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캐러밴 1).jpg

1960년에 생산된 ‘선라이너’ 캐러밴을 끌고 포스터-툰커리(Forster-Tuncurry)의 John Wright Park에서 열린 기념 이벤트에 참가한 모니카 스콰이어(Monica Squires)씨(사진). NSW 주 중북부 해안 타운인 포스터에서 1958년부터 9년간 생산됐던 작은 캐러밴 ‘선라이너’(Sunliner)는 오늘날 ‘빈티지’ 밴이 되었지만 이 캐러밴으로 여행하는 동호인들이 매년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빈티지 캐러밴 동호인들, ‘선라이너’ 탄생 60년 축하 이벤트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호주인들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아이콘이 있다. 바로 ‘선라이너’(Sunliner)라는 이름의 캐러밴이다. 이 캐러밴이 처음 선보였을 때, 그 깜찍한 외형으로 사람들은 ‘젤리 콩’, ‘구운 콩’, ‘어른을 위한 커비하우스’(cubbyhouse. 정원이나 어린이 놀이터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작은 집)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뿐 아니라 ‘선라이너’는 어느 순간 호주의 도로 표지판에 캐러밴 파크(caravan park)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빈티지’가 된 캐러밴이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갖고 여행을 즐기는, 그야말로 ‘충성 고객’이 있으며 이 캐러밴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매년 ‘아버지의 날’(Father's Day. 매년 9월 첫 주 일요일)이 있는 9월 첫 주말, 그들 나름의 ‘선라이너’ 탄생 기념행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선라이너’가 처음 선보인 지 60년이 되는 해로, 이들은 지난 9월 첫 주 주말, 버트 티크너(Bert Tickner)씨가 ‘선라이너’가 처음 만들어낸 NSW 주 북부 해안 타운인 포스터-툰커리(Forster-Tuncurry.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300킬로미터 거리, mid-coast 상의 휴양 타운)에 모여 기념 이벤트를 개최했다.

올해 이벤트에는 호주 전역의 ‘선라이너’ 30여 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 이벤트를 주도한 퀸즐랜드 거주 킴 바인(Kim Bayne)씨(그는 이 캐러밴 3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툰커리의 John Wright Park에서 캐러밴을 전시하고 기념 케일을 절단하는 것으로 ‘선라이너’ 탄생 60년을 축하했다.

 

종합(캐러밴 2).jpg

올해 이벤트에 참석한 하신(Hacene)씨 부부. 그는 이곳(포스터)이 ‘선라이너’ 캐러밴이 만들어진 타운임을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선라이너’는 9년간 약 580대가 생산됐다.

 

호주 여행자들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NSW 주 북부 해안, 타리(Taree) 인근 우톤(Wooton)에서 온 월터와 아드리안느 하신(Walter and Adrienne Hacene)씨 부부는 지난 1958년에서 1966년까지 600대 가까운 ‘선라이너’가 생산된 곳 가까운 지역에 거주해 아주 운이 좋았다고 이날 이벤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포스터-툰커리 인근 지역에는 호주의 다른 어느 곳에 비해 ‘선라이너’가 많다”고 말한 하신씨는 “이 지역 주변 농장에서 일하다 보니 방치된 ‘선라이너’ 캐러밴을 보았고, 사람들에게 이를 팔도록 설득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이 캐러밴을 갖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캐러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래된 중고 ‘선라이너’를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신씨에 따르면 포스터-툰커리 인근, 캐러밴 파크(caravan park)가 있음을 알려주는 도로 표지판에는 ‘선라이너’ 캐러밴 모양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하이웨이 상의 도로 표지판에 등장해 있는 캐러밴 파크 표시는 모두 ‘선라이너’ 모양”이라는 그씨는 “어린 시절, 이 캐러밴을 보면서 우리는 ‘젤리 빈’ 또는 ‘베이크 빈’이라 부르곤 했다”고 회상했다.

아드리안느 하신씨는 “남편은 ‘선라이너’ 빈티지를 수입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로, 이 캐러밴에 완전 중독되어 있다”며 “거의 병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종합(캐러밴 3).jpg

올해로 호주산 ‘선라이너’ 캐러밴 탄생 60년을 기념하기 위해 포스터-툰커리(Forster-Tuncurry)의 John Wright Park에 모여든 ‘선라이너’ 캐러밴 동호인들.

 

호주 역사의 한 일부...

 

이 캐러밴을 처음 만들어낸 버트 티크너씨의 아들 로버트 티크너(Robert Tickner)씨는 올해 이벤트에 참석,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나면 거의 캐러밴 공장 주변에서 놀았다”고 오래된 기억을 떠올렸다.

“아버지는 이 캐러밴 제조업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였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고 언급한 그는 “한 때는 직원이 40명에 달하기도 했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60년 이상 탈 수 있는 캐러밴을 만들기 위해 헌신했으며, 나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캐러밴 4).jpg

포스터-툰커리 다리(Forster-Tuncurry Bridge)를 지나는 ‘선라이너’ 캐러밴들. 매년 ‘아버지의 날’(Father's Day) 주말을 기해 이곳에 모이는 이들은, ‘선라이너’ 탄생 60년을 맞는 올해, 특별 이벤트를 개최했다.

