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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최상위 ‘슈퍼리치’들이 보유한 저택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들은 기본 주택을 매입한 뒤 주변의 주택들을 하나 둘 사들여 ‘그들만의 주거 왕국’을 만들어나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2009년 미디어 가문 후계자인 라클란 머독(Lachlan Murdoch)이 2천300만 달러를 들여 매입한 벨뷰힐(Bellevue Hill) 소재 저택. 그는 이어 주변 주택들을 사들여 지금의 ‘르 마누아’(Le Monoir)라는 대저택을 만들었다.

 

주변 주택들 사들이면서 ‘그들만의 주거 왕국’ 만들어

신흥 ‘억만장자’ 속속 등장, ‘거대 저택’으로 사생활 침해 사전 ‘차단’

 

최상위 부유층들의 저택은 단순히 주거라는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 경향이라는 분석이다. 기존의 주거지에 이웃 주택을 매입하면서 저택 규모를 늘려 나가고 있다. 오늘날 이들 부유층이 소유하는 저택들은 대개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은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의 ‘글로벌 부자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를 인용해 “지난해 7월까지 12개월 사이 시드니의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이들이 30% 증가한 가운데, 이 같은 ‘슈퍼 리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 억만장자들에게 있어 거대 저택을 유지하는 비용은 개인적인 욕구보다 덜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급 저택 거래를 다루고 있는 ‘Christie’s International’ 부동산 거래 담당인 켄 제이콥(Ken Jacob)씨는 “저택을 보유한 이들에게 있어서는 빼어난 전망이나 주거지 내에 테니스 코트 등을 만드는 등 나름대로의 매력적 요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 사생활과 보안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최상위 억만장자들의 저택이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진 것은 분명 아니다. 카지노 재벌인 패커 가문(Packer family) 소유의 시드니 동부 벨뷰힐(Bellevue Hill) 소재 1.2헥타르에 달하는 저택 ‘케언튼’(Cairnton)은 애초 1935년 말 프랭크 패커 경(Sir Frank Packer)이 당시 7천500파운드로 처음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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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James Packer)가 에리카(Erica)와 결혼하면서 신혼집으로 마련한 버클루즈(Vaucluse) 소재 저택 ‘라 메르’(La Mer). 이 저택 또한 처음 1천800만 달러에 구입한 뒤 주변 주택들을 흡수해 거대한 규모가 됐다.

 

프랭크 경은 이후 1960년대 다섯 차례에 걸쳐 주변의 주택을 구입했으며 그의 아들인 케리 패커(Kerry Packer)가 1980년대 및 90년대 말 84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캄발라 로드(Kambala Road) 상의 주택 4채를 추가로 매입해 현재와 같은 거대 저택이 됐다.

‘뉴스코프’(News Corp) 및 ‘21세기 폭스’(21st Century Fox) 사 최고경영자인 미디어 가문의 후손 라클란 머독(Lachlan Murdoch)과 아내 사라(Sarah) 또한 지난 2009년 전 프랑스무역위원의 부동산 ‘르 마누아’(Le Manoir)를 2천300만 달러에 구매하면서 비슷한 길을 따랐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본래 4,097스퀘어미터였던 머독의 저택은 2010년 기업변호사 앤드류 불록(Andrew Bullock)의 ‘Lamb St Nominees’에 위탁해 이웃 주택을 263만 달러에 구매해 확장했다.

이어 머독은 사생활 보호가 안 되는 루프탑 테라스(rooftop terrace)를 헐어버렸고 440만 달러를 들여 588스퀘어미터 부지의 이웃 주택 하나를 추가로 구매했다.

제임스 패커(James Packer)가 소유했던 버클루즈(Vaucluse) 소재 저택 ‘라 메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임스 패커가 지난 2009년, 지금은 이혼한 부인 에리카(Erica)와 결혼하면서 1천800만 달러를 들여 구입, 신혼 때부터 거주하면서 앞에 있던 또 다른 저택을 1천250만 달러에 구입해 확장한 것이다. 이 저택은 제임스 패커가 에리카와 이혼한 이후 매물로 나왔으며 지난 2015년 중국계 억만장자 차우 착 윙(Chau Chak Wing)에게 7천만 달러에 매각됐다.

