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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사태로 인한 급격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임대료를 부담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노숙자로 전락한 위험 계층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호주 전역의 300여 사회복지 단체들은 연방정부에 사회주택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멜번(Melbourne) 도심의 한 노숙자. 사진 : ABC 방송

 

호주 300여 사회복지단체, 연방정부에 공공주택 지원 강화 촉구

 

전염병 사태로 인한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연방정부가 올해 예산안을 통해 사회주택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수만 명의 호주 가정이 집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호주 내 300여 사회복지단체는 “COVID-19 사태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주택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하는 이들의 도움 요청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에게 “저렴한 사회-공공주택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단체 중 하나인 ‘Everybody's Home Campaign’의 케이트 콜빈(Kate Colvin) 대표는 향후 4년간 3만 채의 주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숙자 문제 처리는 물론 사회주택 건설이 일자리를 창출하기에 실업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사회주택 수요, 급격히 증가

 

이번 전염병 사태는 사회주택을 필요로 하는 이들의 프로파일을 바꾸어 놓았다. 실직자들이 대거 이를 신청하면서 이전까지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이 시스템에 추가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콜빈 대표는 실직자나 자금이 없는 이들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공공주택 건설을 지원하지 않는 한 저렴한 정부 주택을 기다리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녀에 따르면 현재 저렴한 임대료의 공공주택 또는 원주민 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대기하는 이들은 16만 명 이상에 달하며, 이들은 수년째 이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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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Melbourne) 기반의 노숙자 지원 단체인 ‘Launch Housing’의 베번 워너(Bevan Warner. 사진) 대표. 멜번 각지의 가장 저렴한 주택으로 실직자들이 몰리면서 이들보다 경제적으로 더 취약한 이들은 길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진 : ABC 방송

 

멜번(Melbourne) 거주민들의 사회주택 지원 사업을 펼치는 ‘Launch Housing’의 베번 워너(Bevan Warner)씨 또한 “이들의 지원 요청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수백 명의 사람들이 도움을 청하는 상황에서 지난 몇 달 사이에는 새로운 유형의 사람들(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실직을 당한 이들)이 40%나 증가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Launch Housing’에 따르면 최근 40%가 늘어난 도움 요청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이들로, 과거에 이런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던 사람들이다.

워너씨는 “멜번 전역의 가장 저렴한 임대주택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더 취약한 이들을 임대주택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연방정부가 사회-공공주택에 투자하지 않는 한 노숙이 불기피한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정부 입장에서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비용에 비해 이들의 질병(노숙으로 인한)을 치료하는 데 더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할 것이라는 게 워너씨의 주장이다.

 

“악몽과도 같은 생활이다...”

 

리사(Lisa)씨는 사회주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수십 만 명 가운데 하나이다. 42세의 그녀는 약 2개월 전, 파트너의 정신적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거주하던 멜번을 떠났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그녀는 “파트너와 계속 함께 있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거지가 없어) 떠나는 것이 정말로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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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단체 관계자들은 최근 크게 늘어난 수요를 감안할 때 향후 4년간 3만 채 이상의 공공주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노숙자 문제해결 비용에 비해 이들의 건강악화에 따른 치료비에 더 많은 정부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 ABC 방송

 

리사씨는 지금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이런 생활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친구 집에 머무르기도 했던 그녀는 약 4년 반 거처가 없이 생활했다.

그녀는 현재 사회주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뒤 임시숙소에 있지만 개인 임대주택을 찾고자 한다.

리사씨는 노숙을 해야 했던 당시를 “악몽같은 생활”이라고 표현하면서 “집은 내 정체성이고 집이 없으면 그 불확실성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회주택 확대로 일자리 만들어야

 

콜빈 대표는 보다 많은 공공주택 프로젝트는 건설부문 일자리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일하기를 원하는 현재의 실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녀는 “일단 노숙자로 전락하면 일자리를 구할 수도, 교육을 받을 수도, 심지어 자녀의 학교생활도 어려우며 건강까지 위협받는다”고 우려했다.

워너씨는 공공주택에 대한 투자는 사회-경제적 격차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호주 역사를 보면, 국가적 위기 때마다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적 지원 제공은 물론 초당적 차원에서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공공-사회주택에 투자했었다”고 상기시켰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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