 

종합(캐러밴 5).jpg

월터와 아드리안느 하신(Walter & Adrienne Hacene)씨의 ‘선라이너’ 조리대.

 

종합(캐러밴 6).jpg

1958년, 포스터-툰커리에서 ‘선라이너’ 밴을 처음 생산한 버트 티크너씨의 아들 로버트 티크너(Robert Tickner)씨. 그는 어린 시절, 학교가 끝난 뒤 ‘선라이너’ 공장 주변에서 놀던 기억을 떠올렸다.

 

종합(캐러밴 7).jpg

1970년, 시드니 남부 키아마(Kiama)의 한 영업직 사원으로부터 ‘선라이너’를 구입했다는 클라우드 해리스(Claude Harris. 91세)씨. 그의 캐러밴은 당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

 

올해 91세의 클라우드 해리스(Claude Harris)씨는 지난 1970년, 키아마(Kiama)의 한 영업사원으로부터 ‘선라이너’ 캐러밴을 구입한 이래 지금까지 이를 사용하고 있다.

시드니 남부, 숄하버(Shellharbour) 지역의 알비온 파크(Albion Park)에 거주하는 해리스씨의 밴은 본래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그의 아들 로스 해리스(Ross Harris)씨는 “아버지의 밴에서 바뀐 것은 냉장고 하나뿐”이라며 “애초 ‘선라이너’가 생산될 당시에는 냉장고라기보다 아이스박스였다. 그러다 보니 얼음을 판매하는 곳에서 이를 구입해 넣어 놓으면 얼마 가지 않아 녹아버리곤 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작은 냉장고를 추천해 이를 교체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종합(캐러밴 8).jpg

어머니와 함께 ‘선라이너’ 옆에서 사진을 촬영한 클라우드 해리스씨의 아들 로스 해리스(Ross Harris). 그는 아버지가 구입한 이 캐러밴이 어쩌면 마지막 생산된 ‘선라이너’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씨는 오래 전 생산이 중단됨으로써 ‘빈티지 선라이너’ 캐러밴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 ‘선라이너’를 내놓으면 금세 팔린다”는 그는 “최근에는 오래된 캐러밴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있지만 ‘선라이너’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가볍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씨와 같은 숄하버 지역에서 온 모니카 스콰이어(Monica Squires)와 남편 숀(Shaun)씨는 1960년대부터 흰색과 분홍색으로 도색된 ‘선라이너’를 타고 호주 각 지역을 여행했다.

