1 호주 시드니 센트럴 기차역, 바랑가루 이은 또 하나의 ‘문화 허브’로 재개발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70 호주 NSW 주 정부, 심장병 환자 보호 위한 새 ‘앰뷸런스 패키지’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69 호주 ‘JobTrainer’ 기금 지원, 2022-23년도 말까지 연장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68 호주 3년 만에 개최된 ‘Ferragosto Festival’, 이전의 활기 다시 살아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67 호주 부동산 시장 최고의 ‘핫스폿’ 바이런 베이, 6월 분기 성장률 둔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25.
4466 호주 NSW 주 의회 업무 환경 조사- 조사 대상자들, “It's a boys' club...”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65 호주 NSW 주 의회 업무 환경 조사- 성추행 및 폭행, 광범위한 ‘괴롭힘’ 만연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64 호주 호주 최고 소득자들, 퍼스에 거주... 연소득 최저는 NSW 주 일부 지방 지역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63 호주 5세 미만 영유아에 COVID-19 백신접종 승인 및 권장, 6개월 미만 신생아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 호주 정부, 첫 주택구입자 지원으로 205억 달러 지출했으나 그 효과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61 호주 은밀히 진행되는 대동맥 협착증, 향후 5년 내 5만 명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60 호주 홍수로 인한 주거지 피해-임대료 관련, “보조금 신청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59 호주 파라마타에서 카툼바까지... ‘Great West Walk’ 산책로, 80km 연장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
4458 호주 NSW 주 법무부, 일선 비상상황 서비스 종사자 ‘법적 보호’ 강화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