지난 2세기에 걸쳐 호주의 미디어 거물들이 부를 지배해온 가운데 오늘날에는 기술기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억만장자들이 저택의 주요 구매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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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의 대표적 대저택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디어 재벌 페어팩스(Fairfax) 가문 소유였던 ‘일레인’(Elaine). 애초 한 부동산 개발업자가 매입하여 여러 채의 주택으로 재개발할 계획이었으나 페어팩스 가문이 기존 저택의 유지를 원했으며, 이에 따라 프트웨어 기업으로 신흥 부자 대열에 합류한 젊은 IT 사업가 스콧 파하큐((Scott Farquhar. ‘Atlassian’ 공동창업자)와 그의 아내이자 투자은행가인 킴 잭슨(Kim Jackson)이 매입했다. 2016년 당시 매매가는 7천100만 달러였다.

 

호주의 또 다른 미디어 재벌인 페어팩스 가문(Fairfax family)의 오래된 저택으로, 최상위 부유층이 대거 거주하는 포인트 파이퍼(Point Piper) 소재 ‘일레인’(Elaine)은 지난 2016년 젊은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 공동창업자 중 하나인 스콧 파하큐(Scott Farquhar)와 그의 아내이자 투자은행가인 킴 잭슨(Kim Jackson)에게 매매됐다. 당시 파하큐 부부가 이 저택을 구매하면서 지불한 비용은 7천100만 달러였다. 애초 이 저택을 구매하고자 했던 이는 한 부동산 개발업자였으나 페어팩스 가문은 자신들이 오랜 시간 보유했던 ‘일레인’이 여러 채의 주택으로 재개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200만 달러 낮은 비용으로 파하큐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레인은 총 7천 스퀘어미터에 이르는 면적이며 6개의 주거용 부지로 분할하여 부동산을 개발할 수 있도록 승인이 된 바 있다.

또 다른 IT기반의 신생기업으로, 짧은 시간에 거대한 부를 움켜쥔 ‘메뉴로그’(Menulog) 공동창업자 중 하나인 레온 카메네프(Leon Kamenev)도 2년 전, 7천900만 달러를 들여 버클루즈(Vaucluse) 소재 쿨롱 로드(Coolong Road) 상의 4개 주택을 사들였으며 새로이 1천만 달러를 들여 정원으로 둘러싸인 주거지를 건축하려는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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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스 베이(Watsons Bay) 해안가에 자리한 쇼핑몰 재벌(Westfield Shopping Centre) 스티븐 로위(Steven Lowy)의 저택. 그 또한 애초 주택에 주변 주택들을 흡수해 지금과 같은 대규모 저택을 완성했다.

 

‘웨스트필드 쇼핑센터’(Westfield Shopping Centre) 소유주인 스티븐 로위(Steven Lowy)가 지난 1991년 250만 달러를 주고 매입한 왓슨스 베이(Watsons Bay)의 해변 앞 주택도 주변의 주거지들을 매입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 주택을 구입한 이후 그는 총 2천570만 달러를 들여 5채의 주변 주택을 더 구매했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에도 바로 옆 주택을 1천420만 달러에 매입했다.

‘Christie’s International’의 제이콥씨는 “대저택 주변의 주택은 고급 주거지 거래를 전담하는 에이전트들에게 있어 우선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저택의 가치가 클수록 주변 주택 또한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현 호주 총리인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과 부인 루시(Lucy)의 포인트 파이퍼 소재 맨션은 1994년 542만5천 달러를 들여 구입한 것이었다. 턴불 총리 역시 주변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그들만의 주거 공간을 확대했다.

벨뷰힐의 오랜 주택인 ‘로나’(Rona)는 지난 1949년 전체 부지를 분할해 매각한 바 있는데, 시드니 기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존 샤퍼(John Schaeffer)는 지난 1990년, 960만 달러를 들여 그 일부를 구매했다. 2년 후 그는 123만 달러에 집 앞의 테니스코트를 사들였으며 3년 뒤인 1995년에는 애초 ‘로나’ 저택에 있던 마굿간 자리를 27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현재 5,700스퀘어미터에 이르는 대저택을 완성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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