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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주 전역 약 330만 가구가 자택 옥상에 태양열 패널을 보유한 가운데 이 재생 에너지 사용은 향후 10년 사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 : Aus Splar Energy Group

 

옥상 태양열 발전이 확대... 더 많은 전기생산-그리드 규모의 배터리 장치 구축 필요

“가정용 태양열 패널의 지배력, 대규모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사례에 도전 제기할 것”

 

지난 7월부터 호주 일부 지역의 전기사용료가 급격하게 높아진 가운데 재생 에너지가 점차 전력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각 가정 또는 기업들의 태양열 패널 설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낮시간(daytime) 전력가격이 점차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호주 최대 전력 시스템에서 녹색 에너지 비중이 이달 둘째 주, 사상 최고치인 70%에 도달하면서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인 ‘그리드코그’(Gridcog)는 이 같은 ‘가격 잠식’이 점점 더 일반적 현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주 전역 수백만 개의 옥상 태양광 패널에서 급증하는 에너지 출력이 시스템에 늘어나자 이달 둘째 주 토요일(16일), 호주 동부 전역의 전력시장에서 도매가격은 메가와트당 -6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온화하고 햇볕이 잘 드는 조건, 특히 태양광 전기 출력은 가장 높은 반면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은 주말에 두드러진다.

그리드코그는 자사 소셜미디어 ‘링크드인’(LinkedIn) 팔로워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옥상에 설치한 태양열 패널 발전 설비는 일반적으로 시장 운영자의 통제를 벗어났기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이런 추세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utility-scale solar plants)는 생산유지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해당 기간 동안 발전을 줄이거나 생산설비 작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어 “가격 잠식은 에너지 전환의 주요 새로운 기능”이라면서 “이는 종종 전력가격이 마이너스로 변할 만큼 시장 가격을 하락시키며 특히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고 썼다.

 

전력시장 잠식, 가속화 추세

 

그리드코그는 전국적으로 각 가정 및 기업 옥상에 점점 더 많은 태양열 패널이 설치됨에 따라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호주 전역 330만 가구 이상이 태양광 패널 시설을 갖고 있으며(거의 3분의 1), 이는 2032년까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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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에서 17일 사이, 가정용 태양열 패널에 의해 생산된 전력과 대규모 재생 에너지 사용 규모 및 가정용 태양열 전기의 기존 시장 잠식을 보여주는 그림. Source : Gridcog

   

그리드코그는 “이는 송전 시스템에 연결된 대규모 재생 에너지 자산과 직접 경쟁한다”면서 “또한 유틸리티 규모와 비교해 호주에서 분산형 옥상 태얄열 패널이 가진 지배력을 보여주며 향후 몇 년 동안 다른 시장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NSW대학교 재생에너지 선임연구원인 딜런 맥도넬(Dylan McConnell) 박사는 “옥상 태양열 발전은 더 이상 주변 역할이 아니라 호주 전력망 운영의 핵심”이라며 “이 기술이 때때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력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정부관할구역에서 이는 매우 중요하다”며 “각 주(State)마다 다르지만 남부호주(South Australia)와 같은 곳에서는 옥상 태양열 패널이 주 전체 수요를 초과하는 기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맥도넬 박사는 이에 대해 SA가 비록 관련 있지만 ‘최소운영 수요’(minimum operational demand)로 알려진 다른 현상의 극단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 용어는 그리드(grid)의 전력수요 수준을 나타낸다.

 

태양열 패널 설치자들, ‘만족’

 

맥도넬 박사는 “결정적으로 이는 계량기 뒤에 있는 자원(주로 옥상 태양열)을 통해 고객이 스스로 충족해야 하는 수요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옥상 태양열 패널을 통한 전기 생산이 너무 훌륭해 소유자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그는 “이것이 전력망의 전력수요를 더욱 낮추고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소와 같은 기존 발전시설에도 압박을 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반면 맥도넬 박사는 태양열 패널을 통한 전기 공급의 간헐성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시설 없이는 전기 시스템을 가동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NSW의 석탄 발전량은 한낮에 2기가와트(gigawatt. GW)를 조금 넘었고 저녁에는 9GW 이상이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면서 맥도넬 박사는 “더 중요한 것은 경제적 생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라 본다”며 “그것이 바로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한낮의 가격이 낮고 거래량이 적은 경우, 저녁시간의 가격 인상과 많은 거래량으로 이를 상쇄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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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호주 주택 3곳 중 한 곳은 옥상 태양열 전기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 Project Symphony

   

전 전력시스템 기획자였던 알렉스 원하스(Alex Wonhas) 박사는 점점 더 많아지는 옥상 태양열 패널 시스템으로 그리드 전력 수요에 대한 기록적인 최저치가 일상적으로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 경쟁

 

그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일요일(9월 17일), 동부 해안 대부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국 전력시장의 최소 수요가 새로운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하스 박사는 가정용 태양열 발전이 현재까지 호주의 에너지 전환에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많아지면 기존 발전기를 대체하게 될 것이지만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양빛이 없는 다른 경우에는 전력을 공급할 저장시설 또는 기존 발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맥도넬 박사는 호주 전역의 옥상 태양열 발전이 확대되면서 다른 발전시설과 전력 시스템을 더 광범위하게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태양열 프로젝트(기업형)에 타격이 가해지리라는 분석이다.

이어 “(개인적으로) 이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대규모 태양열 발전은 특히 생산 측면에서의 상관관계로 인해 (개인용) 옥상 태양열 발전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실제로 옥상 태양열은 경쟁사의 시장을 잠식(eating everyone's lunch)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청정에너지협의회(Clean Energy Council)의 크리스티안 주르(Christian Zuur) 대표는 풍력발전소와 대규모 태양열 발전 프로젝트의 전기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비용이 들지 않는 에너지 낭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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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에너지, 특히 가정용 태양열 패널에 의한 전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력생산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증감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진은 Mount Piper 화력발전소. 사진 : EnergyAustralia

   

‘제로 비용의 에너지 낭비’

 

주르 대표는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 상황을 개선하려면 먼저 더 많은 전기 생산 및 그리드 규모의 배터리 저장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비용이 전혀 소요되지 않는 전력 모두를 절약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가 증가할 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도넬 박사도 이에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는 “한낮의 태양열 발전이 풍부(아마도 과잉 생산)하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에너지 전환의 중심에 있는 과제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또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태양열 패널의 지배력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사례에 여러 도전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맥도넬 박사는 정부가 대규모 태양열 발전시설을 인수하도록 지원하거나 소비자 행동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등의 해결책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 문제에 도움이 될 것들이 있다”며 “가장 큰 부분은 수요 측면의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맥도넬 박사는 “낮시간 동안 더 많은 에너지 소비가 발생하고 이 태양열을 흡수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실제로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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