“당시 우리가 타고 있던 ‘LJ Torana’(호주 Holden 사에서 제조된 중형 승용차로 1967년부터 73년까지 생산됐다)의 색상과 맞추고자 분홍색으로 도색했다”는 그녀는 “지금까지 이 캐러밴으로 여행을 다니는데, 캐러밴 파크에 도착하면 우리 밴만이 유일한 ‘빈티지’이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 캐러밴을 보기 위해 몰려들곤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캐러밴 1).jpg (File Size:68.5KB/Download:17)
  2. 종합(캐러밴 2).jpg (File Size:68.5KB/Download:18)
  3. 종합(캐러밴 3).jpg (File Size:61.2KB/Download:19)
  4. 종합(캐러밴 4).jpg (File Size:67.7KB/Download:14)
  5. 종합(캐러밴 5).jpg (File Size:68.0KB/Download:18)
  6. 종합(캐러밴 6).jpg (File Size:59.2KB/Download:15)
  7. 종합(캐러밴 7).jpg (File Size:38.0KB/Download:14)
  8. 종합(캐러밴 8).jpg (File Size:63.9KB/Download:1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501 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대약진” 톱뉴스 17.12.03.
4500 호주 ‘내우외환’ 자유당 연립, 시중은행 로열커미션 조사 전격 수용 톱뉴스 17.12.03.
4499 호주 연방정부, 비자 서류 규정 강화…허위 정보 적시자 10년간 호주 재입국 보류 톱뉴스 17.12.03.
4498 호주 바나비 조이스, 보궐선거 “압승” 확정적 톱뉴스 17.12.03.
4497 호주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가! 톱뉴스 17.12.03.
4496 호주 2018 월드컵 조추첨…호주, 프랑스 페루 덴마크와 한 조 톱뉴스 17.12.03.
4495 호주 [현장스케치] 민주평통호주협의회, 황일도 교수초빙 한반도 대북강연회 톱뉴스 17.12.03.
4494 호주 센스있는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소품 만들기 톱뉴스 17.12.03.
4493 호주 치솟는 원화가치…한국 자동차·조선 영업이익 4%p 감소 톱뉴스 17.12.03.
4492 호주 은행 임원 신뢰 제고 제도 시행 연기될 듯… 톱뉴스 17.12.03.
4491 호주 “호주인 가정집 면적이 좁아진다” 톱뉴스 17.12.03.
4490 뉴질랜드 웰링턴 시청 “레스토랑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 줄입시다” NZ코리아포.. 17.12.04.
4489 뉴질랜드 아마존을 넘어 알리바바, 뉴질랜드 시장 진출 노려 NZ코리아포.. 17.12.04.
4488 뉴질랜드 영국사람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나라는 ? NZ코리아포.. 17.12.04.
4487 뉴질랜드 [포토뉴스] 2017 년 뉴질랜드의 10 대 Instagram 명소 NZ코리아포.. 17.12.04.
4486 뉴질랜드 NZ 경제, 여성들 관리직 종사 못해 연 9억 달러 손실 NZ코리아포.. 17.12.05.
4485 뉴질랜드 반대 차선으로 내달리던 캠퍼밴 NZ코리아포.. 17.12.05.
4484 뉴질랜드 “수도꼭지에서 커피가?” 수돗물 제한 경보 발령된 네이피어 NZ코리아포.. 17.12.05.
4483 뉴질랜드 11월말까지 오클랜드 주택 매매건수, 20% 감소돼 NZ코리아포.. 17.12.06.
4482 뉴질랜드 은퇴자들, 노후 자금 10년만에 소진 후 연금 의존 NZ코리아포.. 17.12.06.
4481 뉴질랜드 금년 고등학교 졸업자, 내년도 대학 및 기술 무상 교육 NZ코리아포.. 17.12.06.
4480 뉴질랜드 뉴질랜드 상수도, 마실 수 있도록 수질 올릴 예정 NZ코리아포.. 17.12.07.
4479 호주 부동산 시장 화제- ‘Kingsway’ 주택, 올해 퀸비언 지역 경매 최고가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8 호주 도심 경전철 주변 주택가격 상승, 주 정부 교통정책 성공 척도?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7 호주 외국인의 정치인 기부 금지 등 새 정보법안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6 호주 지구촌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거와 현재의 삶은...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5 호주 “호주의 남녀 임금격차, 그 책임은 FWC에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4 호주 호주 신생 기업들, 글로벌 ‘스마트 도시’ 재탄생 주도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3 호주 업계 전반의 흑자... 근로자 임금 상승 뒤따를까?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2 호주 ANDC, ‘2017 올해의 단어’로 ‘Kwaussie’ 선정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1 호주 호주 CEO 연봉, 일반 직장인의 78배 이상... 평균 475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70 호주 청년층 일자리 부족... ‘일’ 찾는 것이 젊은이들의 ‘일’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69 호주 호주인 71%, “턴불 총리, 잔여임기 마쳐야...” 입장 file 호주한국신문 17.12.07.
4468 호주 극우 선동가 밀로 이아노폴로스 “페미니즘은 반 사회적 남성혐오운동” 톱뉴스 17.12.08.
4467 호주 이중국적 파동 불똥, 이번에는 노동당으로…상원 1명, 하원 4명 ‘곤혹’ 톱뉴스 17.12.08.
4466 호주 동성결혼 법안 상원이어 하원도 통과…동성결혼 ‘합법화’ 톱뉴스 17.12.08.
4465 호주 국세청, 현금거래 집중 사업체 단속 톱뉴스 17.12.08.
4464 호주 2018년 1월 9일부터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 결혼식 합법화 톱뉴스 17.12.08.
4463 호주 시드니 조지 스트릿트 새단장 개통 톱뉴스 17.12.08.
4462 호주 12월 3일 문자메시지 탄생 25주년…세상의 첫 SMS “메리 X-마스” 톱뉴스 17.12.08.
4461 호주 전력난 고심 SA, 세계 최대 규모 리튬이온 에너지 저장소 가동 톱뉴스 17.12.08.
4460 호주 미 중앙은행, “공식 디지털 화폐 검토 중"…'투기 광풍' 비트코인 1만달러대 톱뉴스 17.12.09.
4459 호주 셰어주택으로 밀려나는 저소득 세입자들 톱뉴스 17.12.09.
4458 호주 "운동만 해도 장 속 유익한 미생물들 쑥↑ 실험으로 확인돼" 톱뉴스 17.12.09.
4457 호주 NAPLAN 10년…컴퓨터 채점 논란 가중 톱뉴스 17.12.09.
4456 호주 호주 문화계 새해 소망은? 톱뉴스 17.12.09.
4455 뉴질랜드 비트 코인 가치, 뉴질랜드 경제 가치 넘어서 NZ코리아포.. 17.12.11.
4454 뉴질랜드 바다로 굴러 내려간 승용차 NZ코리아포.. 17.12.11.
4453 뉴질랜드 경찰 추격 받던 중 아이들 내려 놓고 계속 도망간 아빠 NZ코리아포.. 17.12.11.
4452 뉴질랜드 폰테라(Fonterra), 2013년 분유 리콜 결정에 대한 소송발표를 두고 주식의 일시적 거래 중단 요청 file 나우엔젯뉴스 1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