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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사진작가 로렌 크룩(Lauren Crooke)씨가 기획한 신체 긍정주의(body positivity)와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들이 알몸 상태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 : Andrea Sommer(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했음)

 

신체 긍정주의-여성 역량 강화 프로젝트 일환, 참여 여성들, “해방감 느낀다”

 

지난 달 29일(화) 오후, 서부호주 주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 도심의 행인들은 30명의 알몸 상태 여성들이 분주한 교차로 근처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발길을 멈추었다.

퍼스 CBD 주요 도로 중 하나인 세인트 조지 테라스(St Georges Terrace)에 집결한 이들의 모습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열광했고, 또한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 것이다.

곧이어, 이 여성들은 사진작가 로렌 크룩(Lauren Crooke)씨의 신체 긍정주의(body positivity. 이상적인 몸매를 좇지 말고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사고)와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한 예술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임이 곧 밝혀졌다.

크룩씨는 이날 ABC 방송 라디오 퍼스(Radio Perth)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누드 런(nude run)에 대해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창조하려는 시도임과 동시에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었다”면서 “우리는 서부호주 지역에서 단체 누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표는 ‘sexualisation’에 대한

관점 바꾸는 것”

 

크룩씨는 이어 도심에서의 촬영이 이번 기획을 다른 차원으로 이어지게 했다고 말했다. 애초 그녀는 서부호주의 여러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각 단체 구내에서의 촬영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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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단체의 협조를 얻어 구내에서 촬영하기로 했으나 단체들의 비협조로 인해 길거리로 나섰다는 게 크룩씨의 설명이다. 사진 : Andrea Sommer(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했음)

   

“그들의 인식이 답답하기만 했다”는 그녀는 이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길거리로 가져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룩씨는 “우리는 이 여성들의 95%가 어느 시점에서 성폭력, 캣콜링(catcalling. 성적 희롱의 하나로 남성이 불특정 여성을 향해 던지는 추파), 그루핑(groping. 몸을 더듬는 행위)를 당한 적이 있고, 또한 가까운 사이라도 허락을 요청받은 적이 없기에 우리(여성)가 입장을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일종의 저항(kind of a stand)이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냥, 하기로’(let's just do it) 했다”는 그녀는 “이는 정말 마법 같았고, 우리는 최고의 시간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크룩씨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의 섹슈얼라이제이션(sexualisation. 성애화를 뜻하는 말로 성적 본능에 의한 애정의 대상이 되거나 또는 그렇게 만드는 것을 말함)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보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크룩씨는 라디오 청취자들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여러분은 거울을 볼 때 지배적 방식인 남성의 시선을 통해 보는가? 아니면 여성의 시선을 통해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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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갑작스런 도심 한복판에서 수십 명의 여성들이 'nude run'을 하는 풍경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은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기반의 미디어 'The Bell Tower Times'가 자사 트위터에 소개한 크룩씨의 프로젝트. 사진 : Twitter / The Bell Tower Times

   

누드 커뮤니티,

“촬영 통해 해방감 느낀다”

 

크룩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누드 촬영 참여 여성을 찾기 시작하면서 한 차례 이벤트에 40명에서 50명의 여성이 신청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누드 촬영을 하면서 해방감을 느낀다는 반응임을 전했다.

물론 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촬영에 임하겠다고 신청하지만 새로 참여하는 이들 중 약 절반 가까운 여성은 ‘알몸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에 자연스럽게 겁을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고 촬영을 마치면 마치 새로 태어난 기분을 느낀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촬영에 임한 여성들 대부분은 여러 유형의 성 관련 피해를 경험한 이들이다. 크룩씨는 “이번 프로젝트가 각각의 여성에게 얼마나 치료적인지는 단정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여러분이 그것을 직접 보기 전까지 이들의 기분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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